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붙이면 덜 아플 줄 알았어

경계선 성격장애, 란 이름

by 무연


경계선 성격장애(BPD: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광범위한 대인관계, 자아상, 정서의 불안정성과 현저한 충동성이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나며, 성인 초기에 시작되어 다양한 맥락에서 나타나는 상태로, 다음 중 5개(또는 그 이상)를 만족해야 한다:


1. 실제적 또는 상상 속의 버림에 대한 극단적인 회피 노력

– “나를 버릴 것 같아”라는 불안이 너무 커져, 관계를 끝내기도 하고 집착하기도 함.

2. 이상화와 평가절하가 반복되는 불안정하고 격렬한 대인관계 양상

– 누군가를 ‘전부’로 생각하다가, 금세 ‘완전히 실망’하는 일이 반복됨.

3. 불안정한 자아상 또는 자기 정체감

–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자주 혼란스럽고 자존감이 들쭉날쭉함.

4. 자기에게 해가 되는 충동성 (예: 낭비, 성행동, 약물 남용, 폭식, 무모한 운전 등)

5. 되풀이되는 자살 행동, 몸에 상처를 내는 행동, 위협 또는 제스처

– 자해, 자살 시도 또는 충동이 반복적으로 나타남.

6. 기분의 심한 불안정성 (예: 몇 시간에서 며칠 동안 지속되는 심한 기분 변화)

7. 지속적인 공허감

8. 부적절하고 격렬한 분노 또는 분노 조절의 어려움 (예: 잦은 분노 표출, 반복적인 싸움, 짜증 등)

9. 일시적인 편집적 사고 또는 심한 해리 증상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생)




나는 아주 오랫동안 나의 병명을 알지 못한 채 원인 모를 고통에 갇혀 몸부림치다 지난 2022년 겨울, 다음 중 9개의 증상을 모두 만족시킨 경계선 성격장애로 진단을 받은 환자다.


나는 처음부터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던 건지도 모르겠다. 나의 비적응적인 이 행동에 대한 원인을 알게 된다면, 그 다음부터 모든 것이 수월할 것이라고. 그러나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누가 설계하고 건축한 것인지 아주 단단한 벽돌에 시멘트를 발라 튼튼하게 지어진 이 성격장애라는 집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꾸준한 약물, 치열한 상담이 시작되었다.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겨우 내 행동을 이해하기 시작한 머리가 마음을 훑어도 하루에도 들쭉날쭉한 감정은 조절이 어려웠다. 나 따로, 감정 따로 한 집에 사는 것 같았다. 진단이 붙여지기의 삶과 이후 삶을 바라봤을 때, 크게 변한 것이 없어 보였다. 나는 여전히 아팠다.


내 손 안에 들어오지 않는 감정, 그거 어떻게 먹는 건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누가 내게 메뉴라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날마다 맛도 다르고 독도 있는 이 감정이라는 것 앞에서 나는 종종 체하고 만다. 그래도 계속 살아야 하니까, 계속 씹어보고 삼켜보려고 한다. 이건, 그 씹고 삼킴 속, 생존의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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