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정리하는 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류에 남겨왔던 것들도 제법 있고 전자화된 도구를 접하기 시작하고서도 다양한 도구들을 사용하고 바꾸고 하면서 나에게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찾아 지금까지 나름의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아무리 기억이 뛰어나도 최소의 기록보다 정확할 수 없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고 있고 그래서 업무로 인해 주고받게 되는 명함에도 날짜와 장소를 기록하고 있고 그 후로는 참 신기하게도 기록이 없는 명함 대비 명함의 주인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요새는 리멤버라는 앱을 주로 사용하는데 거기에 등록을 할 때로 기록이 포함된 명함을 사진으로 저장한다. 최근 5,000억에 회사를 팔렸다는...
해외여행을 갔을 때에는 엽서를 사 오는 편이다. 어렸을 때는 저걸 왜 살까라고 생각을 했는데 엽서에 굳이 글로 기록을 해 두지 않아도 언젠가 우연히 찾게 되는 엽서에서 그때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기억이 영화의 장면처럼 되살아나곤 한다. 작은 즐거움은 기록으로부터 시작된다.
기록은 물리적 기록은 종이 문서가 있고 전자 문서, 이메일, 웹페이지와 같은 디지털 기록이 있다. 그리고 사진, 영상, 음성 녹음 등의 시청각 기록이 있다. 일부는 디지털 기록으로도 분류될 듯하다. 간단히 나열해도 참으로 종류가 많다. 점점 고화질, 고음질, 고용량으로 발전해 가면서 과거의 것들이지만 기록된 시간만 과거일 뿐 해당 콘텐츠의 물리적 퀄리티는 어느 정도 보장이 된다.
빛이 바래고 사진이나 종이의 끝은 좀 삭아서 그 시절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맛이 부족하겠지만 높은 품질이 보장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과거의 사진을 스캔을 하거나 사진으로 찍어서 보관을 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 중에 예전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 있었듯 최근 중2 딸이 니콘 쿨픽스 카메라를 다시 찾느라 분주한 모습을 봤는데 그 느낌이 좋다고 하니 유행은 품질과 별개인 듯하기도 하다.
글을 쓰는 얘기를 하려고 하다가 서두가 길었다.
습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중 하나가 글쓰기이고 말이 많은 편이 아니기도 해서 생각이 있으면 적어놓기 위해 애쓰는 편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재미가 무엇인지 써 보려 한다.
첫 번째로는 즉흥적이지 않는 수동적인 재미가 있다. 글은 준비할 시간이 있다. 개인적으로 즉흥적인 발표나 연설에 대해 부담을 느끼거나 어디 나가서 말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어려움이 있는 편은 아님에도 말은 입을 떠나고 나면 끝나고 되돌릴 수 없지만 글을 공개 시점을 기준으로 자유롭게 수정이 가능하다. 물론 써 놓은 글을 꼼꼼하게 수정하는 편은 아니지만 말이다.
두 번째는 정리와 결정에 큰 도움을 준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풀기 어려운 실타래를 풀어가는데 주제를 정해서 써 내려가면 자연히 정리가 된다. 생각을 하면서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가 너무 고생을 하게 되는데 생각으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글로 적다 보면 대부분 답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그건 고민거리가 아니라 선택 여부를 묻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경험이 있다. 자리에 앉아서 쓰는 습관과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긴 하다.
세 번째는 선물이 된다. 나 스스로에게는 기록이라는 선물로 시간이 지나도 나에게 기억이라는 선물을 준다. 과거의 기록을 꺼내볼 때마다 그 시절 그렇게 감성과 디테일에 있었나 하는 나 스스로의 글을 보며 감탄하기도 하고 정말 발전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탄식하기도 한다. 모두에 나를 위한 선물이다. 그리고 기념일에 마다 편지에 글을 담아 함께 전달을 하는데 상대에게 큰 선물이 된다. 주로 아내와 딸이 그 대상인데 내가 들이는 수고대비받은 분들의 피드백을 들어보면 담은 마음이 제법 잘 전달되는 듯하다.
글을 보면 그 상대를 간접적으로 느끼곤 한다. 그래서 독서를 단방향의 소통이라는 생각을 다시 해보고 브런치나 블로그의 다양한 글들을 보면서 통찰을 얻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적절한 감정의 배출구의 역할을 해 주기 때문에 솔직한 감정 표현들을 보면서 새삼 연민과 비판사이의 균형을 맞춰보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계속 글을 써 나가고 싶다.
나의 글은 일상의 감정이 들어간 객관적인 시각을 담고 스스로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담고 지루하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고 삶의 작은 발견들을 통한 지혜가 담긴 글이 되길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