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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편선 Dec 15. 2016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찬미

골든두들goldendoodle의 싱글 "라운드 로빈Round Robin"

* 신스팝 듀오 골든두들goldendoodle이 발매한 싱글이자 책 "라운드 로빈Round Robin"에 대한 추천사를 의뢰받고 쓴 글이다. "라운드 로빈"은 영기획Young,Gifted&Wack을 통해 제작되었으며, 2016년 11월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제8회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처음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 글을 의뢰받았던 시점이 마감 하루 전이었던 까닭에 개인적으로 만족스럽게 다듬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글을 보내야했다. 그래서 글의 틀은 유지하되 전체적으로 다시 매만져 브런치에 업로드 했다. 또한 원래 글에는 선샤인 팝에 대해 이야기하며 카디건즈Cardigans를 인용했는데, 이것은 명백히 카펜터즈Carpenters의 오기다. (물론 카디건즈도 선샤인 팝의 영향을 받았긴 했으나…) 내 불찰이며, 해당 오류도 바로 잡았다.


골든두들 goldendoodle - 라운드로빈 Round Robin [OFFICIAL AUDIO]

https://youtu.be/5yKR4reCnKg


신스팝 듀오 골든두들의 싱글 "라운드 로빈"을 들었다. 뜬금없이 아바ABBA가 떠올랐다. 다시 들어보았다. 하나도 아바스럽지 않았다. 어째서? 아바, 카펜터스Carpenters, 비치보이스The Beach Boys, 좀비스The Zombies, 그러니까 선샤인 팝. 그것은 골든두들의 음악적 원형이 60~70년대 선샤인 팝의 황금기golden-era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생긴 착시효과였다. 하지만 이들은 50년 된 팝그룹이 아닌 지금 여기의 듀오. 그런 까닭에, 이 사이에 등장한 수많은 팝 음악의 세례를 받은 것은 당연한 일. 선샤인 팝이란 씨앗이 다채로운 스타일의 팝을 듬뿍 머금은 채 자라난다. 그것은 이를테면, 이름도 빛깔도 처음 보지만, 껍질을 가르면 과즙이 튈 정도로 잘 익은 당도 높은 과일을 한 웅큼 베어문 것 같은 느낌이랄까.


싱글 "라운드 로빈"은 듀오 골든두들 중 박태성이 쓴 동명의 단편소설과 함께 발표되었다. 소설은 북극, 남극, 적도에 사는 여러 동물들의 삶과 연애, 성장 서사를 서울 연남동의 곧 사라질 한 커뮤니티의 이야기와 대칭시키며 진행된다. 한편 소설 "라운드 로빈"은 위트 있는 대화들에도 불구, '어쩔 수 없는' 세계를 그려냄으로서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찬미로 가득한 음악 "라운드 로빈"과 정서적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책을 사면 음원에 대한 다운로드 코드가 들어있는데, 음원은 소설에 대한 낭독과 음악 "라운드 로빈"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러니까 낭독이 시작되고, 이어지고, 끝나고, 음악이 시작되는 것이다. 엔딩에 이르러 음악의 찬미가 시작될 때, 나는 왠지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 인간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단편선 (음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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