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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편선 Feb 01. 2019

참 아름다운 연주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다.

친구가 강남의 어떤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어시 일을 할 때였다. 조동익 선생님이 서울로 올라와 스튜디오에 오셨다. 녹음할 일이 있으셨던 게다. 벙거지 모자를 쓰고 맥주를 연거푸 들이키며 드러머의 연주를 듣던 조 선생님이 갑작스레 토크백 버튼을 누르더니, 나지막히 말씀하셨다. “거... 산굼부리(제주도의 지명)가 느껴지게 연주해주게.” 산굼부리가 뭐지? 하지만 드러머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연주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헌데 참 아름다운 연주였다. 산굼부리가 뭘까? 호기심이 발동한 친구는 녹음이 다 끝나고 드러머 쪽으로 총총 달려가 조용히 물었다. “그... 산굼부리가 뭡니까?” 그랬더니 드러머가 씨익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나도 몰라. 저 형은 원래 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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