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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푸에기아1833의 철학

어쩌면 향수 유목민의 정착지가 될 브랜드

by 단맛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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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1. 브랜드 철학

2. 브랜드 정체성

3. 까사 CASA 컬렉션

본 글은 푸에기아1833으로부터 클래스 초청 및 샘플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푸에기아1833은 201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시작되었다.

특히 19세기 제국주의 국가들에 의해 상처입은 남아메리카 원주민 소녀의 이름인 Fueguia Basket에서 브랜드명을 착안한 만큼 주류가 아닌 비주류, 동일성이 아닌 이질성,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에 집중하는 브랜드이다.



FUEGUIA1833


푸에기아1833은 남아메리카의 원주민 커뮤니티에 대한 헌사이며,
남미 땅에서 자라는 아로마 식물들과 약초들의 가디언인 원주민들의 식물보전 활동에 대한 찬사입니다.
- 줄리안 베델(Julian Bedel), 푸에기아1833 설립자


설립자 줄리안 베델(Julian Bedel)은 남아메리카의 자연과 문화에 대한 관심과 경의를 바탕으로 향을 만든다.

그래서 150개 이상의 향수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푸에기아1833의 향들은 남아메리카의 고유한 지역 문화에서 영감을 받거나 그곳에서만 자라는 식물, 약초 등을 원료로 한다.

바로 그러한 점이 푸에기아만의 독창성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이자 그 자체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쾌히 하는 것이다.


사실 니치향수가 점점 니치하지 않게 되는 요즘, 분명히 대중적으로 수용 가능성이 더 높은 향이 있는 상황에서 다른 길을 걷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에 푸에기아 같은 브랜드가 더욱 반갑다.

유럽 중심의 기존 니치향수 시장 트렌드에서 살짝 비켜나고 싶다면, 푸에기아에 방문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1. 수직통합 생산 공정

수직통합 생산 공정이란, 기획부터 원료 개발, 포뮬레이션, 생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브랜드에서 총괄하는 것이다.


FUEGUIA1833


푸에기아1833에서는 각 원료의 특성에 맞게 맞춤 개발된 자체 기계를 사용하여 경작부터 추출,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다.

그래서 대량 생산이 어렵기에, 마치 와인처럼 각 향수병과 박스마다 고유 번호와 제조년도가 명시되어 있다.


여타 니치향수 브랜드 중에서 원료를 자체 수급하는 곳도 물론 존재하지만, 푸에기아만큼 원료의 생산부터 침출, 가공, 병입, 판매까지 전과정을 총괄하는 곳은 결코 흔치 않을 것이다.

소수의 대기업에서 향료를 구입하여 배합된 타 향수들과는 차별점을 지닐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2. 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기후 위기 시대를 맞이하여 여타 브랜드에서도 많이 내세우고 있는 키워드이다.

가령 어비어스(OBVIOUS)에서는 향수 캡을 코르크로 만들며, 오르메(ORMAIE)에서는 정해진 수만큼의 나무를 벌목하면 다시 심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푸에기아1833에서도 파타고니아의 폐목을 재활용하여 향수를 담는 우드박스나 부티끄의 거치대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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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이제는 지속가능성이 상품 개발과 제조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지만, 푸에기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향은 역시 지역 정체성과 맞닿아 있는 것이 특별하다.

바로 향수에 사용되는 식물종의 일부를 지역사회에서 직접 재배하고 증류하도록 하여 남아메리카의 지역사회 발전과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설립자 줄리안 베델이 HelpArgentina라는 일종의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할 정도로 이러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3. 식물성 원료

푸에기아1833에서는 동물성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향수 원료에 대한 국제적 규제가 심화되며 요즘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도 꽤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푸에기아의 식물성 원료 사용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유통기한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는 브랜드는 많지만, 유통기한이 없다고 직접적으로 홍보하는 브랜드는 만나본 적이 없다.

그래서 유통기한에 상관없이 향을 오래도록 즐기다가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푸에기아만의 특장점이다.



한국에서는 판매가 불가능하지만, 푸에기아 청담 부티끄에서는 일정 기간 이상 숙성된 빈티지 향수를 만나볼 수 있다.

네이비 색 받침대에 전시된 향이 바로 빈티지 향수이므로, 같은 향이 숙성 정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느껴볼 수도 있을 것이다.







thehandsome.com


푸에기아 코리아에서는 2024년 캔들, 디퓨저, 룸 스프레이로 이루어진 홈 프래그런스 까사 컬렉션을 출시했으며, 아래의 다섯 가지 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트 헴 Ett Hem

스웨덴 에트 헴 호텔 콜라보, 목재 가구에서 느껴지는 따뜻함


자스민 크리올로 Jasmin Criollo

풍성하고 크리미한 자스민


시에스타 엔 로스 안데스 Siesta en los Andes

푸릇하고 단단한 무화과


오르키디아 녹터나 Orquidea Nocturna

바닐라 오키드와 카카오 플라워


티에라 델 후에고 Tierra del Fuego

알싸한 정향과 스모키한 우디, 따뜻하게 타오르는 모닥불



다섯 가지 제품 모두 기존에 향수로 존재하고 있던 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므로, 향수로 즐기던 향으로 공간을 채우고 싶었다면 희소식일 듯하다.


캔들, 디퓨저, 룸 스프레이 세 가지 제품군 중 가장 즉각적으로 퍼지는 향을 즐기고 싶다면 룸 스프레이를 가장 추천한다.

특히 자스민 크리올로 룸 스프레이는 자스민 꽃잎의 가장 여린 부분만을 모아 폭신하게 재가공한 것 같은 부드럽고 풍성한 향이다.

플로럴 계열의 향을 좋아한다면 꼭 시향을 권하고 싶다.


가격대도 적당하므로, 특히 푸에기아에서 선물용 제품을 찾고 싶다면 까사 컬렉션을 만나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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