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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편선 Dec 27. 2020

초심자를 위한 1995 - 2020 한국 인디팝 88선

88 Korean Indie Pop Songs 1995 - 2020

플레이리스트 : 초심자를 위한 1995 - 2020 한국 인디팝 88선

Playlist : 88 Korean Indie Pop Songs for K-POP Beginners 1995 - 2020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gcN5wcLM5g0oWlO0rot6lyQW0nTDIUS-


우연한 계기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다니고 있는 직장에는 인디나 서브컬쳐 전반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지닌 (나보다 어린 세대인) 동료들이 많다. 그런데 막상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5년, 10년 혹은 그보다 오래된 음악에 대해선 더더욱 그랬다.


오래된 것이니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은 레트로나 뉴트로니 하며 가요와 케이팝 사이의 어딘가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소환 / 소모되고 있다. 결국은 규모 때문은 아닐까. 인디나 서브컬쳐 대부분이 한정된 층에 소구하며, 그 때문에 발생하는 특이점이 있음을 고려할 때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다만 한 개인으로서는, 가까운 사람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기억의 총량이 줄어든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약간의 용기를 내 기억 속의 음악들을 들려주었을 때 이내 자신의 취향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을 찾아 ‘좋음’을 공유해주던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이 있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미 ‘이전 세대’에 속하게 된 사람과 보다 근래에 청소년기 / 청년기를 겪은 사람 사이에는 ‘록 음악’ 나아가 ‘밴드 음악’ 전반에 대한 경험적 차이가 존재한다. 이를 고려해 가능한 이지리스닝한 트랙들을 고르고자 했다. 개인적인 취향이 자연스레 더해져 인디팝을 테마로 정했다.


모든 밴드를 소개하는 것은 불가능한 탓에 주관적인 기억 속의 흐름을 따라 선곡하기로 했다. 나열해보니 대략 80~90곡 정도가 추려져 '80년대생은 자고로 88 올림픽이지'라며 88곡에 맞추었다. (아무 생각 없음.) 둘러보시는 분들 중에선 '이 곡이 왜 인디팝이야?' '이 곡은 왜 안 들어갔지?' '이건 인디가 아니지 않아?'라는 식의 의문을 가질 수가 있다. 매우 개인적인 주관과 취향에 의거한 리스트라는 점을 감안해주셨으면 한다.


(그러나 2010년대 이전의 작업에 대해서는 가능한 많이 포함시키고자 했음을 알린다. 오래될 수록 더 쉽게 잊히기 때문이다.)


데이터베이스 : 초심자를 위한 1995 - 2020 한국 인디팝 88선

Database : 88 Korean Indie Pop Songs for K-POP Beginners 1995 - 2020


작성의 편의를 위해 간단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면 보다 쉽게 정보를 sorting 할 수 있다. 필요하신 분은 다음의 링크로 접속해주시면 된다.


https://www.notion.so/1995-2020-88-c8c8e2bc7ebc4997b9fe622f11ffae16


코멘트 : 초심자를 위한 1995 - 2020 한국 인디팝 88선

Comments : 88 Korean Indie Pop Songs for K-POP Beginners 1995 - 2020


코멘트는 일종의 부록이다. 플레이리스트와 데이터베이스 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 간의 맥락들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각 트랙에 대한 아주 짧은 소개를 붙였다. 개인의 호오나 주관적인 평가를 가능한 담지 않고자 했으나 인간이 하는 일이라 한계가 있으며, 또 잘못된 정보가 담겨있을 수도 있다. 수정해야하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건 알려주섰으면 한다.


(부록을 만드는 일 때문에 기껏 플레이리스트 하나 만드는데 1달이 넘게 소요되었다.)

(음악글 쓰는 것은 언제나 너무 어렵다. 업으로 안 삼길 잘 함.)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에는 가능한 본래 정식 발매된 음원에 가까운 버젼을 링크했다. 다른 무드의 버젼이 있거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한 비디오가 있으면 본문 중 일부 삽입했다.)


1. 피들밤비 Fiddle Bambi - 엄마, 화장실! Mom! Toilet! (2005 / 비트볼 뮤직)


70년대 한국 그룹사운드와 라몬스 식의 쓰리코드 펑크, 간결하지만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매력적인 멜로디로 가득찬 앨범 [밤비록스]의 수록곡. 아마추어스러운 연주마저도 모두 사랑스러운, 완전히 '한국식'으로 변용된 인디팝의 새로운 변종을 선보였다.


2. 선결 Sunkyeol - 마음을 둘 곳 Place to Put Heart (2015 / 소모임 음반)


수많은 인디 뮤지션을 배출한 PC통신 커뮤니티 하이텔 모소모(모던 락 소모임) 출신이자 줄리아하트, 이스페셜리 웬을 거친 김경모가 주축이 된 밴드. 영국 런던에 머무르며 현지의 아티스트들과 작업한 첫 EP [EP](2010)가 마니아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이후, 404 출신의 드러머 조인철, 실험적인 사운드 작업을 전개해오던 조용훈dydsu과 유일한 풀렝스 [급진은 상대적 개념]을 제작 / 발매했다. 대형 소매점 등에는 입고하지 않는 소극적 유통에도 발매 한 달 만에 1,000장 가까운 판매고를 달성하는 등,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다.


3. 에레나 Elena - 물빛의 여름 (2006 / 석기시대)


컬리지 록과 한국식 그룹사운드에 기반해 헛헛한 정서의 곡들을 연주하던 90년대 한국 인디록의 선구자 코스모스 출신의 정우민의 첫 번째 솔로 앨범 [Say Hello to Every Summer]에 수록. 레이블 모타운의 황금기와 보사노바, 프렌치 팝, 스페이스 에이지 팝 등에 대한 재현 / 재해석에 기반해 드물게 기품 있는 인디팝을 선보였다.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가 주종목인 인스트루먼틀 힙합이 아닌 라운지 트랙을 선보이던 서브 프로젝트인 에스피오네Espionne의 명의로 공동 프로듀싱.


4. PPS (print print shop) - 경주 (2020 / 비트볼 뮤직)


일본의 언더그라운드 아이돌을 레퍼런스로 야심차게 기획되었던 3인조 보컬 그룹 플레이걸의 멤버였던 김소라가 10여 년의 공백기를 거친 이후 발표한 EP [사진동굴]에 수록. 사진가로도 활동 중인 김소라의 동명의 전시와 연계되어 발매되었다. 악어들의 리더 유지완과 소리박물관의 박인, 재즈 씬의 주목받는 젊은 연주자 정수민과 한인집이 참여해 멜랑콜리한 팝 사운드를 구축했다.


5. 캐스커 Casker - 고양이와 나 Cat and Me (2005 / 루핀 레코드)


부산의 록밴드 퍼즈 건에서 활동하다 일렉트로닉으로 전향한 이준오의 원밴밴드로 시작, 국내 최초의 일렉트로닉 컴필레이션 [techno@kr](1999)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보사노바 등 라운지 팝의 특성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한국 전자음악의 역사에서도 기념비적인 작업으로 남은 첫 앨범 [철갑혹성](2003) 이후 캐스커의 '목소리'를 담당하는 이융진을 영입하며 현재의 2인 체제를 굳혔다. 이융진의 합류 이후 처음 발매한 [Skylab]에 수록, 대중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킨 트랙.


6. 가나스 Ganas - 돌아 Turn Around (2009 / 비트볼 뮤직)


피들밤비의 박진홍과 훗날 인디록 / 펑크록 밴드 자이언트 베어로 활동하게 되는 김승수, 권석현이 결성한 3인조. EP 발매 직후 밴드가 해산하게 되어 별다른 활동을 보여주진 못 했으나 산울림 식의 한국식 사이키델릭 록과 얼터너티브, 펑크록, 파워팝 등이 기묘하게 뒤섞인 한 장의 음반을 남겼다.


7. 김목인 Kim Mok In - 새로운 언어 New Language (2013 / 일렉트릭 뮤즈)


시와 노래를 짓고 부르는 '음유시인'이라는 표현에 가장 잘 들어맞는 아티스트 김목인의 두 번째 음반 [한 다발의 시선]에 수록. 이 음반을 포함한 김목인의 음악에는 "비교 없이 말하는 법을 배울 수는 없을까? 그냥 그대로 새로운 것을 말할 수는 없을까?"와 같은, 음악에 대한 메타적인 접근을 아름다운 시로서 풀어낸 가사와 노래가 가득한다.


8. 라이너스의 담요 Linus’ Blanket - 보랏빛 향기 Violet Scent (2003 / 비트볼 뮤직)


결성된 지 20년 가까이가 흘렀음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의 플레이리스트에 라이너스의 담요가 포함되어 있는 까닭은 그들의 음악에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팝 음악의 어떤 에센스가 담뿍 녹아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Semester]는 밴드의 데뷔작이자 아마추어리즘이 가장 잘 살아있던 시기의 작업, ‘보랏빛 향기’는 수많은 리메이크들 중에서도 가장 싱그럽게 빛나는 커버다.


9. 하키 Hockee - 주워가 줄래 (2004 / 문라이즈)


"내가 원하는건 너의 펫, 나를 주워가지 않을래?" 카히미 카리Kahimi Karie를 연상케 하는 보이스톤과 화자가 애완동물이라는(다분히 섹슈얼하게 해석될 수 있을) 미묘한 설정으로 발매 당시에도 리스너들 사이에서 좋고 싫음이 분명하게 갈렸던 트랙. 그러나 발표한 지 15년도 더 지난 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우연스레 재발견 될 것이라곤 하키도 주인님도 몰랐을 것이다.


10. 페퍼톤스 peppertones - 긴 여행의 끝 long journey's end (2018 / 안테나뮤직)


확실한 것 하나. 데뷔할 당시 심벌즈Cymbals 따라한다더니 뭐니 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도태되었고 그러거나 말거나 페퍼톤스는 꾸준하게 수려한 곡들을 발표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는 것. '이유가 어떻든 3집을 내기 전에 해체한다'는 인디씬에 만연한 징크스를 비웃듯 발표된 (무려!) 여섯 번째 앨범 [long way]에 수록된 이 곡은 데뷔 14년차라는 시점이 무색하게, 페퍼톤스가 그간 선보인 거의 모든 것을 정갈하고 경제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11. 아마츄어증폭기 Amature Amplifier - 극좌표 極座標 (2004 / 핑퐁사운드)


대구 출신의 한받이 (클래식기타 본체인 황보 리타와) 결성한 1인 밴드 아마츄어증폭기의 두 번째 앨범 [극좌표] 수록. 펑크록의 최소주의minimalism의 영향을 받아 3~4개 이내의 코드를 반복적인 스트로크로 오가며 멜랑콜리하고 시적인 선율의 노랫말을 읊는 독특한 음악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후 한받은 ‘자립음악’이라는 개념을 창시, 언더그라운드 지향의 음악가들이 모인 자립음악생산조합위 창립 멤버로서 함께 하게 된다.


12.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 Kumca - 슈슈 ShuShu (2013 / 튠테이블 무브먼트)


서울대학교의 동아리 ‘축제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교내 경연을 통해 만난 친구들이 결성. 초기에는 모던록 스타일의 곡을 연주하다 첫 EP인 [소실](2012)이 발매될 쯤부터는 슈게이징과 포스트록이 가미된 독자적인 미감의 사운드를 선보였다. 멤버 중 다수가 낙성대의 라이브 펍 사운드 마인드를 오픈하는데 관여했고 펍은 이내 이른바 ‘관악씬’의 주요 거점으로 떠오르게 된다.


13. 빅베트 bigbet - A Line in the Sky (2016 / 일렉트릭 뮤즈)


빅베이비 드라이버로 활동하는 최새봄이 주도해 결성한 인디록 밴드. 원래 3명의 멤버로 이루어져 빅베이비 드라이버 트리오라는 이름으로 연주하다 데뷔 앨범 발매와 함께 멤버가 늘어났고, 이후 공식명칭도 빅베트로 변경되었다. 포크와 인디팝에 기반해 높은 완성도의 음악을 선보였던 빅베이비 드라이버가 트리오와 함께 90년대식 인디록 사운드의 에센스를 완벽히 구현해냈다.


14. 은희의 노을 Eunhee's Noul - 무대 (2000 / 카바레 사운드)


홍대앞 인디씬 초기의 모던록 / 얼터너티브 밴드들이 주로 활동하던 클럽 스팽글에서 데뷔. 스쿨밴드로 시작해 ‘노을팝’이라는 지향을 추구하며 노스탤지어가 묻어나는 센치한 인디팝을 선보였다.


15.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Goonam - 한국말 (2007 / 카바레 사운드)


충주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조웅과 임병학이 결성, 경희대학교 앞에 차린 술집 ‘구남과여’에서 공연한 것을 시작으로 데뷔 앨범 [우리는 깨끗하다]를 발표했다. 댄서블한 신스팝 사운드와 시적인 노랫말, 나른하고 감상적인 멜로디의 삼위일체를 선보인 데뷔 앨범의 성공 이후 밴드는 4인 체계로 개편, 보다 록 밴드스러운 라이브를 선보이며 인디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16. 스웨터 Sweater - 멍든새 (2002 / 라디오뮤직)


남성 뮤지션들이 중심이었던 초기의 모던록 씬에서 여성 프론트맨과 스웨디시 팝, 보사노바 등의 영향을 받은 보다 가볍고 세련된 인디팝을 선보이며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리드 보컬 이아립은 이후 개인 레이블인 열두폭병풍을 설립, 포크 발라드에 기반한 개인의 작업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17. 언니네 이발관 Sister's Barbershop - 푸훗 Poo-Hut (1996 / 석기시대)


설명이 필요 없는 밴드. 최초의 인디밴드 중 하나이며 선구자로서 셀 수 없이 많은 아티스트와 리스너들에게 영향과 영감을 주었다. ‘푸훗’은 데뷔 앨범 [비둘기는 하늘의 쥐]의 포문을 여는 트랙. 밴드의 입지와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전설의 시작이라 불러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 포스팅에 포함된 비디오는 케이블 음악채널 KMTV가 1997년 연말 언니네 이발관의 이석원과 진행한 인터뷰와 '푸훗'의 뮤직비디오.


18. 놀이도감 Playbook - 숨은 그림 Hidden Picture (2020 / 붕가붕가레코드)


2010년대 중반 등장해 실험적인 사운드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실리카겔의 멤버 김춘추의 솔로 프로젝트. 전 세대의 모던록과는 확연히 다른 기조의, 보다 새롭고 현대적인 스타일의 인디팝 사운드를 제시하고 있다.


19. 빅베이비 드라이버 Big Baby Driver - Donovan (2014 / 일렉트릭 뮤즈)


인디팝 밴드 아톰북 출신의 최새봄의 솔로 프로젝트로 시작, 포크, 컨트리, 어쿠스틱 블루스 등의 영향 아래 사적이고 내밀한 감정들을 담은 음악을 선보였다. ‘Donovan’은 주로 어쿠스틱 기타와 목소리의 단촐한 구성으로 전개된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을 지나, 보다 화사해진 사운드를 담아낸 두 번째 앨범 [A Story Of A Boring Monkey And A Baby Girl]에 실린 트랙이다.


20. 스타리 아이드 Starry-Eyed - We are the Highlight (2008 / 일렉트릭 뮤즈)


‘왕십리 슈게이징’을 표방한 첫 앨범 [Lo-Fi Dancing Star](2005) 이후 발매한 두 번째 앨범 [Sweet Night]에 수록.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보드라운 기타 사운드로 가득찬 전작과는 사뭇 다른, 댄서블한 감각과 여러 인디록의 요소가 혼재된, 부족한 일관성이 오히려 매력적인 음반을 발표했다.


21. 플라스틱 피플 Plastic People - 무서운 이야기 Scary Story (2004 / 일렉트릭 뮤즈)


음악잡지 서브의 기자로 활동하다 밴드 메리고라운드를 결성해 창작자로 포지션을 전환한 김민규가 밴드의 해체 이후 윤주미와 결성한 인디 포크 듀오. 60년대 포크록 사운드와 '위성도시'스러운 무드에 기반해 어딘가 살짝 비틀린, 그러나 아름다운 동화적 사운드를 구현해냈다. 김민규는 이후 레이블 일렉트릭 뮤즈를 설립, 여러 인디록 / 인디팝 아티스트의 음반을 제작한다.


22. 모임별 Byul.org - 태평양 Pacific (2010 / 비단뱀클럽)


우연히 만난 친구들의 술모임으로 시작, 음반이 포함된 잡지 ‘월간뱀파이어’를 비정기적으로 발간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의 사운드트랙을 맡은 것으로 대중에게도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자체 레이블인 비단뱀클럽을 통해 2010년, 그간의 작업을 갈무리한 첫 번째 정규음반 [아편굴 처녀가 들려준 이야기]를 발매했다.


23. 천용성 Chun Yongsung - 대설주의보 Heavy Snow Watch (2018 / 자주제작)


대학가요제에 나가기 위해 곡을 쓰기 시작, 2012년 자립음악생산조합을 통해 첫 작업을 발표했으나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레코딩 스튜디오의 직원, 사회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등의 신분을 거쳐 자립음악생산조합에서의 활동을 통해 만났던 프로듀서 단편선과 재회해 2019년 첫 번째 정규음반 [김일성이 죽던 해]을 발매했다. 어떤날을 위시한 한국의 포크, 90년대 가요 등의 정서가 담뿍 담긴 앨범은 곧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회자되기 시작했고 제17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포크 음반, 노래 부문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24. 굴소년단 Oyster Boys - 오늘밤은 영원히 기억될 밤 Tonight will be Remembered Forever (2007 / 일렉트릭 뮤즈)


일본의 레전드 덥레게 밴드인 피쉬만즈Fishmans의 한국 팬카페에 김원구가 구인글을 올린 것으로 시작, 정신우와 한받이 결합하며 결성되었다. 피쉬만즈의 영향 아래에서 레게, 인디록 트랙들을 만들며 밴드의 활동을 시작했으나 이내 사이키델릭, 신스팝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굴소년단 만의 독자적인 노선을 정립했다. 해체 이후 프로트맨 김원구는 밴드 해마군단을 결성, 보다 댄서블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25. 눈뜨고 코베인 Nunco Band - 성형 수술을 할래 I Am Going to Get a Plastic Surgery (2011 / 붕가붕가레코드)


서울대학교 민중가요 동아리 메아리의 98학번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밴드 장난양을 모체로 2002년 결성되었다. 아마추어리즘에 기반한 한국식 캠퍼스 록 사운드에 SF적 상상력이 결합된 독특한 정서의 음악들로 많은 인디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드럼을 연주하던 장기하는 장기하와 얼굴들을 결성, 이후 자신의 밴드에 매진하면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게 된다.


26. 파라솔 Parasol - 베개와 천장 Pillow and Ceiling (2016 / 두루두루AMC)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지윤해, 트램폴린의 김나은, 얄개들의 정원진이 결성한 트리오. 당대의 인디씬에서 주목받고 있던 밴드의 멤버들이 모인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었으며 이윽고 선보인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음악은 많은 인디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나른하고 권태로운 사이키델릭 팝을 추구하던 밴드는 2018년 이후 별다른 언급 없이 활동을 중단했으며 지윤해와 김나은은 활발히 자신의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 포스팅에 포함된 비디오는 온스테이지에서의 라이브.


27. 몽구스 The Mongoose - 나빗가루 립스틱 Butterfly Powder Lipstick (2005 / 비트볼 뮤직)


충주시의 시골마을 달천동에 살던 형제 몬구와 링구가 결성한 밴드. 4트랙 테이프 레코더를 이용해 시골교회에서 만든 결과물이 비트볼 뮤직에 전해졌고, 새로 믹싱과 마스터링을 진행해 2004년 데뷔 앨범 [Early Hits of the Mongoose](2004)를 발표했다. 이후 베이시스트 슈사드와 함께 일렉트릭 기타가 없는 3인조로 재편,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간결한 팝 사운드로 가득찬 두 번째 앨범 [Dancing Zoo]를 발매하며 일약 인디씬의 라이징 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28. 조월 Jowall - 불꽃놀이 Fireworks (2009 / 비단뱀클럽)


모임별과 슈게이징 / 포스트록 밴드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에서 활동하던 조월의 솔로 데뷔작 [네가이곳에서보게될것들] 수록. 겹겹이 쌓인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트릭 기타, 앰비언스 등을 통해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여리고 처절하며 아름다운 사운드스케이프를 그려냈다. (한국 익스페리먼틀 록의 소사에 대해 누군가 쓴다면, 이 음반이 포함되지 않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29. 3호선 버터플라이 3rd Line Butterfly - 스물아홉, 문득 29, Suddenly (2004 / 파스텔 뮤직)


허클베리 핀 출신의 남상아, 김상우, 99의 성기완, 삐삐밴드 출신의 박현준이 모여 결성. 소닉유스Sonic Youth 류의 인디록 / 노이즈록의 영향을 받은 음악을 연주하며 1999년 클럽 스팽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의 옛가요, 사이키델릭, 뉴웨이브, 크라우트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배합한 독보적인 음악을 발표하며 한국 인디씬의 대표적인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노이즈록의 영향에서 벗어나 밴드 특유의 이종교배적인 사운드가 배태되기 시작한 세 번째 음반 [Time Table]에 수록.


30. 세이수미 Say Sue Me - One Week (2014 / 일렉트릭 뮤즈)


서프록과 인디록 / 인디팝에 기반한 음악들을 연주하는 부산 광안리 출신의 4인조. 밴드의 두 번째 앨범 [Where We Were Together](2018)는 국제적인 인디 매거진 피치포크Pitch Folk에서 '록밴드 욜라텡고Yo la Tengo나 페이브먼트Pavement의 텍스처를 재현하는 듯 울리는 기타는 좋은 감각을 뽐낸다"는 코멘트와 함께 호평을 받았으며 글로벌 음원 유통 플랫폼 밴드캠프Bandcamp의 얼터너티브 록 앨범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올해의 앨범'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부산에 근거지를 두고 있지만 한국은 물론 세계 전역을 타겟으로 하는 광범위한 활동을 전개중이다. 데뷔 앨범 [We've Sobered Up]에 수록.


31. 전자양 Electron Sheep - 아스피린 소년 Aspirin Boy (2001 / 문라이즈)


홀로 홈레코딩으로 제작한 앨범 [Day is far too long]룰 발매한 직후에 입대, 군역을 치르던 사이 앨범은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퍼져 2001년 가장 주목받은 인디 앨범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 제대 이후 역시 솔로 프로젝트로 발표한 두 번째 앨범 [숲](2007)까지는 코넬리우스Conelius 풍의 노선을 추구하다, 이후 밴드로 포맷을 변경해 발매한 EP [소음의 왕](2015 / 자주제작), 세 번째 앨범 [던전](2017 / 웨스트브릿지엔터테인먼트)에서는 시끄럽고 귀여운 사운드로 가득찬 컬트적인 인디록을 선보였다.


32. 무키무키만만수 Mukimukimanmansu - 식물원 Botanical Garden (2012 / 비트볼 뮤직)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각각 음악과 미술을 전공하던 이민휘와 정은실이 결성한 듀오. 장구를 세로로 세워 드럼과 비슷하게 활용하는 악기 '구장구장'과 펑크록을 연상시키는 충격적인 퍼포먼스, 그러나 질러대는 괴성 사이사이로 오가는 감상적인 멜로디와 노랫말로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켰다. 무키무키만만수로서의 활동이 종료된 이후 이민휘는 영화음악가로, 정은실은 개명 후 현대미술가로 자신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33. 슬로우 쥰 Slow 6 - 모노로그 Monologue (2004 / 롤리팝 뮤직)


밖에서는 메탈 키드였지만 집에서는 동아기획 류의 가요를 즐겨 듣던 주현철의 솔로 데뷔 음반 [Grand A.M.] 수록. 인디팝과 옛 가요의 적극적인 결합에 당시만 해도 '가요스러움'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강했던 인디씬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34. 이랑 Lang Lee - 욘욘슨 (2012 / 소모임 음반)


아마츄어증폭기의 '금자탑'을 커버하는 것으로 기타에 입문, 이윽고 노래를 짓고 부르기 시작한 이랑의 동명의 데뷔 앨범 [욘욘슨]에 수록. 맥북 내장 마이크를 활용한 홈레코딩을 통해 완성된 음반은, 비록 매우 로파이한 사운드임에도 특유의 싱그럽고 청명한 블랙유머를 담아냄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후 만화가로서, 영화감독으로서 다방면으로 활동하던 이랑은 두 번째 앨범 [신의 놀이](2016)를 통해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노래 부문을 수상했으며, 수상소감을 말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자마자 부상인 트로피를 경매에 붙이는 역사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35. 이상은 - Supersonic (2003 / 뮤직웰)


1988년 강변가요제에서 '담다디'로 대상을 타며 하이틴 스타로 데뷔한 이래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음반을 발표한 아티스트다. 가요에 가까웠던 초기작을 지나 [공무도하가](1995)와 [외롭고 웃긴 가게](1997)로 대표되는 작가주의적 음반들, 그리고 일렉트로 팝과 어쿠스틱 사운드에 기반한 이후의 작업들에 이르기까지 팔색조마냥 수많은 장르와 스타일을 넘나드는 음악을 선보였다. 'Supersonic'은 작가주의적 아트팝과 이후의 일렉트로 팝의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 열 한 번째 앨범 [신비체험]의 마지막 트랙. 한국 일렉트로닉의 선구자 달파란이 편곡과 프로그래밍을 맡은 오리지널 버젼, 그리고 히든 트랙 버젼 두 종이 실렸다.


* 플레이리스트에 포함된 트랙는 오리지널 버젼, 포스팅에 포함된 트랙은 히든 트랙 버젼.

36. 얄개들 The Freaks - 우리 같이 We Together (2011 / 비트볼 뮤직)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에서 자란 동네친구 넷이 모여 결성한 인디록 밴드. 음반의 제목인 “그래, 아무 것도 하지 말다”는 오프닝 트랙 ‘청춘만만세’의 가사. 내달리는 기타팝을 통해 그려낸 청춘의 허무함이 수많은 인디팬들의 공감을 샀다. 음악적 견해 차이로 2013년 말 밴드가 해산된 이후 송시호는 밤신사, 유완무와 이경환, 정원진은 푸르내로 각자의 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37. 플레이걸 Playgirl - 은밀한 버스 Secret Bus (2009 / 비트볼 뮤직)


캔디즈Candies, 핑크 레이디Pink Lady 등 일본의 쇼와시대에 데뷔한 아이돌(통칭 쇼와돌)을 음악적 모티브로, TV, 잡지 등의 매스미디어가 아닌 소규모 공연장에서의 라이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일본 지하 아이돌의 방식을 레퍼런스로 삼아 기획된 3인조 걸그룹. 쇼와돌 스타일을 번안하는데 그치지 않고 80년대를 풍미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 장덕의 '얘얘'를 로큰롤 밴드 문샤이너스와 함께 커버하는 등 그룹의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시도가 있었으며,홈페이지를 통해 매거진과 만화를 연재하는 등 다방면의 콘텐츠를 만들었으나 활동을 오랫동안 지속하진 못했다.


38. 브로콜리 너마저 Broccoli you too - 앵콜요청금지 No More Encore (2007 / 붕가붕가레코드)


친구의 창고에서 한겨울에 덜덜 떨며 작업한 EP [앵콜요청금지]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수록곡 '앵콜요청금지'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 2000년대 중후반 한국 인디씬을 상징하는 청춘의 송가로서 자리매김 했다. 첫 정규음반 [보편적인 노래](2008 )를 발표한 후 프론트맨인 계피는 탈퇴해 가을방학으로 이적, 밴드는 2020년 현재까지 꾸준히 작업을 내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39. 뇌태풍 NoiTyPoon - 첫사랑이 생각나는 이 밤 (2007 / 트위스터 뮤직)


'슈퍼울트라메가쇼킹댄싱유니크팝퍼포먼스그룹'이라는 공식 소개 문구는 왠지 부담스러운 음악일 것이란 선입견을 가지게 만들지만 첫 정규앨범 [Disney Punk]에 수록된 곡은 대부분 티없이 맑고 나긋나긋한 팝 트랙들이다. (옛 라이브 비디오를 검색해보면 앨범은 공연보다 상당히 차분하게 나왔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앨범을 낸 이후 큰 활동은 없었으나 '첫사랑이 생각나는 이 밤', '토끼' 같은 트랙은 이후로도 잔잔한 사랑을 받아왔다.


40. 김제형 Kim Jae Hyung - 남겨진 감정 Left Feeling (2020 / 십삼월)


2020년의 인디팝. [곡예](2017)을 통해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김제형이 오랜 기간 준비한 첫 번째 풀렝스 [사치] 수록. 칵테일 피아노 스타일의 커머셜한 재즈 팝과 90년대 가요가 결합된, 천박함과 세련됨을 오가는 연주 위로 음악가와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담아냈다.


41. 푸른새벽 Blue dawn - 스무살 (2003 / 카바레 사운드)


박혜경의 뒤를 이어 밴드 더더의 2대 보컬리스트로 활동한 한희정이 라이브클럽 빵에서 만난 기타리스트 정상훈과 결성한 듀오. 드럼 프로그래밍에 드림팝 특유의 몽롱한 기타 사운드, 이따금 앰비언스를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주로 만들어진 트랙 위에 한희정이 투명하고 나른한 노래를 얹었다.


42. 김사월 Kim Sawol - 엉엉 TT (2018 / 자주제작)


혼성 듀엣의 매력을 극대화한 김사월 X 김해원의 EP [비밀](2014)을 통해 데뷔해 입지전적인 커리어를 쌓은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의 두 번째 정규음반 [로맨스] 수록. 자전적인 성격이 강한 첫 앨범 [수잔](2015)까지, 초창기의 음악이 포크팝에 가까웠다면 [로맨스]부터는 심플한 밴드 편성과 함께 보다 인디팝에 가까운 음악들을 선보였다. 이전의 모든 음반과 마찬가지로 [로맨스] 역시 평단과 리스너들의 고른 지지를 받았으며 김사월은 이 음반을 통해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2관왕에 오름으로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이자 영향력 있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43. 미선이 Misoni - Sam (1998 / 라디오뮤직)


솔로 프로젝트 루시드폴로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포크 싱어송라이터 조윤석이 홀로 활동하기 전 리딩한 인디록 밴드. '가요스러움'에 대한 저항이 주류적인 정서였던 90년대 후반의 인디씬에서 80년대의 한국 포크, 90년대 가요의 감성을 끌어안은 인디록을 통해 인디팬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44. 러브홀릭 Loveholic - Easy Come Easy Go (2003 / 서울음반)


'좋아 좋아', '인형의 꿈' 등으로 히트를 기록한 듀오 일기예보의 강현민이 지선, 이재학과 함께 결성한 모던록 밴드.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다운 송라이팅과 기민하게 트렌드에 반응하는 감각, 600:1에 달하는 경쟁율을 뚫고 선발된 지선의 매력적인 보이스톤 등이 긍정적인 화학작용을 일으켜 높은 완성도의 모던록 / 인디팝 사운드를 구현했고, 음반의 타이틀곡인 'Loveholic'은 발매 다음 해에 처음 열리기 시작한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 부문을 수상하는 등, 비평적으로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45. 코가손 Cogason - 오늘의 할 일 Things To Do Today (2017 / 자주제작)


서교그룹사운드, 섬머히어키즈, 포니 등 다양한 밴드를 거친 김원준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기타팝 밴드로, 시기에 따라 변화는 있지만 대개는 3인조로 활동해왔다. 밴드의 첫 정규음반의 제목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단어, [Pop](2016). 3인조(혹은 4인조) 특유의 간결함을 잘 살린 인디록 트랙들, 그리고 밴드의 마스코트인 '가손이'를 통해 리스너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46. 9와 숫자들 9 and the Numbers - 언니 SIster (2016 / 튠테이블 무브먼트)


2010년대를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모던록 밴드. 괴팍한 세계관의 음악을 연주하던 사이키델릭 / 노이즈록 밴드 그림자궁전을 리드한 송재경이 마치 완전히 다른 사람인양 차려입고 복고적인 멜로디의 팝송을 부른 첫 앨범 [9와 숫자들](2009]부터 가장 최근의 [서울시 여러분](2019)에 이르기까지 모든 음반이 평단과 리스너들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언니'는 밴드의 세 번째 정규음반 [수렴과 발산]에 수록된 곡으로, 밴드로서는 드물게 스트레이트한 디스코 비트를 활용한 트랙을 선보였다.


47. 피리과 Pirigwa - 이름 모를 귀염둥이 미용실 언니 Unknown Hair Shop Girl (2007 / 비트볼 뮤직)


벨 앤 세바스찬Belle & Sebastian이 그리 인기였음에도 막상 아무도 하지 않던 챔버팝을 제대로 시도한 거의 유일무이한 밴드. 밴드의 이름은 당연히 우스타 쿄스케Usuta Kyosuke의 만화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에 등장하는 피리 동아리 '피리과'에서 따온 것. 산뜻한 챔버팝 같지만 뜯어보면 곳곳에서 기묘함이 묻어나던 밴드는, 하지만 EP 한 장 만을 남기고 해산했다. 이후 피리과의 박열은 새로운 밴드 피기비츠를 결성.


48. 이민휘 Minwhee Lee - 빌린 입 Borrowed Tongue (2016 / 자주제작)


영화음악을 더 깊게 공부하기 위해 유학길에 오른 이민휘가 유학 중 발표한 첫 번째 솔로 음반 [빌린 입]의 동명의 타이틀곡. 내밀한 포크송에 소규모 챔버 사운드와 현대시를 연상시키는 노랫말을 결합해 아름다운 사이키델릭 팝 음반을 완성했다. 이후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이민휘는 '기억의 전쟁', '작은 빛' 등 다양한 영화와 전시 등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49. 더핀 The Finnn - 여우에게 To Fox (2010 / 루비살롱 레코드)


2010년 열린 지산밸리록페스티벌에서 무료로 배포한 데모가 록팬들의 입에서 입으로 회자된 직후 [Beatles over Zeppelin]이란 도발적인 타이틀의 앨범을 발표하며 이목을 끌었다. 갓 성년이 된 청춘의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듯한 가사와 꾸밈없고 유려한 멜로디로 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멤버의 교통사고로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2017년부터 리더 임장현의 원맨 밴드로 몇 곡의 싱글을 발매, 2018년에는 7년 만의 정규앨범 [19860205](2018)을 발표했다.


50. 피기비츠PIGIBIT5 - Speedoguy #2 (2011 / 비트볼 뮤직)


피리과의 박열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인디록 밴드. 피리과 시절부터 엿보이던 서브컬쳐에 대한 애정이 전면화되어 서브컬쳐에 대한 직접적인 인용과 기묘한 서사로 점철된 인디록으로 완성되었다. 밴드의 데뷔 앨범 [Cherryboy Revolution] 수록. 이후 피기비츠는 인디록의 한계를 시험하는 두 장의 풀렝스를 더 발표하였고, 리더 박열은 자신의 레코딩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던바에서 여러 아티스트의 작업을 도왔다.


51. 부산아들 Busansons - 불빛 Light (2019 / 자주제작)


부산 / 경남 기반의 펑크록 밴드 식보이즈와 일요일의 패배자들에 각각 몸담았던 김신영과 전우현이 결성한 포크 듀오. 견해 차이로 인한 해산 이후 김신영은 서울로, 전우현은 일본으로 향했다. 부산아들의 이름으로 된 첫 음반이 나온 것은 김신영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이후로, 아내 조주영의 주도로 한창 활동할 당시 부산의 펑크록 밴드 지니어스의 드러머 케이시가 레코딩 해두었던 음원 중 일부를 추려 [계절의 순간]이란 제목의 EP로 발매했다.


52. 전복들 Cosmic Abalone - 원정이는 깔끔해 3 Time Showers A Day (2018 / 자주제작)


‘기타팝 아나키스트’를 자처하는 대구의 기타팝 밴드. 프론트맨 고창일의 주도로 고등학교 동창 넷이 모여 결성한 밴드 우주전복을 전신으로, 2010년대 중반 새로운 이름 전복들로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원정이는 깔끔해’는 싱글 [우주가 전복해]에 수록, ‘원정이’는 우주전복 시절의 멤버 이름이다. 기타팝의 3요소로 ‘친절함, 쉬움, 사랑스러움’을 뽑는, ‘그저 동네밴드로 친구들과 함께 늙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는 고창일은 전복들 외에도 대구의 인디씬을 다루는 웹진 빅나인고고클럽의 편집장으로 다양한 음악들을 소개하고 있다.


53. 실리카겔 Silica Gel - 뚝방길 Ttukbang-gil (2017 / 붕가붕가레코드)


“Brave New Sound”라는 찬사와 함께 첫 풀렝스 [실리카겔](2016)을 통해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신인상, EBS 스페이스 공감 올해의 헬로루키 대상, 한국콘텐츠진흥원 K-루키즈 대상을 받는 등 인디씬에서 신인이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주목을 다 받은 실리카겔이 멤버들의 군입대로 잠시 간의 휴지기를 가지기 전 발표한 EP [SiO2.nH2O]에 수록. 꽉 짜인 인디록 사운드를 선보인 첫 풀렝스에 비해 한결 여유롭고 자유로운 사운드를 담고 있다.


54. 아나킨 프로젝트 Anakin Project - 깡깡총 체조 (2008 / 내방그라운드뮤지션레이블)


아나킨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이를테면 리코더를 아무렇게나 연주하는 남자와 잉탈리안 느와르에서 방금 걸어나온 듯한 표정으로 포크기타를 치는 남자, 그리고 투박하게 베이스를 연주하는 남자 셋이 모여 자기들끼리만 아는 농담 따먹기 같은 곡을 연주한다는 식으로 대충 얼버무릴 순 있겠지만, 어차피 뭐라 설명하건 자기들 마음 가는대로 요리조리 설명을 피해갈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되었건 이 곡은 컴필레이션 [안신나는 땐스뮤직 스페샬]에 수록되었다.


55. 검정치마 The Black Skirts - Dientes (2008 / 루비살롱 레코드)


13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간 재미교포 조휴일의 원맨밴드. 데뷔 앨범 [201]은 미국의 여러 스튜디오를 오가며 레코딩 된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발매 직후부터 ‘본토’의 자유분방함를 담았다는 평가와 함께 큰 화제를 모았다. ‘Dientes’는 [201]이 수록된 곡으로 스페인어로 불리워져 특유의 다국적적인 감성을 극대화한 트랙이다. 이후 검정치마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발매하는 음반마다 큰 성공을 거두며 한국 인디씬의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56. 위댄스 Wedance - 비트와 자장가 Beat & Lullaby (2015 / 자주제작)


노래를 하고 춤을 추는 위보와 기타를 연주하는 위기로 이루어진 일렉트로 팝 듀오. 인디록 / 인디팝 스타일이 혼재된 기발한 댄스뮤직과 독특한 춤사위로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다. 정식으로 유통되는 음반의 형태가 아닌 4~5트랙 정도가 수록된 D.I.Y. 수제 음반 [언픽스드] 시리즈를 공연마다 판매해왔으며 이후 정규앨범 형태를 취한 음반들도 발매했으나 대부분은 역시 정식으로 유통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정식으로 유통하거나 하는데 큰 관심이 없던 것으로 보인다.) '후지 록 페스티벌', '프리마베라 사운드' 등 저명한 페스티벌은 물론, 세계 각 국에서 적극적으로 투어를 진행중에 있다.


57. 성기완 Sung Ki Wan - 내 영혼의 마지막 한 방울 A Last Drop of My Soul (2008 / 비트볼 뮤직)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의 창립 멤버이자 시인, 평론가, 교육자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기완의 솔로 프로젝트. 시인으로서의 세 번째 시집인 '당신의 텍스트'와 함께 발표된 음반 [당신의 노래]에 수록. 총 열세 곡의 수록곡 중 네 곡은 시낭송, 다른 아홉 곡은 대부분 어쿠스틱 기타의 아르페지오나 스트로크에 기반한 심플하고 감성적인 팝 음악을 담고 있다.


58. Yoonkee (곤충스님 윤키) - I Heal You, You Heal Me (2006 / 타일뮤직)


턴테이블리즘이 강조된, 시대를 앞서 간 익스페리먼틀 힙합 앨범 [관광수월래]를 통해 데뷔한 김윤기의 솔로 프로젝트. 첫 앨범에서 '곤충스님 윤키'라는 이름을 사용한 김윤기는 이후 조금씩 이름을 바꾸어 활동해왔다. 런던에 거주할 당시 4트랙 레코더와 함께 만든 [I Worry, Too]는 김윤기의 작업 중에서도 가장 간결하고 편안한 사운드를 담고 있다.


59. 챔피언스 Champions - Gaga (2007 / 석기시대)


델리스파이스와 코스모스, 퓨어디지털사일런스 등에서 활동한 양용준이 주도한 3인조 인디팝 밴드. 틴에이지 팬클럽Teenage Fanclub, BMX 밴디츠BMX Bandits 등으로 대표되는 90년대 기타팝의 에센스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구현했다.


60. 자우림 Jaurim - 오렌지 마말레이드 Orange Marmalade (2000 / 난장뮤직)


홍대앞 인디씬 출신으로서 가장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밴드로 특히 밴드의 프론트맨 김윤아가 (인디씬을 포함한) 한국 록 씬의 여성 보컬리스트 지망생들에게 끼친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밴드가 본격적으로 메이저로 발돋움한 세 번째 앨범 [Jaurim, the Wonderland]에 수록.


61. 골든두들 goldendoodle - 라운드 로빈 Round Robin (2016 / 영기획)


에레나로서의 활동을 종료하고, 일본에서 유학하며 원래의 장기였던 라운지한 감각에 일렉트로닉의 문법을 더한 [Tender Tender Tender](2011)를 현지의 레이블을 통해 발매한 정우민, 그리고 플라스틱 피플과 전자양의 전 베이시스트이자 소설가인 박태성이 결성한 부부 듀오. 단편소설과 노래, 낭독이 결합된 책의 형태로 발매되었으며 2016년의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처음 판매되기 시작했다.


* 포스팅에 포함된 [Tender Tender Tender]에 수록된 정우민의 제인 버킨Jane Birkin의 커버.

62. 보수동쿨러 Bosudong Cooler - 죽여줘 Kill Me (2018 / 보일러 레코드)


부산 출신의 4인조. 2010년대 후반 데뷔한 부산 출신의 밴드 중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와 더불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밴드다. 인디록 / 사이키델릭 팝 사운드가 담긴 [yeah, I don`t want it](2019)를 발매하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중 프론트맨 정주리가 탈퇴해 새로운 보컬을 물색 중에 있다.


63. 공중그늘 Gong Joong Geu Neul - 선 Line (2018 / 자주제작)


꿈결 같은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주도하는 사이키델릭 / 아트팝을 통해 근래의 인디씬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4인조. 멤버들이 함께 자주 가던 공간인 펍 겸 공연장 '공중캠프'와 로컬 기반 협동조합이 운영하던 '우리동네나무그늘'에서 이름을 따왔다. 자주제작으로 만들어진 첫 EP [공중그늘]에 수록.


64. 홍갑 Hongap - 몰라요 (2011 / 오복 레코드)


다양한 음악가를 서포트하는 연주자로서 처음 알려졌고, 이후 포크 / 블루스의 영향을 받은 팝 사운드와 특유의 앳된 목소리가 묘한 조화를 이루는 음악을 선보이며 싱어송라이터로도 데뷔했다. 2011년 첫 음반을 발표, 이후 10년이 안 되는 사이 네 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담담하지만 견고한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했다.


65. 신해경 Shin Hae Gyeong - 모두 주세요 Everything To Me (2017 / 영기획)


2015년, 더 미러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큰 반향이 없었으나 2017년, 신해경으로 이름을 바꾼 후 영기획과 첫 번째 EP인 [나의 가역반응]을 발표하면서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켰다. 어떤날 등의 모던 포크의 영향을 받은 섬세한 멜로디와 슈게이징, 인디록 등의 영향을 받은 몽환적인 사운드로 많은 인디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2020년 발매한 두 번째 정규음반 [속꿈, 속꿈](2020)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66. 비디오로즈 VideoRose - Time Again (2020 / 다이얼레코드)


뉴웨이브 / 인디록 밴드 텔레포니스트의 허철주와 음악 / 시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던 작가 강현우가 결성한 듀오. 2020년 여름 데뷔 싱글을 발표한 신인으로서 레트로한 신스팝에 기반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67. 트위들덤 TweedleDumb - 토까라 토끼 (2004 / 핑퐁사운드)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노래가사로부터 밴드의 이름을 따왔다. 3호선 버터플라이의 김남윤, 모임별의 이윤이, 그리고 엄인성의 뉴웨이브 / 신스팝 트리오. 포스트모던한 노랫말과 자유분방하게 종횡하는 신서사이저로, [탐구생활]이라는 음반의 제목에 걸맞는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68. 공중도둑 Mid-Air Thief - 쇠사슬 These Chains (2018 / 자주제작)


작고 복잡한 소리들이 촘촘히 레이어드 된, 세밀한 추상화 같은 음반 [무너지기]에 수록. 프릭 포크 / 전자음악에 기반해 있되 무엇으로도 규정되지 않는, 독보적인 소리의 탑을 쌓아올렸다. 제16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물론 월드와이드 씬에서도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69. 트램폴린 Trampauline - Anthropology (2011 / 파스텔 뮤직)


차효선의 원맨밴드로 시작, 두 번째와 세 번째 음반부터 각각 I Love JH의 김나은과 도나웨일의 정다영이 합류해 트리오로 활동했으며 세 번째 음반 [Marginal] 활동이 끝나고 김나은은 파라솔에, 정다영은 아도이에 집중함으로서 다시 원맨 밴드로 돌아갔다. 기품 있는 그루브와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긴 신스팝을 선보여왔다. 두 번째 음반 [This Is Why We Are Falling For Each Other]에 수록.


70. 델리스파이스 Deli Spice - 고양이와 새에 관한 진실 Truth about birds and cats (Or fiction) (2000 / 뮤직디자인)


인디 1세대의 대표적인 밴드, 한국적 모던록의 시작을 알린 델리스파이스의 음반 중 가장 다양한 실험을 선보인 세 번째 음반 [슬프지만 진실...]에 수록. 메탈리카Metallica의 노래에서 음반 제목을 따왔다. 타이틀곡인 ‘고양이와 새에 관한 진실’을 포함, 여러 곡이 방송불가 판정을 받아 이슈가 되기도 했다.


71. 스마일즈 The Smiles - South Pole Sunset (2007 / 비트볼 뮤직)


밴드의 유일한 음반인 [Strawberry T.V. Show]에 수록. 60년대 선샤인 팝을 현대적으로 리이슈한 듯한, 특히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였다. 스마일즈라는 밴드의 이름부터 브라이언 윌슨Brian Wilson의 [Brian Wilson Presents SMiLE](2004)의 변형. 밴드의 베이시스트는 이후 장기하와 얼굴들, 이날치의 멤버이자 영화음악 감독으로 활동하게 되는 정중엽.


72. 아도이 ADOY - Wonder (2018 / 엔젤 하우스)


이스턴 사이드킥과 스몰오의 오주환이 주축이 되어 결성, 2020년 현재 D.I.Y.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뮤지션 중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여주고 있는 밴드. ‘커머셜 인디’라는 다소 아이러닉한 지향을, 그러나 설득력 있는 음악과  뚜렷한 행보를 통해 차근차근 입증해내고 있다.


73. 달콤한비누 Sweet Soap - 걸음 걸음마다 Step By Step (2008 / 비트볼 뮤직)


조용석의 원맨 밴드 달콤한 비누의 유일한 음반 [Appetizer]에 수록. 정작 본인은 레코딩이 끝난 직후 입대하기 되어 최종완성본을 들어보지도 못한 채 발매되었다. 유치한 듯 하지만 정감 있는 기타팝 사운드를 선보인 음반에는 정중엽, 페퍼톤스의 신재평, 에레나 등 수많은 뮤지션이 참여했다.


74. 싸지타 Sagitta - Hello World (2005 / 비트볼 뮤직)


인디 1세대를 대표하는 밴드 코코어의 이우성이 부인인 이정은과 결성한 듀오. 얼터너티브 / 사이키델릭 사운드가 주를 이루던 코코어의 잔향이 남아있는 동시에, 60~70년대의 아트포크 등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포크팝을 선보였다.


75. 황푸하 Hwang Puha - 외부인 Speculator (2020 / 자주제작)


포크 싱어송라이터 황푸하가 2020년 발표한 [우리집] EP에 수록. 목회자로서 사목 활동을 하는 동시에 여러 젠트리피케이션 현장에서 연대해온 황푸하가 추구해온 가치를 간결한 포크팝의 형태에 가뿐하게 담아냈다. 그간 함께 활동해온 바이올리니스트 황예지, 베이시스트 정수민과 3인조로 '자화상 트리오'를 결성, 트리오 포맷으로 연주한 첫 음반이다.


76. 새소년 SE SO NEON - 긴 꿈 A Long Dream (2017 / 붕가붕가레코드)


2020년 현재 인디씬에서 주목받고 있는 라이징 아이콘 중 하나인 황소윤이 이끄는 밴드. '긴 꿈'은 밴드가 처음 낸 싱글이자 역시 처음으로 발표한 음반인 [여름깃] EP의 수록곡이다. 일면식도 없던 작가 츠치야 호지Hoji Tsuchiya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 섬세한 뮤직비디오도 싱글의 완성도를 올리는데 한 몫을 했다. EP [여름깃]을 통해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신인 부문과 최우수 록 노래 부문을 수상한 새소년은 멤버의 군입대 등으로 인해 2018년 말, 1기로서의 활동을 마치고 밴드를 정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77. 넌 아만다 You are Amanda - 풍경의 속도 Velocity of landscape (2019 / 음악부)


2014년 결성, 2016년 데뷔 EP [열대야](2016)를 발매한 모던록 밴드. 2000년대 이후 맥이 끊기다시피 한 '아마추어리즘에 기반한, 심플한 연주와 간명한 멜로디와 가사의 한국식 모던록'을 이어간 몇 안 되는 밴드다. 많은 인디 뮤지션들의 작업공간이자 아지트인 머쉬룸 레코딩 스튜디오의 자체 레이블인 음악부에서 발매.


78. 김뜻돌 Meaningful Stone - 꿈에서 걸려온 전화 A Call from My Dream (2020 / 자주제작)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샤워를 해야해', '아참' 등이 D.I.Y. 비디오를 공개하며 인디팬들의 관심을 모으게 되며 본격적으로 인디씬에 진입, 헬로루키 본선 등에 진출하며 가장 주목받는 신인의 반열에 올랐다. 첫 번째 정규 음반인 [꿈에서 걸려온 전화]는 그간의 기대에 부응하듯, 아티스트의 독특한 개성을 잘 살린 트랙들로 가득차 있다. 실리카겔의 기타리스트이자 놀이도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춘추가 공동 프로듀스, 새롭고 도전적인 감성의 인디팝을 선보이고 있다.


79. 푸르내 Bluestream - 야생의 밤 Desire and Me (2016 / 자주제작)


2010년대 초, 우수 어린 인디록으로 인디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밴드 얄개들이 해체한 이후, 밤신사에서 활동을 이어가게 된 송시호를 제외한 멤버 유완무, 이경환, 정원진이 (공식 소개를 인용하자면) 파릇파릇한 신인 김성준과 밴드. 도시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감성을 건조함과 낭만을 오가는 노랫말과 사운드로 표현했다.


80. 룩앤리슨 Look and Listen - Wake Up (2012 / 비트볼 뮤직)


한국에선 흔치 않은 걸펑크를, 높은 완성도로 들려준 3인조. 장기하와 얼굴들의 프로듀서이자 기타리스트, 그리고 펑크록 애호가인 하세가와 요헤이가 첫 번째 정규 음반의 프로듀서를 맡아 함께 과감하고 도발적인 펑크팝 사운드를 선보였다. '홍대 여동생'이란 별칭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본인이나 친구들은 '펑크 국모'라는 표현을 더욱 자주 사용했다.


81. 이설아 Lee Seol Ah - 그냥 있자 Stay (2017 / 어웨이크)


제24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최연소로 참가해 금상을 수상, 다음 해인 2014년에는 'K팝스타 시즌 4'에 출연해 역시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여러 드라마의 OST에 참여해 목소리를 보태면서 싱글과 EP 등을 통해 자신의 작업도 꾸준히 발표해나가고 있다. 제주도에서 촬영한 비디오와 물 속을 거니는 듯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싱글.


82. 샘미 Samme - Dami (2019 / 자주제작)


"인디팝은 스물한살에도 좋고 서울아홉에도 좋네요."라는 자신에 대해 직접 쓴 코멘트를 제외하곤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신인. 그러나 음악에선 일관성 있게 트위팝의 정수를 추구하고 있다.


83. 우효 OOHYO - 민들레 Dandelion (2017 / 문화인)


기교 없이 담백하나 매력적인 보이스가 좋은 곡과 만났다. 대중적이고 간결하되 빈틈 없는 어레인지로 도회적인 챔버팝의 한 전형을 구현해낸다. 독특하지 않아 보이는 첫 인상 내지는 선입견과 다르게, 뜯어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인디팝 / 발라드.


84. 삐삐밴드 Pippi Band - 슈퍼마켓 Supermarket (1995 / Song's Studio)


메인스트림의 유통 환경을 거쳐 내놓은 작품임에도 90년대의 얼터너티브한 시대 정신을 담은, 실은 그보다 몇 발자국 더 나아간 작업을 선보인 선구자들. ‘센세이셔널’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첫 음반 [문화혁명]에 수록.


85. 박문치 PARKMOONCHI - 네 손을 잡고 싶어 I Want To Hold Your Hand (2018 / 매직스트로베리)


유튜브 세대의 레트로. 아티스트의 연령을 고려할 때 동세대로서 경험해볼 수 없었던 과거의 유산을 트렌디한 맥락에 접목시켜 성공적으로 리뉴얼 해냈다. 정교하게 조율된 음원 버젼도 좋지만 온스테이지를 통해 공개된, 유튜브 댓글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길잃은 어린애 끌려온 예비군 소아과 원장 선생님 숨겨둔 존재감을 드러내는 도덕선생님 한글과 컴퓨터 설치해주는 사람 풍성한 주호민”을 모두 담은 강원우가 출연하는 버젼의 파괴력은 엄청나다.


86. 다브다 Dabda - Journey (2020 / 자주제작)


2010년 대전에서 처음 결성, 여러 멤버를 거치며 오랫동안 준비해온 첫 풀렝스 [But, All The Shining Things Are]에 수록. 자신들의 음악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수사 ‘파스텔 사이키델릭’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달콤쌉싸름한 매스록을 담아냈다.


87. I Love JH - Passing By (2006 / 자주제작)


당대 유행하던 소위 ‘이모 계열’의 음악을 추구하는 밴드로 자신들을 소개했으나 (현재의 관점에서는) 저스트 인디팝. 순도 높은 인디팝을 담은 몇 곡의 싱글과 한 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했다. 이후 트램폴린과 파라솔 등에서 활동하게 되는 김나은이 처음 멤버로 연주한 밴드이기도 하다.


88. 김일두 Kim Ildu - 뜨거운 불 Hot Fire (2020 / 두루미 흥업)


부산의 펑크록 / 포크 싱어 김일두가 2020년 발매한 신작 [꿈 속 꿈]에 수록. 포크 기타 혹은 일렉트릭 기타가 주도해온 기존의 작업과는 다르게 톡식바이어스플뤠르아이비, 다미라트 등을 통해 실험적인 전자음악을 발표해온 김창희와 함께 로파이한 신스팝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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