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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겸 Jun 09. 2016

Day 5

야간 라이딩

오늘 탄 거리: 78km (Palm Springs ~ 29 Palms)

총 이동 거리: 336km


*휴대폰이 안 터지는 지역에 계속 있어서 그 동안 포스팅이 밀렸습니다.


전날 사막에서 911을 부른 뒤 충격받아 앞으로 몇 백 키로미터 동안 이어질 모하비 사막에 대한 대책의 필요성을 느꼈다. 좀 더 시원한 시애틀로 가서 횡단을 다시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여기까지 온 게 아까웠다. 그리고 할 수 있는데 까지 부딪혀 보고 싶었다.


마침 숙소 건너편에 자전거 샵이 있길래 들려서 가장 밝은 전조등과 후미등을 구매했다. 낮에는 45도까지 올라가니 좀 더 시원한 밤에 달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5시까지 스타벅스에서 기다렸다.


미친 날씨
여긴 더 미쳤다(내 목적지)
스타벅스에서 대기중

5시에 나왔는데도 35도 정도 됐다. 그래도 그정도면 여기선 시원한 편이다. 그렇게 천천히 Palm Springs로 빠져나가는데, 점점 역풍이 세게 불기 시작했다. 도시를 완전히 벗어나니 어마어마한 광경이 펼쳐졌다.


오늘도 역시 직진...
그리고 내 눈앞에 등장한 풍차밭...

내 평생 그렇게 많은 풍차는 처음본 것 같다. 협곡을 따라 수천개의 바람개비가 돌고 있었다. 그정도로 여기는 바람이 항상 세게 부는 곳인가 보다. 결국 30km를 가는데 세 시간이 걸렸다.


바람이 잠잠해질쯤 오르막이 시작했다(진짜 날 죽이려고 작정했나…). 별로 안 길 줄 알았는데 오르고 보니 몇 십 km짜리였다.


미친 경사
첫 번째 정상
두번째 정상에 도착하니 완전 밤이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덕분에 한 시간 동안 페달 한 번 안 밟고 29 Palms에 있는 카우치서핑 호스트의 집에 도착 할 수 있었다. David라는 아저씨가 집 주인이었는데 공군 출신이라고 한다. Ketu라는 아저씨도 손님으로 묵고 있어서 셋이 이런 저런 이야기(주로 어제 죽을뻔한 이야기)를 하다가 잠들었다. 에어컨 나오는 집에 잘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


이런 내리막을 한 시간 동안 달렸다
David(좌)와 Ketu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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