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45시간 비행

브라질 여행기 7

by 단이

5월의 브라질은 가을이고, 날씨는 선선하니 적당히 좋았습니다.

관광이 아닌 업무를 위해 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냈지만

시내를 둘러볼 기회도 몇 번 있긴 했습니다.

시내는 포르투갈이나 스페인의 도시를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일정이 재미있었지만 시차가 12시간이나 나서 밤에도 졸리고 낮에도 졸렸습니다.

그렇게 비몽사몽 비현실적인 일주일을 보내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비행시간은 갈 때 보다 더 깁니다.

새벽 5시 비행기라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새벽 1시에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합니다.

조금 이른 시간에 공항에 도착해 탑승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오릅니다.

포르투알레그리에서 2시간 비행을 해 상파울루로,

상파울루에서 2시간 기다렸다 다시 10시간을 비행해 멕시코시티로 갑니다.

멕시코시티에서는 5시간을 기다렸다가 인천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는 중간에 몬테레이라는 곳에서 2시간 동안 레이오버를 했습니다.

그 때문에 거의 20시간 가까이 비행기에 앉아 기다려야 했는데

제 옆에 앉은 아저씨가 덩치가 커서 더 힘듭니다.

어쩌다 받은 자리가 창가 쪽이라 나가기도 불편합니다.

그래서 옆에 앉은 사람들이 일어날 때마다 저도 일어납니다.


돌아가는 비행기는 긴 시간만 제외하면 아주 순조로웠습니다.

비행기를 놓치지도 않았고, 연착되지도 않았고,

또한 일행이 3명이나 있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재미있게 왔습니다.

그래도 총 여행시간을 계산해 보니 45시간 정도 됩니다.

한국에 도착하니 나의 일요일이 사라졌습니다.

브라질에서 토요일 새벽 1시에 출발했는데 한국에 도착하니 월요일 아침 6시가 되어 있습니다.


브라질은 한 번쯤 가볼 만합니다.

너무 멀어 언제 다시 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여행이 저에게는 평생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런 즐겁고도 아쉬운 마음을 이곳에 가볍게 스케치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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