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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겸 Jul 22. 2016

Day 45

Iowa City


오늘 탄 거리: 148km (Baxter ~ Iowa City)

총 이동 거리: 3916km


다행히 오늘은 기분이 좀 괜찮아졌다. 어제 하도 힘들어서 콜로라도에서 만난 Jeff랑 문자를 하기도. 서로 혼자 자전거 여행하는 게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잘 알기에 가끔씩 문자로 얘기를 나눈다.

흑흑... Jeff 형(삼촌?) 고마워요ㅠㅠ


아침에 빨래를 말리면서 오늘의 루트를 짰다.(미리미리 짜놓으면 좋겠지만 하루 종일 타고 나면 그냥 드러눕게 된다) 오늘은 Iowa City에 가기로. 뭐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동쪽이니 가야겠다.

미리미리 루트좀 짜놔야 하는데 맨날 아침마다 이런다.

역풍이 불지만 괜찮다. 뭔가 도시에 간다니 기분이 좋아졌다. Baxter에서 두 시간 넘게 아무것도 없어서 좀 피곤해질 때쯤 Grinnell에 도착.

위 사진과 다른 곳이다...
Grinnell. 아기자기하고 조용하다.

조그만한 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이라 그런지 음식점은 정말 많았다. 덕분에 미국에서 처음으로(어제 먹은 걸 까먹었다) 중국음식을 먹었다.

감격.
Will do.

바로 옆에 자전거 샵이 있길래 공기를 주입하러 갔는데 직원이 나보고 어디로 가고 있냐고 물었다. 시카고 방향으로 간다고 하자 자기가 Iowa City에 아는 사람이 있다며 그사람이 아마 재워줄 거라고 말했다. 사실 Iowa City 직전에 있는 캠핑장에서 자려했지만 한 20km 더 가서 실내에서 자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번호를 받았다.


다행히 전화를 걸어보니 바로 재워준다고 한다. 아직도 가끔 이렇게 사람들이 호의를 아무런 댓가 없이 배푼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때가 있다. 아마 자전거 여행하는 사람들끼리 갖고 있는 공감대 덕분에 이렇게 씻고 잘 곳을 제공해주는 것 같다. 따뜻한 샤워 하나로 하루의 기분이 좌우될 정도니, 그 샤워의 소중함을 그런 사람들도 아는 것 같다. (나도 한국에 가면 호스팅을 할 생각이다...혼자 살게 되면)

잘곳이 정해졌기에 열심히 달리는 일만 남았다. 역풍이지만 오늘 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진짜 빨리 달려갔다.


이제 대체로 평지 아니면 내리막이다.
어두워진다.


물론 엄청나게 먼 거리이기에 밤에 도착. 문을 두드리니 Larry와 Anne이 나왔다. 맥주를 사가지고 갔는데 술을 안 마신다고 한다. 어쨋튼 씻고 나오니 스테이크랑 샐러드를 먹으라고 줬다. 감동 ㅠㅠ

Iowa City.
엄마가 빈손으로 남 집 찾아가는 거 아니라고 했다.


시카고로 가는 루트를 같이 짜기도 했는데 외곽지역에서 기차를 타고 들어가기로 했다. 그 복잡한 도시지역을 자전거 타고 가다가 스트레스만 쌓일 것 같기에 기차로 그냥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덕분에 하루 정도 미리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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