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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율 Feb 10. 2022

영화 "고장 난 론" 들여다보기

영화감상모임, 글쓰는 밤

1. '우정은 양방향이다.'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요?

영화 초반에 나온 이 대사는 바니가 론은 선택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친구는 선택하는 건데, 널 선택 안 하겠다.'며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론을 교환하려 했다. 하지만 둘은 다양한 사건 속에서 아날로그적인 우정을 쌓아간다. 영화를 보는 내내 '친구를 선택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며, 나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친구를 어떻게 사귀었던가. 친구는 어떻게 만드는 거지?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다. 친구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되어가는 것이다. '오늘부터 1일'이라며 애인을 만드는 것이 아닌, 마치 바니와 론이 그랬던 것처럼 친구는 자연스럽게 되어가는 사이였다. 다른 아이들은 비봇을 만나게 된 순간부터 '나는 너의 가장 친한 친구야.' 하며 친구로 지정되는 것이 아닌, 서로의 마음이 양방향으로 흘렀을 때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고, 그렇게 되어야만 진정한 친구가 된다.


2. 비봇을 이용한 친구 만들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비봇을 통해 친구를 만드는 아이들을 보며 자꾸 요즘 시대에 sns로 맺은 친구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인스턴트식 친구 만들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같은 관심사나 취미, 정보 공유 등을 목적으로 만나는 것 또한 새로운 관계를 창조하는 통로이다. 이렇게 만난 모든 이들에게 우정을 바랄 수는 없지만 분명 그 안에서도 진정한 우정이 싹틀 수 있고, 친구가 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우정'은 무엇인가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집어삼키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모든 외출을 통제하고, 사적인 만남을 자제했다. 그러다 보니 '친구인척 하는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었다. 인간관계가 보다 깔끔해졌다. 지금 내 주위에 남은 친구들을 생각해보면 진정한 우정의 의미를 알 것 같다.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고 불행이 찾아오지 않기를, 설사 고난 중에 있더라도 부디 잘 헤쳐나가기를 바라는 사이. 둘 사이에 이러한 기도가 존재한다면 몇 년쯤 얼굴을 마주하지 않더라도 친구라 여길 수 있지 않을까.


4. 영화에 대한 나의 총 감상평

어딘가 모자라 보이지만 바니를 알기 위해 공부하고,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론에게 마음을 열고, 론을 지키기 위해 무모할 만큼 목숨을 거는 바니 역시 애틋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바니가 론을 두고 떠날 수밖에 없는 마음을 애써 이해해보려 했지만 이기적인 나는 차마 그러지 못할 것 같았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론을 만들기로 선택한 바니가 존경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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