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9일 수요일 랏도의 밴드뮤직 방송
24시간 인디음악 전문 방송국 랏도의 밴드뮤직에서 진행하는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다. 수요일 저녁을 담당하는 레귤러 DJ가 국외로 여행을 간 탓이다. 여러 제반상황을 고려해보니, 운영자인 랏도의 집에서 2인이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그림이 되었다. 2시간의 방송 시간을 반으로 쪼개어 1부에서는 채끝살 스테이크를, 2부에서는 토마토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방송의 제목은 '파스타 먹고 갈래?'였다.
요리를 하고 잡담을 나누는 동안의 BGM은 랏도가 선곡했다. 나는 1부 시작 전의 인트로, 1부와 2부 사이의 쉬는 시간의 브릿지, 2부가 끝날 무렵의 아웃트로에 해당하는 선곡만 했다. 듣는 것보다는 만들어 먹는 것이 중요한 방송이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선곡표다.
인트로 _ Safeplanet - โอยา (OHEYA)
방콕 출신의 3인조 Safeplanet의 아름다운 사이키델릭 팝이다. 이 곡을 듣고선 채끝살 스테이크를 구워 먹었는데, 방송이 끝난 다음에야 생각했지만 파인애플 볶음밥 같은 것을 해먹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물론 스테이크가 정말 맛있었던 까닭에 불만은 없다.
브릿지 _ 김완선 - 나만의 것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요새는 매일 같이 김완선을 듣는다. 도도한 품위가 넘실대는 춤곡.
아웃트로 _ 나미 - 가까이하고 싶은 그대
다방면으로 활동중인 뮤지션 전용현의 리믹스를 듣고서 찾아본 나미의 오리지널. 느긋한 색소폰 인트로와 여유로운 그루브가 어떤 열대의 해변을 거니는 듯, 환상적이다. (실은 이런 게 더 사이키델릭한 무드인 것 같기도 하다. 환상적인 동시에, 환각적이다.)
번외 _ Elephant Gym - Underwater
선곡은 해갔으나 시간이 없어 틀지는 못한 곡. 말했듯 듣는 것보다 만들어 먹는 게 중요했으니 어쩔 수 없다. Elephant Gym은 대만의 3인조로, 이미 내한한 적도 있는 실력 있는 매스록 밴드다. 2018년 말에 나온 앨범 [Underwater]에는 정말 말 그대로 좋은 음악들이 담겨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드럼 사운드가 굉장히 세련미 넘친다는 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