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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로 뛰는 법무사 Oct 24. 2022

발로 뛰는 법무사

대중교통으로 전국을 돌고 있습니다.

"사주에 역마살이 있어"

"저 여태까지 수원에서 밖으로 나가본적이 없는데요?"



20대 초반.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 재미로 본 사주에서 역마살이 있다길래 역술가분이 뭘 잘못 보셨구나 하고 넘긴지 약 10년 후.


난 이번달에만 제주도, 고창, 이천, 김포, 세종, 천안을 대중교통만을 이용해 다녀왔다.





나는 아직 차가 없다.

일을 시작한지도 좀 오래 된 편이라 다들 당연히 차가 있으려니 하고 생각하시지만 나는 아직 차가 없다.


법무사 합격하자마자 운전면허를 땄으니 벌써 5년 전 일.

엑셀이 왼쪽인지 오른쪽이인지도 가물가물하니, 차를 산다면 운전연수는 필수로 받아야 할거다.



대중교통으로 전국 출장을 다니다보니 휴대폰에는 KTX, SRT, 티머니go, 각종 항공사 등 온갖 교통편 어플이 깔려있다.


거기다 일하는 시간을 버스 배차가 기다려주지 않으니, 교통편이 좋지 않은 지역으로 가면 구청과 등기소를 찍고 버스터미널로 뛰기 일쑤.


열심히 뛰다보면 하루에 1만보 이상 찍기는 참 우습게 찍힌다.


그래도 좋은점은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변화를 운전이라는 행위에 신경을 뺏기지 않고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점.


(제주에서 김포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밖으로 노을이 진다)



당분간은 아직 차를 살 생각이 없다.


어차피 언젠가는 차를 사겠지만, 지금은 없는대로 이 시간들을 즐기며 그 순간들을 많은 분들과 함께 공유해보려 한다.




그리고, 지금보니 용했던 10년 전 그 역술가분께.

난 법무사가 이런 직업인 줄 모르고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고보니 하신 말씀이 맞았고, 덕분에 참 다이나믹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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