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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나머지 반조각

by Daniel J

시작이 반이라고 하였으니 이제 마무리로 남은 반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시작이 없다면 마지막도 없을 것이고, 시작만 하고 마무리를 하지 못하면 그것도 아쉬운 일이다. 나는 많은 일들에 대해서 시작은 호기롭고 크게 가졌던 거 같다. 하지만 이런 글을 쓰고자 마음먹었던 적이 벌써 수년 전이었고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군대를 갓 제대하고 나서부터 쓰자고 마음먹었던 것이 얼마 전 같은데 어느덧 졸업을 하고 직장인이 되었고 이제는 예비군 마지막 연차가 되었다. 내용도 많이 달라졌다. 처음 쓸 때는 군생활을 하면서 하는 독서는 어떤 장점이 있는지와 나름 GOP에서 근무하였기에 군생활 팁이나 군복무를 하면서 챙길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썼다. 하지만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은 나의 군생활과 지금 복무하는 군대 환경도 많이 달라졌으며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독서는 언제 해도 상관없이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시간과 생각을 지나 너무 오래전에부터 시작한 게 아닐까 하다가도 그때의 시작이 있었기에 지금의 마지막을 채울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책에 관한 책


이렇게 계속 쓰다 보니 유명한 행동경제학 책인 '생각에 관한 생각'이 떠오른다. 주제 자체가 책이다 보니 지금 이 글들이 마치 '책에 관한 책'을 쓰는 거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름 각 주제에 대해서 왜 이런 주제의 책을 읽었으며 그리고 어떻게 독서를 하였는지 적어보았다. 정말 여러 책과 주제를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주제를 남김없이 골고루 읽는 것은 아니기에 포함되지 않거나 또는 다른 주제만큼 할 이야기가 많지 않아 넘어간 주제도 많다. 내용이 다소 짧았던 과학이나 쓰고 싶었으나 내용이 빈약하여 담지 못한 에세이, 반면 오히려 너무 광범위해서 주제를 잡기 힘들어 과감하게 넘겨버린 정치, 사회과학이 그렇다. 이런 주제를 쓰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지만 글이 써질 때까지 기한 없이 무한정 늘리는 것 또한 좋아 보이지 않아 마무리를 하였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차분하게 써보려고 한다. 아니면 내가 미처 쓰기 전에 다른 사람들이 각자 이유와 어떻게 방법을 찾아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는 글쓰기


독서를 주제로 했으면서 글쓰기로 마지막을 맺은 이유는 이 둘은 최종적으로는 같이 갈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어떻게 보면 독서는 입력이고 글쓰기는 출력이다. 공부를 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입력만 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출력을 하면서 어떤 것을 풀 수 있고 풀지 못하는 것이 무엇이고 확인해나가야 한다. 그 과정은 서로 분리되면 효과가 반감된다. 출력 없는 입력만 있다면 입력에서 끝내기에는 무언가 아쉬우며 반대로 충분한 입력이 없을 때에 출력은 고통스러우며 무의미할 수 있다. 나는 남들보다 방대한 입력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꺼내볼 수 있었다. 군생활을 하면서 책을 170권 넘게 읽으며 1년간 학교 도서관에서 100권을 넘게 대출하여 작은 상도 받아보았으며 지금도 매달 2~3권의 책을 꾸준하게 읽으며 그러한 입력이 쏟아지는 날이 계속될 때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를 글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싹트고 있었고 그 결실을 맺었다. 나의 관심이 가는 곳에 입력을 쏟아붓고 출력으로 결과물을 보는 이러한 과정이 다른 분들도 느꼈으면 한다.


즐거운 독서를 위하여


처음에도 한 이야기지만 그렇기에 마지막에 또 이야기하자면 "무조건 그리고 절대로"는 없다. 이 문장조차도 말이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를 적어보고 왜 읽었으며 어떻게 읽었는지 적었지만 그 목적에 집착하는 것 역시 독이 되어 독서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마치 어떤 것을 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강요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결과를 살펴보면 오히려 그것을 해서 안 좋은 경우를 보게 될 것이다. 독서는 좋다. 운동 역시 좋다. 꾸준한 생활 습관을 가지고 미라클 모닝 하는 것 역시 좋지만. 그 과정에서 나를 잃어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왔으니까. 독서를 그 자체로 즐겼으면 좋겠으며 만약에 고통스럽다면 과감하게 내려놓고 다음으로 넘어갔으면 한다. 그래도 괜찮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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