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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Apr 26. 2022

[ 기다림 ]

시간이 아닌, 마음의 여유

차가운 바람이 지나가고 잔잔해진 바다와 파도를 바라본다.


차가운 태풍이 지난 간 후의 바다는 더 평온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우리에게 시련과 고난이 닥쳐올 때는 너무나 거칠고 힘이 든 것 같은데,

잠시 생각을 비우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조금은 멀리서 나를 바라보면

그 시련도 태풍처럼, 때로는 태풍이 지난 후 바다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비바람이 지나간 후, 햇살이 구름 사이로 쏟아져내려와 마음까지 상쾌해지기에

멀지 않은  곳의 "새별오름"을 향해본다.

이름도 예쁜 "새별오름"으로 향해 달려가는 동안 깨끗한 바다와 도시가 고맙고, 선선한 바람 덕분에 마음도 상쾌해졌다.


다시 찾은,

제주 애월에 위치한 해발 519m의 '새별오름"은 아름답던 갈대가 지나가고, 봄꽃이 피어오르고 있다.

차갑던 지난겨울을 넘어, 피어오르는 따뜻한 봄을 맞이한 이곳.

왼쪽 방향에서는 가파른 경사로의 형태로 오르고, 오른쪽으로는 완만하게 올라갈 수 있다.

작고 예쁜 오름이구나라는 생각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파른 왼쪽으로 뛰다시피 올라간다.

그러다 보면, 정상에 근접한 지점에서 숨이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힘이 든다.

숨 고르기를 잠시 하고, 선선한 바람을 등지고 한눈에 펼쳐진 멋진 풍경을 마주한다.


쉽게 오를 것만 같았던 가파른 경사로는 잠깐일지라도 숨이 멎을 것 같은 느낌을 전해주고, 정상에서의 숨 고르기는 묘약처럼 피로를 풀어주고, 숨통을 열어준다.

내려오는 길에 선택한 완만한 길은 주변을 돌아보고, 함께 오른 사람들의 표정도 살피고, 이곳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을만한 여유를 만들어준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이 않을까?

급하게 목표만 향해서 뛰어갈 때는 보지 못할 수 있지만,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살펴보면 너와 나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잠시 기다려주고, 잠시 끌어준다고 해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시간적 여유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

그것이 '기다림'이 아닐까?


배움이 느린 아이도, 행동이 부족한 사람도.

믿고 잠시만 기다려준다면, 곧 그곳에 도착할 것이다.


기다림.

기대와 희망이 가득 담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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