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답답한 공기

2025년 11월 12일 수요일 을사년 정해월 을유일 음력 9월 23일

by 단휘

날씨가 갱갱하다. 아침엔 춥고 지하철을 답답하고 걷다 보면 선선하다가 사무실은 쌀쌀하다. 냉방이든 난방이든 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그런 건 늘 "가장 강하게"를 기준으로 되는 것 같다. 여름엔 "추우면 껴입으면 되지, 더운 사람에게 맞춰 세게 트는 게 맞지 않냐" 해놓고 겨울엔 "여러 겹 입고 나와서 벗으면 되지, 추운 사람에게 맞춰 세게 트는 게 맞지 않냐" 한다.


더운 것도 더운 건데 공기가 너무 답답하다. 숨 쉬기 힘든 공기다. 환기가 안 되는 방에 사느라 탁한 공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긴 그 이상이다. 하품이 나오고 눈물이 나온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반응하지 않는 것 같은데, 수년간의 사회생활로 이런 환경에 익숙해진 걸까, 아니면 내가 유독 이런 거에 민감한 걸까.


하여간 난 이런 환경에서 십 분은 더 견뎌야 한다. 살아남을 수 있겠지. 그래도 오늘은 불쾌한 화장품 냄새가 숨이 막히게 하지 않는다. 그것까지 겹치면 정말 힘들다. 남성들이 즐겨 쓰는 향이라고 이름을 들었는데 까먹었다. 워낙 사람들이 많이 쓰는 향이라 이름을 안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아무튼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역시 이 계절은 좋을 게 없다. 이 계절의 좋은 점이 방어 말고 뭐가 있지? 방어의 계절일 뿐, 나머지는 갱갱하다. 낮이 짧아 어두컴컴하고... 추워서 절전모드로 진입할 것 같다. 그렇다고 겨울잠을 잘 수는 없는 노릇이니... 갱갱하리만치 갱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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