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울리면 깔끔하게 눈을 뜨고 일어나는 모습이 아주 시크해보이지만, 아주 쉽지 않다. 난 대부분 '눈을 떴으니 난 곧 일어날 것이고 지금은 잠시 스트레칭을 하는 중이지.'라고 생각하면서 시간을 끈다. 스트레칭이 어느정도 끝났지만, 일어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눈은 감고 있지만, 정신은 깼다고. 곧 일어날 거야. 잠시만. 그 순간 정신을 놓으면 30분쯤은 거뜬히 지나가고, 일어나면 왠지 반칙을 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침 5시 기상을 시작하면서, 수면법이나 아침기상과 관련된 책을 계속 읽는다. 내 의지와 행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읽은 '쓰보다 사토루'의 '적게 자도 괜찮습니다'에서 얻은 팁이 있어 소개한다.
'두번째 잠'에 관한 이야기다. 처음 잠에서 깬 후, 다시 한 번 청하는 잠을 두번째 잠이라 한다. 모두들 자주 경험하는 잠일 것이다. 엄마가 아침에 깨울 때, '엄마 5분만'을 외치고 자는 잠은 얼마나 좋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이걸 학교다닐 때 알았더라면 아주 당당하게 엄마에게 설명했을텐데 아쉽다. 두번째 잠을 자면 항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분비된다고 한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내성을 담당하는 호르몬으로, 인간의 체내에서 일어나기 한두 시간 전부터 이 호르몬이 빠르게 분비되기 시작하고, 이를 통해 마음이 단련되어 하루의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잠을 자면 뇌는 진정 효과를 촉진하는 알파파의 영향이 강해져서 뇌 속 마약의 일종인 엔도르핀endorphin을 분비한다. 심신의 긴장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니까 '5분만 더'는 스트레스를 낮추고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나는 '5분만 더'를 실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내 휴대전화 알람을 4시55분으로 재설정했다. 이 부분이 포인트다. 그러니까 알람은 5분 먼저 울리고, 나는 '5분만 더' 두번째 잠을 즐긴 후 5시에 일어난다는 전략이다. 두번째 잠을 죄책감없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단 두번째 수면을 즐길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5분을 넘기지 않아야한다. 5분이 넘으면 다시 깊은 잠으로 빠져들어 다시 일어나기 더 힘들어진다. 둘째, 다시 잠드는 것은 한번으로 그쳐야 한다. 여러 번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드는 것을 반복하면 안된다. 이러한 재수면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며칠 째 시행하고 있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뭔가 새벽기상을 보상받는 묘한 즐거움이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준다. 실행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