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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겸 Jul 13. 2016

Day 36

Anger Management

오늘 탄 거리: 114km (St. Francis ~ Oberlin)

총 이동 거리: 2825km


현재 목표는 캔사스 시티에 7.10까지 가서 시애틀과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보는 것. 이대호 구경하러 가려고 한다.

Harvest Season.

일부러 서풍이 불기 시작한다고 예보된 시간에 출발할 수 있게 준비를 마쳤는데 동풍이 불고 있었다. 조만간 방향이 바뀌겠지 하고 출발했다.


가는 길에 캔사스에서 처음으로 자전거 타는 사람을 만났다. Jay라는 아저씨였는데 플로리다에서 몬타나까지 간다고 한다. 캔사스에서 차도 보기 드문데 자전거 타는 사람을 만나니 서로 신나서 길바닥에서 거의 30분 동안 수다를 떨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해맑았다.


알고보니 아저씨는 굉장히 극단적인 친환경주의자. IS보다 차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더 테러리스트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공감은 못하겠지만 나름 흥미로웠다.

서로에게 건투를 빌고 갈길을 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저씨에게 편서풍 때문에 조만간 풍향이 바뀔테니 빨리 갈라고 말해주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를 않았다...

역풍에다가 언덕도 나온다.(언덕이 생각보다 많다)


한 세네 시간 가니까 너무 바람 맞는 거에 지쳐서 휴식을 취하기로. 작은 시골 마을(다 작지만)인 Atwood에 도착했다.


힘겹게 도착한 Atwood.
매우 솔직한 이름이 마음에 든다.
Deep words.


부리또(...)를 먹고 바깥에서 어떤 사람과 여행 얘기를 하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기자라고 자기 자신을 소개하면서 다가왔다.

지역 주간지 기자인데 나를 인터뷰하고 싶다는 것. 태어나서 신문에 실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나이기에 벼룩시장보다도 독자가 적을 이 지역지의 인터뷰에 매우 적극적으로 응해주었다. 집에서 기념으로 걸어놓고 싶어 집 주소로도 한 부 보내달라고 했다.

며칠 뒤 이렇게 이메일로 기사를 미리 보내줬다.

그리고 다시 도로로 복귀. 아직도 동풍이다. 괴롭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오르막보다 역풍이 더 힘빠진다. 특히 바람소리. 하루 종일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미칠 지경이다.




본래는 점심 먹은 곳에서 100km를 더 갈 예정이었지만 도무지 바람을 견딜 수 없어 Oberlin에서 멈췄다. 나중엔 혼자 바람 때문에 화가나 소리지르기 까지(점점 미쳐가는 듯 하다).

Oberlin 도착.

이런 시골 동네 치고는 꽤나 큰 마을이다. 지칠대로 지쳐 인근 모텔로 향했는데, 바로 반대편에 노숙하기 완벽한 공원이 있었다. 일단 수도꼭지가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합격. 고민을 좀 하다가 그냥 노숙하기로. (이렇게 점점 노숙이 더 편해지는 기분이 든다.) 예보를 보니 내일과 내일 모래도 역시나 역풍... 대책이 필요할듯 하다.


이젠 노숙이 더 편할 정도.
Oberlin의 석양.


PS. 캔사스를 지나 보니 생각보다 언덕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북쪽이 좀 더 지형이 불규칙적이라곤 하는데, 자전거라서 완만한 언덕이더라도 전부 다 느껴지기에 더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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