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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겸 Jul 14. 2016

Day 37

바람이 분다

오늘 탄 거리: 110km (Oberlin ~ Phillipsburg)

총 이동 거리: 2935km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나 역풍. 신기하게 이럴 때만 예보가 칼 같이 맞는다. 그래도 아침에는 아직 바람이 살살 불어 탈만하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캔사스 시티 방향으로 출발.

아침 먹다가 발견한 지역지. 도서관에 화장실 짓는 게 1면 헤드라인이다. 덕분에 내가 1면에 나올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다행히 덥진 않다.
이 풍경을 하루 종일 본다.


생각보다 바람이 안 느껴져 탈만 했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하나의 목표를 정했는데 바로 데이빗 보위 앨범을 발매일 순으로 듣는 것이다. 27개의 앨범이 있으니 한 이틀 동안은 이걸로 바쁠 것 같다.

그렇게 한 세 번째 앨범을 듣는 도중 갑자기 펑크가 났다. 룰루랄라 가고 있었는데 이런 사고가 터지면 완전히 힘 빠진다. 애써 빨리 튜브를 갈아 끼우려는데 보니까 못이 두 군데나 박혀있다. 지나가는 트럭이 많다보니 이런게 계속 박히나 보다.

잘 보이진 않겠지만 얇고 가느다란 쇠가 박혀있다. 혈압상승.


손톱으로 뽑으려 했으나 너무 얇은 게 박혀 안 뽑혔다. 고민하다가 손톱깎이로 못 제거 성공. 역시 사람은 길바닥에 놓여야 머리가 잘 돌아간다.

그렇게 도착한 Norton. 여기 치고는 꽤나 큰 마을이다. 데어리 퀸이 있길래 들어가서 점심이랑 아이스크림 폭풍 섭취. 여기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었다.


4시까지 낮잠 자다가 다시 출발. 오후가 되니 바람이 더 강해졌다. 암울하다. 원래는 100km를 더 가려했지만 역풍 때문에 그냥 50km 지점에 있는 Phillipsburg라는 마을에서 자기로 결정.

Phillipsburg 시내. 시골 마을들은 대부분 이렇게 옛 모습 그대로 보존 되어있다.
슈퍼에서 고기 고를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 다음이 요구르트 고를 때.
동네 공원에 캠핑장이 있다.
화장실이 뭔가 감옥 같다...


이로써 10일날 캔사스 시티에서 열리는 이대호 경기는 포기. 그냥 바로 시카고로 향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내일 네브라스카로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역풍이 심하기에 북쪽으로 가는 길이라도 탈 생각이다. 네브라스카 쪽도 동풍이 분다는 예보라는 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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