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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율 Feb 17. 2022

영화 "소울" 들여다보기

영화리뷰모임, 글쓰는 밤

1. 주인공 조가 다시 지구로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2에게 미련 없이 통행증을 넘겨준 이유에 대해 각자 생각을 공유해주세요.

조는 삶의 모든 순간에 행복이 스며들어 있었고, 목표를 이루는 것만이 행복해지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22 덕분에 깨닫게 되었다. 우울하던 자신의 삶이 사소한 행복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걸 느끼게 된 조는 아마 더 이상 삶에 미련이 남지 않게 되어 통행권을 22에게 넘겨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이러한 삶의 진리를 깨닫게 해 준 22에게 고마움과 동시에 그에게도 같은 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2. 각자 살면서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꿈(목적)이 있나요?

나는 어려서부터 꿈이 없었다. 남들 다 있는 장래희망도 없이 그저 엄마의 기도대로 하루하루를 최초의 날, 최후의 날처럼 살았을 뿐. 엄마는 매일 최선을 다해 살자는 의미로 한 기도였겠지만 어쩌면 나는 아무런 목표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의 삶을 돌아보면 모든 순간의 나는 나름의 최선을 다했고, 최대한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왔기에 후회는 없다. 지금도 딱히 이루고 싶은 목표는 없다. 그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고, 오늘은 덜 화내고 더 많이 안아주는 엄마가 되고, 덜 잔소리하는 아내가 되고 싶을 뿐이다. 부디 원하고 원하는 소망이 있다면, 아들이 어른이 되어도 나를 자주 안아주고, 함께 여행하는 것. 그뿐이다.


3. 지금 자신의 삶에서 놓치고 있는 행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배움에서 오는 행복과 멀어지고 있다. 평생 과업이든 취미든 뭔가를 배우며 살았는데 육아와 코로나의 콜라보로 최근 나의 계획이 엉망이 되었다. 아들이 어린이집에 가 있는 동안 배우려고 했던 미술도 어린이집 퇴소와 동시에 내려놓게 되었고, 영어공부한답시고 사놓은 영어책은 펼쳐보지도 못했다.
그나마 짬짬이 들여다보는 영화에서 감동을 느끼고, 교훈을 생각하며 바쁜 삶 속에 가려져있던 반짝이는 무언가를   배워가는 것이 요즘의 낙이라면 낙이다.

4. 전체적인 영화 감상평에 대해 공유해주세요.

악보도 보지 못하는 나는 재즈에 목숨을 거는 조가 신기했다. 음악이 뭐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토록 원하고 갈망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그리고 떠올랐다. 간절히 원하던 목표를 이룬 후 밀려드는 허탈감. 어쩌면 나는 이 허탈감을 소화할 수 없어 애초에 목표를 만들지 않았던 걸까. 중학교 시절,  나쁜 머리로 정말 무식하게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리고 지역 내에서 가장 좋은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3년 동안 간절히 원하던 목표를 이룬 결과는 조가 느꼈던 그 허탈감이었다. 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이렇게 별거 아닌 거에 3년 동안 죽어라 고생한 건가 싶었다. 그리고는 정작 죽어라 공부해야 할 고등학생 때는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중학생 때만큼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소울을 보며 나의 인생 전반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 지금의 나를 만든 인연과 사건들. 그리고 또 새롭게 만들어갈 인연과 사건. 그 안에 스며들 행복과 고난. 바라건대 행복은 뚜렷하고 진하게 느끼고 기억되며, 고난은 얕고 가늘게 지나가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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