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날을 기억해?
내가 엄마의 언어를 이해하기 시작했던 날을.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알았어.
엄마가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아니, 이제까지의 모든 표현이 사실은 사랑이었다는 걸.
나는 내 방식대로 엄마에게 사랑을 외쳤고,
엄마는 엄마대로 나를 사랑하기 위해 애썼어.
그런데 우리는 서로의 언어를 몰랐지.
마치 다른 나라 말을 쓰는 사람들처럼,
상대가 전하는 마음을 온전히 알아듣지 못한 채
상처만 마구잡이로 주고받았어.
꼭 그렇게 아프고 서야 알아야 했을까.
엄마의 무감각, 선택적인 사랑, 나를 잘 몰랐던 수많은 순간….
그 모든 것이 결코 엄마가 원하던 게 아니었다는 걸.
엄마는 당신이 가진 모든 방식으로
하나뿐인 나를 지키고 키우고 싶었던 거였어.
그 마음이 나를 옥죄었을 때도 있었지만,
그게 엄마의 최선이었다는 걸 이제는 알겠어.
우리는 왜 조금 더 일찍 서로의 언어를 배우지 못했을까.
그랬다면 우리의 상처는 덜 깊었을까.
아니면, 깊이가 줄지 않더라도
조금은 다른 모양의 흉터가 되었을까.
그래도 엄마, 나는 이 깊이가
결국 우리를 더 충만하게 만들었다고 믿어.
이제 나는 엄마의 언어를 오해하지 않아.
엄마도 내 언어를 알아듣게 되었잖아.
그러니까, 엄마.
우리 다시 시작하자.
우리는 할 수 있어.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