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존과 팬티라인
최근 운동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유니폼처럼 통하는 '레깅스'. 레깅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예쁜 컬러감과 디자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몸을 탄탄히 잡아주는 안정감과 무엇보다 편안한 착용감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민망하게 여겨졌던 레깅스 패션이 이젠 많은 여성들의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물론 심리적 장벽이 낮아졌다고 '레깅스는 민망하다'는 시각이 없어진 건 아니다. 나만해도 레깅스를 입어봐야겠다 생각만 할 뿐, 선뜻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마 딱 달라붙는 실루엣이 민망해서일 것이다. 레깅스에 대한 니즈가 넘치는 요즘, 모든 여성들이 안심하고 착용가능한 제품을 만들려면 기존 레깅스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고 보완하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내가 재직 중인 여성의류 브랜드 '단색'에서는 필라테스 크로스핏 발레 등 300명의 운동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 여성들이 레깅스에 대해 아쉬웠던 점들을 들어보았다.
1)팬티라인 부각
2)y존 부각
1) 팬티라인
사실 y존 부각이 압도적인 1위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팬티라인이 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남성 회원을 가르치는 필라테스 강사와 발레 전공생들, 헬스 트레이너들 모두 각자의 특수한 이유들로 팬티라인 부각을 신경 썼다. 이들은 팬티라인을 가리기 위해 긴 상의를 입고, 운동 중에도 티를 내리는 등의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팬티라인 부각을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언더웨어를 시도해보기도 했다. 심리스 팬티가 보편적인 시도였고, 속옷의 면적이 좁아 라인이 덜 드러나는 '티팬티'를 착용했다는 분들도 꽤 있었다. 심지어는 언더웨어 없이 레깅스를 착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레깅스를 입기 위해 이렇게나 큰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는 점은 많이 안타까웠던 것 같다. 이런 소중한 의견들을 듣고 나니 자연스럽게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팬티라인 없는 레깅스를 만들면 어때? 팬티 없이 레깅스를 입을 수 있도록!
2) y존 부각
y존 부각은 레깅스를 입는 여성들의 오랜 고민이자, 레깅스가 민망하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색이 짙은 검정 레깅스들도 y존이 선명하게 잡혔고, 밝은 색상에 두께가 얇은 레깅스들에게 y존 부각은 거의 디폴트값(기본값)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모델들이 착용한 레깅스의 색깔이 예뻐보여 구매했는데 장롱 속에 묵혀둬야 했던 경험들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팬티라인 부각을 고민하던 많은 분들이 하던 것처럼, y존 부각을 가리기 위해 운동하는 여성들은 긴 상의를 입고 운동 중에도 내리는 수고로움을 겪곤 했다. 체형에 따라 와이존이 부각되기에, 모든 여성들이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려면 엄청난 연구가 필요했고 수차례의 디자인 수정 작업을 거쳤다. 그러다 국내 최초로 여성의 그날, 패드 대신 팬티를 입으면 되는 '논샘팬티'를 개발한 흡수패드 기술이 떠올랐다. 패드로 와이존을 감싸면, 팬티라인도 y존도 안 보일 것 같은데?
그렇게 세계 최초로 팬티없이 착용 가능한 '자유레깅스'가 탄생했다. 이 제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