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하고 부드러운 침대 시트 위에서 아침을 맞는 것만큼 편안하고 기분 좋은 일은 없는 것 같다.
아, 다시 생각해보니 편안한 이유 비단 침대보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답답한 속옷과 옷 모두 던져버리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홈웨어로 잠에 들고 아침을 맞이하기 때문 아닐까?
낮도 밤같이 편안했으면 좋겠지만.. 현대인들은 잠자는 시간보다 활동하는 시간이 더 길다. 수면 시간이 약 7시간이라면 직장인 학생 가릴 것 없이 외출 시간은 최소 8~10시간. 답답한 옷과 속옷을 입고 있는 낮이 밤보다 더 긴 셈이다. 부드러운 이불과 홈웨어... 낮에도 이렇게 편한 옷과 속옷을 입는다면 얼마나 심신이 편안할까?
최근 요가와 명상, 호흡하는 방법을 배우다보니 몸과 마음은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깊은 심호흡이 우리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듯, 편안한 차림이 편안한 마음과 일상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20대 초반엔 예쁘게 보이는 옷과 속옷에 집중했다면, 20대 후반에 접어드는 지금 '편안함'만큼 중요한 건 없다는 걸 느낀다. 비단 옷 뿐이랴. 편안한 사람, 편안한 카페, 편안한 산책로. 편안함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요즘 내 몸에 편안함을 선물하기 시작했다. 바로 레깅스와 노와이어 브라다. 레깅스는 몸을 압박한다고 생각해서 시도하지 않았는데, 새삼 너무 편안하다는 걸 깨닫고 매일같이 입는 중이다. 여름이 다가오면 쇼츠 (길이가 짧은 레깅스) 도 구매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심리스 브라와 팬티는 정말 신세계였다. 사람들이 심리스 심리스 할 때 흘려들었는데, 이렇게 안 입은 것처럼 편안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편안한 옷을 입으면서 깨달은 점은, 나를 불편하게 하는 요소들이 사라지니 생각마저 투명하고 편안해졌다는 것. 나에게 더 집중하기 위해 앞으로 계속 편안하게 살고 싶다. 편안한 몸과 편안한 마음,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