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없는 라이프
이만큼 마음 편한 일이 있을까?
우리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고, 자신이 잘 걸어가고 있는지를 염려하며, 내 모습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 지를 염두하며 산다. 요즘은 내 모습 그대로 사랑하자는 바디 포지티브 등의 사회적 열풍이 불고 있어 다행이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많은 걱정을 안고 살았던 것 같다.
뭐 예를 들면 이런 고민들이다. 오늘 나의 룩은 괜찮은지, 화장은 너무 진하거나 옅진 않은 지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고도 기쁨도 잠시, '괜히 먹었다.. 요새 턱살도 붙고 뱃살도 부쩍 늘었는데..' 등의 다이어트 고민들이 자연스레 내 머릿 속을 지배했었다. 나의 주관보다는 늘 남이 나의 기준이었던 과거의 삶.
하지만 남의 눈치를 보느라 한 번 뿐인 나의 소중한 인생을 누리지 못하는 것만큼 아쉬운 일은 없을 거다.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입고,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기본적인 기쁨을 온전히 누리는 것. 사회적 기대와 속도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로 서는 것. '여자라면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내가 원하는 대로 생활하는 것. 미움받을 용기를 갖는 것 등등.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대신 나의 라이프를 살려고 결심한 나는 요즘 이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째, 노메이크업을 지향 중이다. 지난 6년간 나는 예뻐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내면의 결핍을 채우는 대신 보이는 결점을 가렸던 세월은 공허함 그 자체였다. 나를 치장하는 시간을 나를 계발하는 데에 쓰기로 결심한 것! 처음엔 낯설었지만 노메이크업으로 지내다보니 화장을 하고 지우는 행위들이 얼마나 노동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노력은 편안한 옷을 입는 것. 예쁘지만 신경 쓰이는 옷보다 편안한 차림이 나의 하루를 기분 좋게 한다는 걸 여실히 느끼고 있다. 스키니진은 버린 지 오래! 그 대신 와이드 팬츠를 입는다. 다리를 압박하지 않으니 얼마나 편안한 지 모른다. 또 와이어 브라 대신 심리스 브라와 팬티를 착용한다. 부드러운 원단, 부드러운 착용감의 심리스 속옷은 숨쉬기에도 편하고 세상 편안하다.
남에게 보이는 아름다움보다 나를 위한 편안함이 이렇게 삶의 질을 높여줄 지 몰랐다. 많은 것을 신경 쓰는 것보다 단순하게 사는 것이 결국 심신이 건강한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