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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율 Feb 10. 2022

영화 '엔칸토' 들여다보기

영화리뷰모임, 글쓰는 밤

1. 캐릭터 분석

1) 각 캐릭터들에게, 혹은 애정 하는 캐릭터에게 한 마디씩 해보아요.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주인공 미라벨보다는 마법능력을 가진 가족들, 특히 루이사와 이사벨라에게 애정이 갔다.

미라벨은 능력이 받지 못해 할머니에게 구박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기꺼이 사랑해주는 부모님이 계셨기에 솔직하고, 밝고, 당당한 지금의 미라벨의 성격이 형성된 것 같아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반면, 그녀의 친척과 형제들은 능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자랑스럽게' 행동해야 하며, '완벽한' 누군가가 되어야 했다.

이사벨라는 언제나 꽃을 피우며 예쁘고 사랑스러움을 유지해야 했고(심지어 원하지 않는 상대와 결혼을 해야 했다!), 루이사는 쉬지 않고, 마을 사람들을 도와야 했다.

루이사가 힘을 잃어 상심하고 절망에 빠지는 장면에서는 그녀가 얼마나 고된 삶을 살아왔을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 적이 있기나 할지 걱정됐다.

나는 차라리 그녀가 영원히 힘을 잃고, 자신의 삶을 살았으면 했다.


우리 눈에 완벽히 행복해 보이는 이사벨라도 때로는 슬프고, 지치고, 엉망인 상태가 있었을 텐데 진실된 모습을 꽃으로 가린 채 살아왔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코끝이 찡했다.

그녀가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다면 어땠을까?' 하며 노래를 부를 때는 감정이입이 과도하게 된 탓인지 어쩐지 눈물까지 날 뻔했다.

그리고 형형색색의 가루를 뒤집어쓴 채 마냥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할머니 때문에 얼마나 완벽의 틀에 갇혀 힘들게 살아왔을지 안타까웠다.


루이사! 그동안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느라 인생을 보낸 것 알아. 이제는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내려놓고, 너를 위한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사벨라야! 언제나 꽃을 피우지 않아도 괜찮아. 선인장, 끈끈이주걱, 야자수 모두 너의 감정들이야.

솔직한 모습을 마음껏 펼쳐 보이며 때로는 머리도 감지 않고 엉망진창인 상태로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2) 주인공 미라벨 안경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안경을 쓴 여자 주인공은 굉장히 드물다.

게다가 혼자만 마법능력이 없다니? 어째 좀 이상했다.

'굳이 안경을 왜 써야 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다.

영화가 끝나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영화의 주제가 떠오르자, 미라벨의 안경은 완벽하지 않은 주인공을 드러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물건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3) 할머니와 미라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두 인물 다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물론 그 방향은 조금 다르다.

그리고 둘 다 마법의 능력이 없다. 할머니는 능력이 없는 대신 다른 가족들을 통해 '가족과 이웃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을 실천했고, 미라벨은 다른 가족들을 부러워하며 시기할 수도 있었지만, 진심으로 그들을 사랑했다. 갈등이 가장 심한 인물들이었지만 어찌 보면 두 사람이 하나의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춘 것 같다.


2. 영화의 메시지


1)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역설적이게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2) 나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나를 가장 나답게 하는 사람들.

특히 아들을 낳고 나서 마음에 들지 않던 나는 사라지고, 온전히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여자로 다시 태어나게 되어 매 순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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