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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상의 기록 Feb 01. 2024

문화적 허영에 대해

부족함을 느껴야 채워진다

애플 뮤직 클래식이 런칭되고 자주 듣고 있는 손열음의 연주 앨범 
허영이 없으면 문화적으로 다음단계로 도약할 수가 없어요. 허영이 있다는 건 자기 마음속의 빈 곳을 스스로 의식한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걸 채우려고 노력하고 허영이 없으면 자기 스스로 충만하다고 생각하기에, 뭔가 다른 걸 자기마음으로 초대할 만한 구석이 없어요. 지금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데 왜 내가 타르코프스키를 보며 괴로워야 돼? 이런식인거죠. 그러면 그 사람은 어떤 특정한 문화적 시선,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에 대해 영원히 문을 닫아버리는거예요.  - 이동진 평론가 -


1. 얼마전에 인상깊게 읽은 허영에 대한 이동진 평론가의 인터뷰 글귀. 마흔이 넘어서부터는 스스로의 객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나의 마이너한 취향이 가끔은 허영으로 보일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었다. 조금 더 좋은 영화를 찾아보고, 조금은 다른 음악을 들어보려하고.. 그렇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기도 하고.. 이런 작은 재미들이 나의 문화적 욕망을 채우는 방식이라 생각했다. 그게 혹여 문화적 우월감 혹은 허영으로 비취질수도 있겠다는 작은 우려와 걱정들이 있었지만,  이동진 평론가의 이 허영에 대한 생각으로 모두가 하늘로 날아가버렸다. 부족함을 채우려는 욕망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만드는 것을 허영이라고 표현된다면.. 그 허영. 이제는 부끄럼없이 당당히 끄집어 내리라. (그런데... 어릴땐 일부러 있는 척해보일려고 비주류 문화에 관심있었던 것은 부끄럽지만 사실임)  


2. 우리동네에서는 상영관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추락의 해부"가 드디어 동네 근처 롯데시네마에서 주말 예매가 가능해졌다! 이번주 토요일! 오랫만에 조조로 예매완료 !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면 항상 믿고봐야 함) 추락의 해부말고도 켄로치의 "나의 올드오크"도 봐야하고 바튼아케데미, 가여운것들까지...기대작이 쏟아져나와서 당분간 행복할 예정. 


그냥 피곤해보이는 선비
차가운 술을 담으면 어느새 취객으로 변신!

3. 국립중앙박물관 뮤지엄샵에서 파는 김홍도의 취객선비 술잔세트.. 너무 가지고 싶어서 들어가보니 이미 품절.. 역시 나처럼 취향저격 당한 사람이 많았던게야... 와이프에게 이 술잔을 보여주니 김홍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줬다. 김홍도가 딱 1년동안 사라진 시기가 있었는데.. 같은 시기에 일본에서 샤라쿠라는 천재 화가가 갑자기 등장해 10개월동안 딱 140점의 그림만 남기고 다시 사라졌다는 것. 너무 재미있어 찾아보니 이미 미술학계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였다.  "김홍도는 샤라쿠인가?"  이 이야기를 듣고나니

저 취객선비 술잔을 더욱 가지고 싶잖아...ㅜㅜ 


4. 참! 어제 킥복싱하러 갔는데...버피 안했다..ㅎㅎ 


단상의 기록 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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