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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상의 기록 Feb 09. 2024

후배의 브랜드

TISLO 핸드크림을 선물 받다

TISLO 시더우드 앤 콰이어트 모먼트 핸드크림


1.  “오빠 요즘에 산에 자주 다니던데 이거 챙겨 발라봐요!!” 하고 대학교 후배 KM이 핸드크림을 보내줬다. 안 그래도 겨울이 되니 손끝이 자주 꺼칠해지긴 했었는데. 잘되었다 싶었다. 학교 다닐 때 KM은 나를 싸부라고 불렀고, 나는 그런 KM을 쩨자라고 불렀다. 뭔가 내가 이 친구보다 내공이 많다거나, 내가 가르쳐준 게 많아서가 아니라 어쩌다 보니 대학 때의 애칭이 서로 마흔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대학 때  마케팅 수업도 같이 많이 들었고, 기숙사부터, 졸업 후 오랫동안 다닌 광고회사까지 쩨자와는 삶의 경로가 겹치는 지점들이 많았다. 그 후 나는 자동차 회사의 마케터로, 쩨자는 대기업 뷰티 담당 마케터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몇 년에 한 번 가끔씩 과후배들의 결혼식에서 가끔씩 보게 되어도 쩨자는 그리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 들지 않은 몇 안 되는 후배이다.


쩨자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 중에서 자기 일에 정말 최선을 다하는 친구로 일에 대한 욕심과 애정이 가끔은 존경스럽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멋진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면 딱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은 쩨자밖에 없다. 그런 친구가 이번에 브랜드를 론칭하고 여기저기 열심히 파라다이스 시티, 현대백화점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자기 새끼 같은 브랜드를 어떻게든 걸음마를 떼어보게 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러한 애정과 고생을 너무나 잘 알기에 쩨자가 보내준 핸드크림의 뚜껑을 열고 크림을 손에 바른 순간 시더우드와 화이트 머스크의 고급스러운 향기는 쩨자의 향기가 되어 내 손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


신생 브랜드 하나를 론칭하고 잘 키워서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브랜드로 안착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욕심 많고 애정 가득한 쩨자는 이 브랜드를 어떻게든 성공시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핸드크림 선물을 계기로 정말 오랜만에 쩨자와 각자 바쁜 일을 정리하고 한 달 후 점심약속을 잡았다. 졸업 후 20년이 지났지만 분명 대학교 때의 싸부와 쩨자의 모습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거라 상상된다.


TISLO : https://tislo.co.kr​​


2. 작년 시작하길 잘했고, 꾸준히 노력했다고 생각했던 것이 주 3회 킥복싱, 주 1회 등산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녁을 먹고 운동을 가는 게 루틴이 되었고, 주말 한 번은 꼭 등산을 하기로 다짐하고 그 약속들은 지금도 계속 지키고 있는 편이라, 일 년 동안 정말 스스로에게 잘했다 싶은 것들이다. 올해 여기에 3가지 목표를 추가하려고 하는데, 하나는 이렇게 브런치에 매일 글쓰기, 러닝 도전하기, 그리고 한 달에 한 권 이상의 책 읽기다. 브런치는 이제 열 번째 글쓰기가 되었고, 조금씩 재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러닝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가까운 곳부터 시작해 보고 폐활량과 체력이 어느 정도 된 시점에서 가벼운 러닝 액티비티도 도전해 볼 계획이다. 마지막은 책 읽기인데.. 요즘 자기 전 스마트폰을 열어서 인스타 따위를 보다가 잠들곤 하는데 불량식품같이 도파민만 자극하는 숏폼 컨텐츠가 뇌가 휴식할 시간을 안주는 것 같아서 자기 전 책 읽기로 이러한 자기 전 패턴들을 바꿔보려고 한다. 주 3회 운동, 주 1회 등산에 하루 한번 글쓰기, 러닝, 책 읽기까지 모두 다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생산성 없는 게으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찌든 아저씨가 되지 않는다.


3. 어제 글 쓴 바와 같이 걸어서 왕복 20분 거리 맥도널드에서 새로 나온 맥그리들을 먹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중. 메이플 시럽이 발라진 (정확히는 메이플 향 시럽이겠지만) 핫케익 번에 소시지 에그로 먹었는데

핫케익 번은 부드럽고, 달콤한 게 아주 건강에 안 좋을 맛이다. 역시 걸어서 오길 잘했다 싶었다. 이제 집까지 걸어가서 입이 행복했던 맥그리들의 죄를 없애줘야지!

맥도널드 소시지에그 맥그리들 세트


4. 어제 해창막걸리 12도는 못 마셨다. 원래 집에 있던 막걸리 한 병을 마시고 그다음에 마시려고 했는데… 어떻게 막걸리를 한 번에 2병씩 먹냐는 와이프의 호통에 해창막걸리와의 만남은 다음으로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슬펐던 어제저녁이었다. 해창막걸리 12도야 내 연휴 중에 너를 다시 찾아줄게. 잘 숙성되고 있어라.


단상의 기록 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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