2025년 11월 6일 목요일 을사년 병술월 기묘일 음력 9월 17일
난 여행을 즐기지 않는다. 여행을 앞두고 있을 때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게 썩 유쾌하지 않다. 불안과 설렘은 한 끗 차이라고 하던데 내가 가진 감각은 왜 설렘으로 해석되지 않는 걸까. 속이 안 좋은 느낌이다. 여행이든 출장이든 간에 말이다. 버스를 타고 멀리 이동할 생각만으로도 갑갑해진다.
여행을 좋아해 본 적 없다. 멀리 이동하더라도 그건 내가 만나고자 하는 이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지 여행을 하고 싶진 않았다. 선택할 수만 있다면 지하철로 갈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고 싶지 않다. 물론 그건 늘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살다 보면 어딘가 멀리멀리 이동해야 할 때가 있다.
그렇게 이동하는 데는 정신력이라고 해야 할지, 어떤 에너지가 소비된다. 그것이 충분히 회복되기 전에 어딘가 멀리 이동해야 한다면 상당히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이다. 그렇다고 쿨타임이 다 차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이 감각은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갱갱할 일인가. 그래도 하루 종일 갱갱하다가 출발하는 것보다는 아침 일찍 갱갱하고 마는 게 나은 것 같다가도, 그렇다고 또 전 날 갱갱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 어디라도 좋으니 어딘가에 정착하고 나면 멀리 떠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어딘가 놀러 가더라도 당일치기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나의 심장 박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