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 부드럽고 달콤한 분위기
1. 차링 레스쁘리 뒤 떼 Cha Ling L'esprit du Thé
2. 스트로베리 Strawberry
3. 화이트 자고라 White Zagora
4. 마이 펄 My Pearls
보드라운 복숭아 백차가 떠오르는 향.
첫 분사 시에는 차링의 매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마치 화장품의 잔향처럼 느껴지는 백차의 향이 잠시 코를 스치고 지나간 후에야 여리고 신선한 복숭아의 향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삭아삭한 백도 몇 조각이 눈앞에 보이는 듯한, 은은하게 달콤한 향이 꽤 오랫동안 지속된다.
생 복숭아의 향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복숭아 몇 조각 띄운 백차의 향을 상상했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향.
엘리자베스 아덴의 화이트 티 EDT와 잔향이 꽤 흡사하다. 로션이나 크림을 바른 듯 부드럽고 포근하게 남는 편.
▶ 부향률: 오 드 뚜왈렛(EDT)
▶ 용량: 50ml 100ml
▶ 가격: 50ml 기준 ₩165,000
▶ 참고사항: 국내 편집샵(디렉토, 메종 드 파팡)에서 구매 가능
모던하면서도 젠더뉴트럴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브랜드 멜린앤게츠의 딸기 향.
꼭지를 손질하지 않은 딸기를 한데 넣고 뭉근하게 졸일 때 날 법한 향이다.
딸기 꼭지부터 흰 부분, 씨까지 모두 넣고 설탕과 우유 한 컵을 더해 오랜 시간 졸여낸 딸기잼에서 날 법한 향이다.
다만 잼이라고 해서 찐득하게 달달한 느낌은 전혀 나지 않는다. 담백한 흰 우유 향과 함께 연한 단맛이 조금씩 느껴지는, 연분홍빛 밀크 글라스가 떠오르는 향.
흔히 생각하는 새콤달콤한 딸기 향과는 거리가 있다. 생 과육의 느낌도 아니고, 본격적인 구어망드 계열도 아니다.
코에 거슬리지 않는, 편안하고 달달한 머스크를 찾고 있다면 추천한다.
▶ 부향률: 오 드 퍼퓸(EDP)
▶ 용량: 50ml 100ml
▶ 가격: 50ml 기준 ₩170,000
▶ 참고사항: 동일 향으로 캔들도 구매 가능
더 디퍼런트 컴퍼니(TDC) 레스쁘리 코롱 컬렉션의 화이트 자고라.
화이트 플로럴 계열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부담 없이 뿌릴 수 있을 법한 향이다.
새콤달콤한 복숭아, 무화과가 첫 문을 열면 네롤리와 오렌지 블로썸, 튜베로즈가 상큼하면서도 포근하게 어우러진다.
화이트 플로럴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울렁이지 않고 산뜻하게 다가오는 것이 참 신기한 향.
잔향으로 갈수록 처음의 상큼한 느낌이 베이스 노트의 오스만투스를 만나 말갛게 중화되어, 누군가의 품속에 폭 안기면 날 것 같은 몽글몽글 부드러운 살 냄새로 마무리된다.
조직감이 보이게 짜인 아이보리색 니트에서 나면 참 좋을 듯한, 누구에게나 어렵지 않을 만한 향이다.
▶ 부향률: 오 드 뚜왈렛(EDT)
▶ 용량: 100ml
▶ 가격: €135
▶ 참고사항: 리필 별도 판매
더 머천트 오브 베니스 라 페니체 컬렉션의 베스트셀러인 마이 펄.
달콤하고 포근한 꽃비누 향인데, 플로럴함이 과하지도, 비누의 뽀득함이 두드러지지도 않는 균형 잡힌 느낌이다.
비누에 물을 묻혀 비누칠을 할 때 나는 비누거품 같기도, 목욕물에 꽃 향 입욕제를 풀었을 때 은은하게 나는 향기 같기도 하다.
잔향으로 갈수록 파우더리한 분내가 올라오지만 결코 과하지 않다.
화이트 트위드 셋업을 입은 단정한 사람이 연상된다.
비누 향을 좋아한다면 누구에게나 무난히 추천할 만한 향. 알데하이딕함이 과하지 않아 웨어러블하다.
▶ 부향률: 오 드 퍼퓸(EDP)
▶ 용량: 10ml 50ml 100ml
▶ 가격: 50ml 기준 ₩183,000
▶ 참고사항: 국내 편집샵(쎈스프래그런스)에서 구매 가능, 동일 향으로 핸드크림 및 바디로션 구매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