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 온도 동기화

2025년 11월 26일 수요일 을사년 정해월 기해일 음력 10월 7일

by 단휘

벌써 패딩을 입냐는 말을 들은 지 몇 주가 지났다. 그땐 추웠는데 지금은 답답하다. 아무래도 지하철에서 히터를 틀기 시작한 게 큰 것 같다. 지하철에 타자 마자 가방과 패딩을 내려놓게 된다. 그런데 지하철 같은 곳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나 집에서도 얼마 전보다 덜 춥다. 온도에 적응한 걸까.


어제는 저녁에 일자리사업 사무실 밖으로 나가며 다들 춥다고 하는데 나는 그리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약간 쌀쌀하긴 한데 그렇게 춥다고 할 정도인가. 나에겐 시원함과 쌀쌀함 사이의 무언가로 느껴졌다. 몇 주 전에 패딩 입고 다니면서 추위를 많이 탄다고 주장했는데 말이다.


생각해 보면 온도 동기화 과정을 거친 것 같긴 하다. 겨울이 되어갈 때 컨디션이 심하게 안 좋았다가 회복되고 나면 그 겨울은 그리 춥지 않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별 이상 없이 흘러가면 많이 추워하고 말이다. 무슨 원리지. 반팔 티셔츠에 체육복 집업만 대충 걸치고 운동장에 나가던 어느 겨울의 중학생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이에 대해 분석해 보기에는 데이터가 너무 부족하다.


아직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일 뿐 앞으로 더 추워질 예정이니 온도에 대한 건 좀 더 탐구해 봐야지. 영하의 온도에 대해서도 덜 춥게 느껴지는지 아니면 이 한 자릿수 온도에 적응한 것뿐인지. 세상에는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를 온전히 아는 것은 평생에 걸쳐서도 쉽지 않을 것만 같다. 남을 온전히 아는 건 더 어렵겠지. 하여간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것저것만이라도 잘 탐구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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