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만 한 하루
오늘 탄 거리: 84km (Cortez ~ Pagosa Springs)
총 이동 거리: 1656km
Ryan이 출근할 때쯤 같이 집에서 나왔다. 본래는 Durango 시내를 관광하면서 하루를 보낼 생각이었으나 내일 비가 온다는 소식에 오늘은 무조건 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다음 목적지는 Pagosa Springs. 온천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생각만해도 즐겁다.
지겹도록 주유소에서 핫도그와 부리또로 연명했기에 이제는 좀 제대로 먹자고 해서 시작하기 전 근처 카페에서 아침을 먹었다. 사실 여기서도 부리또를 먹었지만(부리또를 원래 엄청 좋아한다) 그래도 오랜만에 아침을 제대로 먹어서 행복하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 역시 로키 산맥을 자전거로 넘는다는 게 쉽지 않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1000미터 이상의 고도 상승이 있다. 마을들도 기본이 해발 2000미터에 위치해 있다. 시작하자마자 오르막 길이 계속 이어져 피곤했지만 어찌어찌 해서 인근 마을인 Bayfield에 도착.
여기서 점심을 먹는데 자전거에 짐을 잔뜩 실은 아저씨가 다가왔다. 이야기 해보니 나랑 경로가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Michael은 샌디에고에서 워싱턴 DC까지 가는 루트다. 오늘도 마침 Pagosa Springs에서 잔단다. 반가워서 서로 번호를 교환하고 나중에 다시 마주치자 하고 먼저 떠났다.
계속되는 오르막길. 고산병때문에 머리가 텅 빈 느낌이 든다. 한 두 시간 정도 힘들게 오르면 십분 정도 기분 좋게 내려간다. 이러면 안 되는데 계속 쉬게 된다.
그렇게 십분에 한 번씩 사진을 찍고 브라우니를 먹으면서 산을 몇 개 넘으니 드디어 Pagosa Springs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진을 핑계로 너무 많이 쉬는 것 같다)
오늘은 온천에 가기에 너무 늦었다고 판단해 밥이라도 제대로 먹자해서 장을 보러갔다. 요즘 코펠로 요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거기다가 고기값도 싸다. 오늘은 스테이크랑 샐러드, 그리고 라면(무려 신라면)을 샀다.
그리고 캠핑장에 도착. 계곡에 있는 곳인데 너무 마음에 든다. 일단 오늘만 쓰겠다고 말했지만 아마 내일도 여기에서 쉴 것 같다. 어차피 비 올테니 온천에 몸이라도 담그고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