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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겸 Jul 06. 2016

Day 31

덴버 탈출(도전)


오늘 탄 거리: 21km (Boulder ~ Superior)

총 이동 거리: 2245km


오늘은 덴버 동쪽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이제 여기서 3일째니 아쉽지만 떠날 때가 됐다. 다음 목적지는 캔사스 시티. 오늘부터 주구 장창 밭만 볼 예정이다.

도시를 떠난다는 생각을 하니 발이 떼이질 않는다.  어제 Alex가 Boulder을 떠나기 전에 Pearl Street Mall을 들리라고 권해서 덴버로 향하기 전에 한 번 가봤다.


제일 인기 있던 봉 묘기.
미국판 통아저씨.
구경하는데 질질 끌기만 해서 그냥 기다리다가 갔다.


이곳은 길거리 예술가들의 성지 같은 곳이라고 한다. 세계 각지에서 온 길거리 예술가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 하도 이곳에서 공연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 타임 테이블을 정할 정도.

그렇게 구경하다 보니 한시가 넘었다. 밥이라도 먹고 출발 해야겠다 싶어 버거킹에 들렸다. 밥을 먹다 보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 더 떠나기 싫어진다.

폭우중.


비는 다행히 금방 그쳤지만 이젠 자전거가 말썽. 또 스포크가 부러졌다.

혈압 상승 중.

고치고 나니 이미 네 시. 덴버 동쪽으로 가려다가 덴버 한 가운데서 노숙할 판이다. 그래서 그냥 하루 더 근처에서 묵기로. Warmshowers.com에서 근처 호스트 몇 명을 연락했다.

그 중 유일하게 답변해준 John. 지금 오라고 한다. 살았다 싶어 바로 갔다. 거리도 10km 밖에 안 됐다.

Bye Boulder.
덴버로 가는 길.


가보니 집이 5성급 호텔 수준. 알고보니 John은 변호사라고 한다. 자기가 사이클 팀을 후원하기도 했다고 한다. 신기한 점은 아내가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이 사진을 보여주니 친구들한테 초호화 여행 한다고 욕 먹었다.
John은 요리도 잘 한다...


밥을 먹고 나니 John의 아내인 Patricia와 그녀의 동생(Michelle), 아버지(Yoon 할아버지) 왔다. 남매는 한국말을 못했지만 Yoon 할아버지께서는 아직 한국말을 기억하시는 듯 했다.

좌에서 우로 John, 아들 George, Yoon 할아버지, Michelle, Patricia (이름 외우기 힘들다...)


Yoon 할아버지는 1955년에 오레곤 Eugene으로 유학을 오셨다가 정착했다고 하신다. 왜 하필 그 많고 많은 곳 중에 그런 곳을 가셨는지는 의문이지만 그 사이 한국을 딱 두 번만 가셨다고 한다. 그래도 조국이 그리우셨는지 내가 한국말로 말을 건네니 무척이나 반가워 하시면서 본인이 살던 안암동은 잘 있냐고 물으셨다.

한국 사람은 커녕 동양인 한 명 구경하기 힘든 동네에서 마침 내가 묵는 집에 한국계 미국인이 살고 있다니 참 신기하다. (지금 자다 일어나서 생각 난 건데 김치를 달라고 부탁 할걸...)

동네 아이스크림 집 Sweet Cow에 다 같이 먹으러 갔다.
Rocky Road & Cookie Dough. 너무 맛있다ㅠㅠ


내일은 진짜로 덴버를 떠야 하는데 자기 직전 John이 솔깃한 제안을 했다. 꼭 가보고 싶었지만 짐을 잃는 바람에 못 갔던 Mt. Evans의 입구까지 아침에 차로 데려다 주겠다는 것. 그러면 내 목표지인 Byers까지 200km를 달려야하지만 전부다 내리막일테니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일단 알았다고 하고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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