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락울 Jun 07. 2019

비혼에게 필요한 것? 돈!

비혼은 악착같이 돈을 모아야 한다.

노처녀? 골드미스?


결혼하지 않은 여자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각은 이분법적이다. 한 쪽은 히스테리라는 단어가 따라오는 노처녀고 또 다른 한쪽은 화려한 도시의 삶을 즐겨야할 것만 같은 골드미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누구나 골드미스쪽을 고르겠지만 나는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골드미스. 말 자체가 돈이 있는, 돈 좀 쓰는 미혼(혹은 비혼) 여성이라는 말이다. 그와 더불어 따라오는 이미지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대부분 명품을 휘감고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걷는 멋진 커리어우먼일 것이다. 


하지만 정말 비혼으로 살고싶다면 비혼 '여성'들은 반드시 돈을 모아야만 한다.




왜 하필 비혼 '여성'만 돈을 모아야 하나요? 남성은 상관없나요? 


물론 남성도 돈을 모으면 좋겠지. 하지만 남성은 돈을 모으는데 그렇게 악착같을 필요가 없다. 그들은 임금의 수준이 여성보다 높기 때문이다. 임금 상승률도 높은 편이고 이직을 하기도 쉽다. 여성은 아무리 비혼이라고 외쳐도 "그런 애들이 더 일찍 가더라" 라는 남의 판단을 후려치는 말들로 회사에 간택당하기가 쉽지 않다. 커리어 짱짱한 여성이라면 그런 걱정 없을테니 자기 자신을 더욱 갈고 닦아 꼭 필요한 인재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비혼 여성들이 돈을 모아야하는 이유는 첫째, 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어서이고 둘째, 돈이 있어야 선택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첫째, 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비혼은 오롯이 홀로 존재하는 삶을 지향한다. 홀로 존재하는 삶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돌볼 돈이 필요하다. 자연인을 찍으러 속세를 떠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많은 것들을 소비하게 될 것이다. 의식주는 물론이오 나이가 들수록 병원비도 만만치않게 깨지겠지. 시골에 들어가서 살고싶다고 말했던 엄마는 늙으면 병원 가까이에 살아야해서 시골은 안되겠다고 맘을 바꿨다. 나이가 들수록 소비는 사치가 아니라 생존이 된다. (일찍 죽겠다는 사람들에겐 할말 없다. 사람의 생사를 꿰뚫을정도의 통찰력이라면 복채를 내고 싶을뿐)


'외로워서' 결혼한다는 친구들이 있다. 혹은 '영원한 내 편'을 꿈꾸는 친구들도 있다. 난 그들이 진심으로 외롭지 않기를 영원한 내 편과 함께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나는 인간은 모두 외로운 존재이며 영원한 내 편은 동화 속 이야기라고 생각하기에 홀로 존재할 것이다.


동화 속에서 걸어나오면 현실이 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


혼자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돈을 모아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니까!


둘째, 돈이 있어야 선택에서 자유로워진다.


취집이라는 단어가 있다. 신조어라고 하기엔 꽤 오래된, 취업대신 시집가겠다는 말이다. 남성과 동등한 혹은 더 높은 수준의 학력과 능력을 갖춘 요즘 여성에게 취집은 불쾌하기 짝이 없는 단어다. 그럼에도 여전히 심심치않게 "시집이나 가!"라는 식의 대사가 드라마에서 판을 친다. 세상 흐름 놓친 구닥다리 작가일까? 


실제로도 취업을 하지 못한 친구들은 "시집이나 가!"라는 식의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고 한다. 이 나라 이 사회에서는 여자가 아무리 잘나가도 취업하기 힘들고 취업을 해도 버티기 힘들다는걸 어른들은 아는 것이다. "남자친구 있습니까?"라는 지극히 사적인 질문으로 시작하는 취업면접을 뚫고 나면 남자들끼리의 술자리에서 암묵적으로 진행되는 줄타기에 어떻게든 꼽사리 껴야한다. 우리 윗 세대가 보아온 장면들은 죄다 여자가 잘리는 장면들이었다. 그러니 그들에게는 여자가 믿을 건 남편밖에 없다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자가 믿을 건 바람나면 떠날 남편이 아니라 돈이다. 언제든 가부장적인 제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도 돈이고 그 제도안에 발도 들여놓지 않을 수 있게 하는 힘도 돈이다. 


그래서 돈이 필요하다. 


돈이 있어야 우리는 선택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욜로가 가고 가성비가 왔다. 진부하지만 우리는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 꼭 필요한 물건을 적합한 가격에 지불해 합리적으로 소비하는건 쪼잔한게 아니라 현명한 것이다. 쪼잔하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넌 계속 그렇게 살아라 나는 마이웨이 하겠다- 라는 것도 현명한 것이고. 


평생 일하지는 못할 것 같다면 얼른 돈을 모아 자본금을 만들어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 건물주가 되어 달마다 월세를 받는 것도 좋고 주식의 배당금을 받아도 좋고 나 없이도 굴러가는 사업체를 만드는 것도 좋다. 하나 하나 어려워보이지만 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삶은 분명 다르다. 


(여담으로 투자를 해보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코인놀이하다 쪽박된 사람들을 비웃는 걸 보면 재밌다. 분명 훗날 투자로 큰 돈을 만지게 될 사람은 코인놀이하다 쪽박된 사람일 확률이 크다. 실패를 반추하고 더욱 공부해 좋은 투자처를 찾는다면 말이다. 언제나 그랬듯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시작하고 실패한 사람들이 시작해보지 않고 먼발치에서 비웃는 사람보다는 더 앞서나갈 것이다.)


아무리 봐도 다 어렵다면 자기 자신을 꼭 필요한 존재로 만들자. 누구나 원하는 무적병기로 만들자. 


비혼이라면 지금부터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1. 돈은 언제까지 벌 예정인지 

2. 평균 수명보다 10년을 더 산다고 가정했을 때 내가 얼마만큼 쓸지

3. 그렇다면 내가 한달에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 


계산기를 두드리다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아, 돈 모으자! 하고.


매거진의 이전글 욜로? 소확행? 가성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