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부터 플로럴, 구어망드까지
1. 우디, 레더, 스파이시, 구어망드 계열 10종 시향기
페이산두 Paysandú
뉴욕 New York
더 스피릿 The Spirit
라 루나 La Luna
비글 Beagle
자카란다 Jacarandá
녹터나 Nocturna
라 카우티바 La Cautiva
퀼롬보 Quilombo
무스카라 카카오 Muskara Cacao
2. 그리너리, 플로럴, 시트러스, 머스크 계열 10종 시향기
챔버 Chamber
밀론가 베르데 Milonga Verde
바실리쿰 Basilicum
알마 Alma
타이스 Thays
러즈 신 프리노 Luz sin Freno
험볼트 Humboldt
라고 델 데시에르토 Lago del Desierto
아구아 매그놀리아나 Agua Magnoliana
무스카라 페로 제이 Muskara Phero J
본 글은 푸에기아1833으로부터 클래스 초청 및 샘플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페이산두 Paysandú
뉴욕 New York
더 스피릿 The Spirit
라 루나 La Luna
비글 Beagle
자카란다 Jacarandá
녹터나 Nocturna
라 카우티바 La Cautiva
퀼롬보 Quilombo
무스카라 카카오 Muskara Cacao
페이산두 Paysandú
-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 콜라보
자스민 줄기의 그리너리함과 함께 국화 꽃송이에 코를 갖다 댄 듯한 맵싹한 향으로 시작한다.
흔히 생각하는 자스민 꽃잎의 여릿한 향이 아니라, 그리너리한 줄기가 떠오르는 깊이 있는 향이라 우디하거나 레더리하게도 느껴진다.
자스민의 인돌릭(indolic)함도 조금씩 느껴지는데, 국화 향과 어우러져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 인돌릭(indolic)이란?
주로 화이트 플로럴(white floral) 어코드에서 느껴지는 향으로, 사람에 따라 비릿하거나 울렁이게 느껴지는 애니멀릭한 향.
잔향으로 갈수록 자스민 꽃잎의 달큰하고 부드러운 향이 올라오며 우아하게 마무리된다.
뉴욕 New York
-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 콜라보
황금빛으로 찰랑거리는 위스키 잔이 떠오르는 오프닝. 민티한 발삼과 달달한 토바코가 어우러지며 너무 무겁지 않은 술 향이 뭉근하게 퍼진다.
여기에 나무의 연한 속살 같은 연한 우디함이 싹 깔리면서 향 전체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꾸어 준다.
왜 인기가 많은 향인지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향.
남성 여성 모두 웨어러블하게 뿌릴 수 있을 만한 술 향을 찾는다면, 꼭 뉴욕을 시향해보길...
더 스피릿 The Spirit
- 롤스로이스(Rolls-Royce) 콜라보
처음의 톡 쏘는 느낌이 사그라들면 고급 자동차의 시트에서 날 것만 같은 부드러운 레더 향이 깊게 퍼진다.
달큰한 토바코와 거친 질감이 느껴지는 오우드도 함께 느껴지는데, 레더와의 조화가 정말 아름답다.
잔향으로 갈수록 향이 좀 더 몽글해지며, 흡사 달콤한 커피 같은 느낌으로 남는다.
다소 흔하다고 볼 수 있는 레더와 오우드, 토바코의 조합임에도 얼마나 섬세하게 조향되었는지 단번에 짐작할 수 있는 향수.
라 루나 La Luna
레진의 빤빤한 코팅감이 느껴짐과 동시에 소나무 인센스를 태우는 듯한 상쾌한 우디 향이 퍼진다.
이름 때문인지, 달빛을 머금은 소나무숲이 떠오르는 향.
소나무의 화–한 느낌이 부각되기보다는, 인센스 연기처럼 점차 그윽하게 퍼지는 그리너리함이 인상적이다.
잔향은 초반부의 상쾌함이 완전히 가라앉은, 송진의 달달함이 느껴지는 우디 향으로 마무리된다.
비글 Beagle
물에 오랫동안 잠겨 있던 선박의 나뭇결 같은 스모키한 우디 향이 느껴진다.
기저에서는 럼 향이 조금씩 올라오는데, 우디 향과 어우러져 오크 통에서 오랫동안 숙성된 것 같은 인상도 준다.
미역 같은 해조류에서 느껴질 법한 미끈함이 느껴지는 독특한 우디 향수.
잔향이 오히려 살짝 샤프한 우디로 남는 것도 뻔하지 않다.
자카란다 Jacarandá
나무 줄기의 쌉쌀하면서도 시원한 그리너리함이 단숨에 퍼진다.
기저로는 너무 거칠지 않은 레더 향도 느껴지는데, 그리너리의 쌉쌀함을 오히려 청량하게 돋보이게 해 준다.
이때의 쌉쌀한 그리너리함은 흡사 깻잎 같은 향인데, 알싸한 그리너리 뒤에 깔리는 건조한 우디 향이 매력적이다.
잔향으로 갈수록 깻잎 향이 덜어지고 달큰한 우디 향이 돋보인다.
녹터나 Nocturna
24년에 출시된 가장 최근의 향.
패츌리의 화함 뒤로 럼이나 위스키 계열의 구어망드스러운 달달함이 느껴진다. 살짝 코팅된 것 같은 민티함이 많이 느껴지는 패츌리 향이다.
잔향으로 갈수록 점점 패츌리의 존재감이 줄어듦과 동시에 초콜릿 같은 달콤함이 진해진다.
본격적인 구어망드 향수가 부담스럽다면 추천할 만한 향.
라 카우티바 La Cautiva
장미, 베리, 바닐라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처음에는 시럽 같은 농도로 시작하는 바닐라가 점차 폭신한 퍼지가 떠오르는 농도로 풍성해진다.
달달함만 느껴지는 플랫한 바닐라가 아니라 밀키함까지 느껴지는 깊고 진한 향이다.
순도 100%의 바닐라 향수라기보다는, 플로럴한 뉘앙스가 많이 가미되어 있다.
마치 딸기 같은 프루티함도 느껴지는 달콤하고 예쁘장한 향.
퀼롬보 Quilombo
레 꽁상뜨레, 마땅 깔랑 등 연유 향이 나는 향수는 꽤 있지만, 퀼롬보는 따뜻한 온도감까지 느껴지는 우유와 연유 향이다.
마치 카이막에서 당도를 뺀 듯한 진한 연유 향이지만 마냥 달지많은 않다. 밀도가 아주 빽빽한 가루우유의 질감도 떠오른다.
다른 구어망드 향수와 레이어링해도 환상적일 듯하니, 구어망드를 즐긴다면 꼭 만나보길.
특히 이후 소개할 무스카라 카카오와도 조합이 훌륭하다.
무스카라 카카오 Muskara Cacao
카카오 원물 100%의 파우더를 공중에 팡 흩뿌리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만큼 살짝 쌉쌀한 카카오 향이 마치 연기가 퍼지듯 느껴지는데, 아주 고운 입자의 카카오파우더가 황사처럼 공기중에 퍼지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그만큼 직선적인 초콜릿 향보다는 보다 그윽한 분위기로 연출된다.
부지(boozy)한 향과 레이어링해도 잘 어울릴 것 같다.
▶ 부지(boozy)란?
'술에 취한', '술을 많이 마신' 등으로 번역되는 단어. 향수에서는 럼이나 위스키 등의 술 향이 중심인 향수의 어코드를 지칭할 때 사용한다.
챔버 Chamber
밀론가 베르데 Milonga Verde
바실리쿰 Basilicum
알마 Alma
타이스 Thays
러즈 신 프리노 Luz sin Freno
험볼트 Humboldt
라고 델 데시에르토 Lago del Desierto
아구아 매그놀리아나 Agua Magnoliana
무스카라 페로 제이 Muskara Phero J
챔버 Chamber
달큰한 흙 내음과 풀 뿌리 향의 조화가 아름답다.
빗방울을 머금고 있는 이끼의 표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깊은 숲속 축축한 흙과 나뭇결, 나무 뿌리의 싱그러운 향과 함께 뭉근한 수분감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비 온 후의 공기를 즐기며 젖어서 폭신한 흙 바닥을 걷을 때 날 것만 같은 향.
밀론가 베르데 Milonga Verde
발사믹한 시트러스가 가장 먼저 느껴진다.
새콤한 잎사귀 같은 향이 지나면 점차 그리너리함이 퍼지는데, 다소 소피(soapy)하게도 느껴지는 정도.
마냥 날 선 것 같은 풀 향이 아니라 부담스럽지 않다.
가볍고 싱그러워서 특히 여름이 제철일 향.
바실리쿰 Basilicum
건조한 바질의 향이 씁쓸한 레몬 제스트 향과 어우러지며 스파이시하게 다가온다.
이 스파이시함은 오프닝에서만 잠깐 느껴지고, 이후 바로 순해진다.
살짝 바닷물의 소금기 같은 눅진함도 느껴지는데, 오히려 바질의 향과 잘 어울린다.
바질 페스토 같은 향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굉장히 세련되게 풀어낸 바질 향이라 의외였다.
알마 Alma
자스민의 인돌릭함은 최대한 제거한, 맑은 달콤함이 느껴진다. 연둣빛의 단단한 허브 줄기나 카모마일 차가 연상되기도 한다.
은은하게 퍼지는 증기 같은 슈가리함이 여기에 부드러움을 더해 준다.
잔향으로 갈수록 초록빛 바나나 같은 달콤한 풋내도 느껴진다.
맑고 은은한 플로럴을 즐긴다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향.
타이스 Thays
살짝 덜 익은 새큼한 살구 향에 쌉쌀한 마테 향이 더해져 쥬시하게 시작한다.
점차 오스만투스의 살짝 오일리한 달콤함으로 변해 가는데, 처음의 마테 향과도 이질감 없이 잘 어울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프루티함이 강해지는데, 기저에는 차분한 마테 향이 느껴져서 톤이 높아지지 않는다.
씁쓸한 차 향에 달콤새콤한 살구 향이 잘 어우러지고, 여기에 향긋한 오스만투스 향이 조화롭게 감돈다.
러즈 신 프리노 Luz sin Freno
로즈마리나 레몬밤 같은 싱그러운 허브류의 향이 가장 먼저 느껴진다.
자스민 향도 살짝 깔리는데, 플로럴의 파우더리함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레몬 제스트의 씁쓸함이 주로 돋보이는데, 그래서인지 비슷한 결의 라벤더 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험볼트 Humboldt
구아바나 패션후르츠 같은 트로피컬한 달콤함이 가득 느껴진다.
그 뒤로 만다린 제스트의 씁쓸함과 네롤리의 미끈함이 어우러져 너무 달아지지 않게 밸런스를 잡아준다.
잔향으로 갈수록 처음의 단 향은 덜어지고, 상큼함이 더해진다.
라고 델 데시에르토 Lago del Desierto
청량한 하늘빛의 빙하 같은 차가운 온도감의 향이다.
산 꼭대기에서 느낄 수 있는 코끝이 쨍한 공기가 떠오를 정도.
그런데 푸제르(fougere)나 시프레(chypre) 계열의 시원함이 아니라 프루티한 시원함이라는 것이 참 독특다.
왠지 분홍빛의 멜론이 있다면 이런 향이 날 것만 같은 워터리한 달달함이 주로 느껴진다.
그 뒤로는 정체 모를 꽃잎 같은 향이 느껴지는데, 향 전체에 매끈한 질감을 더해 주고, 잔향에서는 달달한 알데하이드 같은 뉘앙스도 감지된다.
아구아 매그놀리아나 Agua Magnoliana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향을 뽑으라면 이 향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푸에기아1833의 베스트셀러.
쥬시한 목련 꽃잎의 향인데, 화이트 플로럴 특유의 미끈함도 살짝 느껴진다.
그래서 오히려 더 샴푸 같은 느낌을 더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잔향에서는 촉촉해진 자스민과 폭신한 샌달우드가 목련 향을 뒷받쳐준다.
무스카라 페로 제이 Muskara Phero J
마치 뿌연 안개 같은 머스크.
간혹 보들보들한 가루의 입자감이 느껴지는 머스크도 있는데, 무스카라 페로 제이는 입자감 없이 뭉근하게 느껴진다.
솜털이나 솜사탕, 뭉게구름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사람마다 다르게 발향되지만, 기본적으로는 살짝 민티하고 오일리한 식물성 머스크.
두유 같은 밍밍한 단맛도 느껴지는 매력적인 향.
단독으로 뿌려도 좋지만, 다른 향과 레이어링하면 인핸서(enhancer) 역할도 톡톡히 해내는 일석이조의 향수.
푸에기아에서 하나만 시향해야 한다면 페로 제이를 먼저 만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푸에기아 #푸에기아1833 #푸에기아향수 #푸에기아향수추천 #푸에기아향수리뷰 #FUEGUIA1833 #FUEGUIA #푸에기아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