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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휘 Nov 01. 2024

#58 늦잠

2024년 11월 1일 금요일 갑진년 갑술월 기사일 음력 10월 1일

어제는 늘 그래왔듯이 짤막한 글 하나 끄적이며 하루를 시작하고자 하였으나 늦잠을 잔 관계로 그러지 못했다. 일정이 없는 날이라면 그렇게 늦게 일어난 대로 느지막이 하루를 시작하는 글을 쓸 수 있었겠지만, 9시까지 일경험 출근을 해야 했기에 그런 하루를 시작할 여유는 없었다. 어찌저찌 늦지 않게 출근하긴 했지만 그 특유의 피곤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더라.


결국 일경험 프로그램 퇴근 후, 나의 사적인 하루를 시작하는 시점에 무언가 중얼거리는 시간을 가져볼까 했지만 그 또한 하지 못했다.  평소라면 보드게임 글룸헤이븐의 팬메이드 확장판인 트레일 오브 애쉬의 번역 작업을 하고 있을 시간이다. 크림슨 스케일 초벌 번역을 마치고 검수 넘긴 후 트레일 오브 애쉬 번역 작업을 시작한 지 조금 되었으나, 그 시기에 일경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이전보다 진도가 많이 느려졌다. 번역 프로젝트야 어찌 되었건, 왜 글을 쓰지 못했냐. 이유는 간단하다. 무언가 하기에 센터 바닥은 너무 따끈따끈해서 잠이 잘 온다.


늦잠을 잔 원인이 뭐냐고 한다면 알코올 핑계를 대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모임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된 이후 모인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모임이었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네 명의 조합도 낯설지만 꽤나 나쁘지 않은 조합이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일정이 안 되는 건 아닌데 그냥 가고 싶지 않아서 불참한 모임이 꽤 많았다. 당시 난 그러한 사적 모임을 즐길 정도로 회복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늘 연락해 주고 모임 참여를 권해주는 이들이 두세 명 있던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려나. 요즘은 그런 만남을 즐기는 편이다.


하여간 그렇게 또 하루 빼먹었다. 60번째 글을 쓸 때 만세력 날짜의 일주가 한 바퀴를 돌 것이라 생각했지만 58번째라는 애매한 숫자에 한 바퀴를 돌게 되었다. 사실 언제 한 바퀴를 도는지는 큰 의미 없지만 말이다. 언제 어떤 주제로 글을 썼는지와 함께 그날에 대한 한 줄짜리 짧은 하루 요약을 노션에 적어놓고 있는데, 언젠가 그걸 보며 명리학적인 통계를 내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뿐이다. 그것들은 나만 볼 것이기에 이것저것 날 것 그대로의 정보가 담겨 있다. 주변 사람들 이름도 자주 언급되고 말이다.


웬만하면 늘 쓰던 시간대에 쓰도록 해야지. 늦잠 자고 한참 늦은 시간대에 쓰거나 완전히 제껴 버리지 말고 말이다. 그렇게 하루하루의 이야기를 쌓아가다 보면 그것이 어떤 의미로 남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건 매일 아침 하루 루틴으로서 짧은 글을 끄적이는 시간을 갖는 건 나쁘지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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