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 감각

2025년 12월 15일 월요일 을사년 무자월 무오일 음력 10월 26일

by 단휘

삶이란 늘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내가 원하는 것조차 무엇인지 모르겠다. 여유가 되지 않아 할 수 없다던 것을 막상 할 일이 없는 주말에는 건드리지 않는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해결책은 알고 있지만 영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주말에 고정적인 일정을 잡아버려야 할 것 같다. 지극히 사적인, 하지만 유동적이지 않은.


심장을 조여 오는 감각이 느껴지는 걸 보니 겨울이다. 소화 기관이 꿀렁대는 걸 보니 겨울이다. 정신적 이슈가 신체의 영역까지 아무렇지 않게 침범하고 있는 것을 보니 이건 분명 겨울이다. 여름에 에어컨에 의해 골골되는 일이 많다면 겨울에는 불안과 같은 감정이 나를 옭아매는 게 크다. 속이 불편한데 명확한 원인도 알 수 없다. 그저 불안 증상 비스무리한 게 일상적으로 깔려 있다.


위장이 뒤틀리는 감각은 견딜 만해졌다. 위경련이 심하게 올 땐 몇 개월에 한 번씩 구급차에 실려 가고 가방에는 늘 진경제를 상비약으로 챙겨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을 그럴 정도는 아니다. 쉬고 싶을 때 쉰다면 문제 되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쉬고 싶다고 쉴 수 있는 사회던가. 그건 잘 모르겠다. 모쪼록 아프지 않길 바라는 수밖에.


지금 상태도 많이 오락가락하다. 속이 괜찮았다가 꿀렁거렸다가 반복된다. 최근 들어 유독 그러는 게 겨울이다 싶다.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 환경을 갈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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