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의 흐름대로 써 내려간 글
혼자 사는 삶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혼자 사는 삶에서 겪을 수 있는 상실과 아픔들의 값은 어떤 무게를 가지고 있을까
나는 내가 누군가와 함께 걷는 인생에 관해 긍정적으로 상상할 수가 없다.
누군가와 함께 사는 삶은, 혼자 사는 삶과 달리 갈 수 있는 거리도 가늠할 수 없고
겪게 될 상실과 아픔들의 값은 혼자일 때보다 두 배 이상 무겁게 느껴질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이건 어렸을 적 경험으로 인한 잔재일까? 잠재적인 방어기제 같은 것일까?
나는 오래 살 생각이 없고 그렇게 까지 살아가야 할 이유도 딱히 없다. (우리 고양이를 제외하면)
그렇지만 죽기 전에 경험해보고 싶고 결정하고 싶은 일 정도는 있는데,
그리스 스키아토스를 가보고 싶고, 죽는 방법은 내가 정하고 싶다.
왜냐하면 인간은 살아가면서 고통과 슬픔과 아픔들을 정면으로 느끼면서 평생 살아가야 함에도
죽는 순간마저 내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은 굉장히 억울하고 비참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가서, 미래는 내가 상상할 수 있어도 상상한 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멍하니 침대에 누워 있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 어딘가에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을까
지금은 나도, 그 사람도, 누구도 모를 일이다.
내 주변의 친구, 동료, 지인들은 거의 대 부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거나 임신을 한 상태인데
나만 몇십 년이 지나도 한결같은 자리에서 아래로만 가라앉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떤 이들은 비혼주의를 외치지만 나는 딱히 내가 비혼주의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나에게 굳이 어떤 '주의'를 갖다 댄다면 염세주의밖에 없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삶의 변화를 겪고 있는 모두가 부러우면서 부럽지 않고,
나도 겪어보고 싶은데 겪고 싶지 않은 매우 뒤죽박죽 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대부분은 아무 생각이 없을 때가 많지만.
아주 가끔 늦은 퇴근길에 터덜터덜 걸어오는 길이면
어둠과 함께 잠시의 외로움이 찾아올 때가 있는데,
그때 그런 기분이 잠시 스쳐갈 때가 있다.
중요한 것 하나는 내가 통제할 수도 100% 이해할 수도 없는 타인과 '우리'가 되어 산다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나는 그러한 용기를 갖기에는 너무 많은 일을 겪었고 겁이 너무 많다.
그래서 나는 어떠한 변화라도 간절했기 때문에 브런치에 도전을 했고, 이렇게 글을 적어 내려가고 있으니
일단은 이만큼에서도 약간의 변화는 이루어냈다고 생각한다.
뜬금없게도 때로는 그런 생각도 든다.
빨리 휴머노이드가 만들어지고 보급화되어 내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그래서 그 휴머노이드를 내 마음대로 통제하며 내가 선택한 죽음의 날까지 함께하면 가끔 찾아오는 감정에
충족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물론 아니겠지. 정말 인간은 복잡하고 변덕쟁이인 생물인 것 같다.
아니다. 아마도 나만 이럴 수도 있겠지
정말 infp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