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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냥 Mar 13. 2024

30대 D 이야기, 첫 번째

정신 똑바로 차려요. 여기 도급사 아니잖아
                                                                            


두 번째 이야기에 썼듯 그러한 사유들과 성장 니즈로 인해 퇴사를 지른 후,

매니저의 ‘주관’적 ‘차별’적 판단에 따라 본사로 간 두 명의 남성 사람들과 달리 5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의 허슬과 성과가 무색하게 얄짤없이 바로 구직시장으로 나왔다.


어차피 나는 CS가 아닌 CX를 지향하는 업무에 대한 성장 니즈로 목이 마른 상태였고 BPO 본사로 가라고 했어도 갈 마음은 1도 없었다.그래도 분명하게 성차별로 느껴지는 부분에 있어서는 썩 유쾌하지 않았다.


어쨌든 나는 이제 소속감을 잃고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길을 찾아야한다.


그런데! 분명 퇴사하기 직전까지도 CX 매니저들의 인터뷰에서 봤던 도급사에서 인하우스로 넘어갔다는 이야기와는 너무나 다르게 채용 공고부터 도급사 경력은 취급해주지 않는다는 곳 도 있었고, 실제 면접 시에도 "도급사 출신에 너 정도인 애들은 한 트럭"이라고 면전에 대놓고 면박을 받기도 했다.


물론 그 점에 대해서는 나도 인정한다.

어영부영하거나 알랑방구끼거나 일잘하는 부하 이용하는 사이에 팀장 되고 매니저 되고 철밥통 되는 게 한순간인 허수虛受 투성이 업계니까.

그러나 모든 도급사 출신을 무시하는 것은 너무나 섣부르고 무례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사람 하나 고용하고 가르치는 데에 드는 기회비용을 몰라서가 아니다.


도급사 출신이든 신입이 든 간에 내가 지금 대면하는 이 '사람'의 역량과 인성, 포텐셜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출신으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사람을 걸러내는 눈이 없다고 인정하는 꼴이 아닐까?


이 지구에 살인자가 몇 명이고 범죄자가 몇 명인가, 그 들을 출신이나 어떤 것으로 가려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너무 터무니없는 허들이라고 생각했다.


3 개월간 돈은 다 떨어졌고 월세도 두 달이나 밀린 시점에 어쩔 수 없이 모니터링 사원으로 잠시 아르바이트를 하고, 계속해서 인하우스에 도전을 했다.


그러다 결국 포기하지 않은 마음이 이긴 건지, 이전 BPO회사의 고객사인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첫날부터 들은 소리라고는, "정신 똑바로 차려요. 여기 도급사 아니잖아"였다.


그 당시에는 인입량이며 회사 상황이며 인력난이며 상황상 제대로 된 온보딩 체제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그러한 발언을 들으니, 출신이라는 색안경을 낀 채 성급히 나를 못 따라가는 사람처럼 취급당한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바쁜 상황이어서 다들 예민했던 시기라 지금은 제 소중한 멘토세요ㅠㅠ)


여기도 아닌가 보다 하는 마음에 퇴사를 생각했지만, 밀린 월세 문제에 생활비에 현실적으로 생각하자며 나를 달래고 또 150%만큼의 열정으로 달렸다.


정신과 약으로 버텨가면서도 자발적으로 VOC관리와 리포팅을 내 업무 롤로 만들고, 도급사 관리에, 개발자/마케터 등 유관부서 담당자와 소통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을 해나가던 중 1년 6개월 뒤 또다시 내 앞길은 댕강 끊겨 있는 길이란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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