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겸 Jun 22. 2016

Day 16

또 다시 사막...

오늘 탄 거리: 98km (Grand Canyon Village ~ Cameron)
총 이동 거리: 1136km

그랜드 캐년에서 하루를 더 묵을지 아니면 내려갈지 아침부터 고민했다. 떠나자니 아쉽고 또 계속 있자니 시간이 촉박해질 것 같고. 그래서 일단 1차 목적지인 40km 지점에 있는 Desert View로 출발. 그랜드 캐년의 주요 뷰포인트 중 하나다.

가는 길에 다른 자전거 타는 사람도 만나고, 미국횡단을 하고 싶어하는 14살짜리 꼬마도 만났다. 이곳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이 더더욱 없어서인지 쉬고 있으면 사람들이 엄청 말 건다.(가끔은 피곤할 때도) 어쨌튼 여유롭게 Desert View에 도착.

미국 자전거 횡단이 꿈이라던 Sayer(우)
푸에블로 원주민들의 유적들을 모아 놓은 박물관도 가는 길에 들렸다
산불을 방지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태운 숲
Grand View Point

뷰를 보니 더 있고 싶었다. 마침 캠핑장도 있었다. 그런데 한 직원 아저씨가 내 자전거를 보더니 며칠 뒤면 제일 더운 시기가 온다고 빨리 떠날 것을 권유했다. 더위라는 말에 바로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더위 때문에 얼마나 개고생 했는가. 그래서 4시까지 구경하면서 좀 쉬다가 바로 근처 마을 Cameron에 가기로 했다.

Desert View Pont
그늘에서 쉬는 중

Cameron으로 가는 길은 다 내리막 길. 무려 1000미터의 고도를 내려간다.내려가는 만큼 날씨도 더워지기에 어느덧 다시 풍경이 사막으로 변했다. 그래도 모하비보다는 더 아름다운 경치다…

그랜드 캐년에서 나오는 중
나무가 사라지더니
완전히 사막이 되었다
그래도 옆에 경치는 끝내준다(그랜드 캐년이 아니라 사막에서 찍은거)
여기부터 아리조나 국경까지 Navajo 원주민 자치구. 자기네 국기도 따로 있다.

사실 엄청 막막하다. 다 끝난 줄 알았던 사막이 다시 나타나다니. 딱 3~4일만 참으면 그래도 좀 사람 살만한 날씨인 콜로라도에 도착할 수 있으니 조금만 참자고 혼자 위로를 했다.

Cameron에서 RV 파크(캠핑카를 세워둘 수 있는 캠핑장)를 보고 달려왔는데 가보니 텐트용 자리는 없다고 한다. 대신 근처 주유소 뒷편에 텐트를 쳐도 좋다고 나에게 말했다. 나보고 죽으란 건가… 주유소랑 모텔 하나 있는 마을이기에 딱히 다른 선택지는 없어 알려준 자리로 갔다. 좀 밝은게 흠이지만 이정도면 나쁘지 않은 노숙자리. 샤워를 못해서 찝찝하지만 이틀 간 그랜드 캐년에서 호강했으니 오늘은 이정도에 만족해야겠다.


모텔에서 팔던 원주민 공예품
주유소 뒷편에서 노숙


매거진의 이전글 Day 1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