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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Apr 07. 2024

나는 꿈을 이루었을까

글쓰기 강사가 되겠다고 아등바등한지 오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책 네 권을 출간한 작가이자 수업이 꽉 찬 글쓰기 강사로 살고 있다.


오 년 전 이맘때쯤 나는 내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글을 쓰고, 글쓰기 강의를 만들어보기도 하며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던 그 때. 걱정 속에 파묻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글쓰기 강사가 되는 과정은 내가 나를 온전히 믿어도 된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는 시간이었다. 내세울만 한 게 없는 삶을 살아왔기에 나도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절실했다. 그 믿음에 완벽히 부합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바로 사표를 내고 내가 나를 먹여살리는 길로 나아간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지금 나는 회사를 다닐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으며, '시간'과 '선택'이라는 문제에서 더 자유롭다.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 강도는 낮고 수강생들이 보내주는 좋은 피드백은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글쓰기 강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내 결정은 옳았다. 나는 내 직업과 내 일에 만족한다.


물론 소득이 들쑥날쑥하고,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큰 단점이 있다. 그러나 회사에 다닌다면 몸과 마음이 병들고 하루도 기쁘게 사는 날이 없다는 단점과 비교한다면 이 단점의 크기는 작아진다. 회사라는 곳이 평생직장이 아닌 시대에 고용 불안은 어차피 마찬가지다. 


처음 블로그라는 세계를 접하고 노마드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을 때는 언젠간 나도 바다가 보이는 따뜻한 나라에서 노트북 하나로 하루에 네 시간만 일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야하는 세상을 몰랐던 순진했던 때다. 그렇지만 그런 얼토당토 않은 소망을 가졌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건 맞다. 내 꿈으로 가는 길은 어디인지, 방향은 맞는지 수많은 시간을 고민했으니까. 아니, 내 꿈이 무엇인지부터 찾을 수 있었으니까.


마음 편히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는 삶은 얼마나 행복한가. 이 길에 올라서기까지 방황했던 많은 시간은 충분히 보상받았다. 그렇기에 지금 이 글도 쓸 수 있는 것이겠지. 오 년 후에 나는 또 어느 시점의 과거를 회상하며 글을 쓰고 있을까.




소중한 글벗인 오데트님이 "미래에서 온 편지"라는 자신의 글을 보여주었다. 오 년 후에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며 써보았다고 한다. 오데트님은 나에게도 같은 주제로 글을 써볼 것을 권했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 오 년이란 시간이 그리 멀지 않다는 걸 깨닫고 깜짝 놀랐다. 오 년 후는 먼 미래가 아니라 아주 가까운 미래다. 


오 년 후에 내가 정말 글쓰기 강사가 되어있을까? 갑자기 걱정이 몰려왔다. 많지 않은 시간에 많은 걸 이루어야 한다. 그래서 내게 용기를 줄 겸 성공한 작가라는 콘셉트로 오 년 후 나를 상상해보았다. 이 글을 현실로 만들어 오 년 후에는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다. 나는 내가 말한 삶을 살고 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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