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생이야 누나야!!!
아이들이 모두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종종 어딘가로 향한다. 내가 우리 학교에서 제일 좋아하는 동료이자 내 망한 학교의 유일한 구원자, 진미채 언니네 반이다. 언니 반 아이들은 선생님을 너무 사랑해서 방과후 늘봄이 끝나고도 교실 문을 벌컥 열고 작별 인사를 하고 간다. 특히 언니 반의 넘버 원, 통합반 어린이 토토는 “선생님, 사랑해요!” 하고 열 손가락에 하나하나 뽀뽀를 날려주고 간다. 그럼 언니는 “그래. 뽀뽀는 날리지 말고, 사랑하면 바지 좀 올려~”라고 대꾸한다. 토토는 아직 화장실 뒤처리가 미숙해서 저스틴 비버처럼 바지를 내려 입고 다니기 때문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언니 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뒷문이 드르륵 쾅! 하고 열렸다. 바지를 질질 끌며 박력 넘치게 등장한 저스틴 토토는 어김없이 뽀뽀를 날리려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3, 2, 1.
“누나?”
토토는 하얗고 투실투실한 볼을 씰룩이며 천사처럼 웃었다.
“누나 아니고 선생님.”
내 말을 가볍게 무시한 토토는 “누나!”하고 우다다 달려와 나를 두 손으로 꼭 껴안아 주었다. 하얗고 도톰한 손을 두어 번 토닥여주자, 토토는 세상을 다 가진 표정으로 교실에서 끌려 나갔다.
토토를 처리하고 온 진미채 언니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도 누나라서 다행이다,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