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고 싶은 게 명절음식
1. 원래 우리 집의 명절 풍경은 이천에 있는 큰집에 전날 가서 명절 음식을 하고, 다음 아침 일찍 30명이 넘는 대가족이 모여 함께 차례를 지낸 후 각자의 본가로 돌아가서 오후 시간을 보내고 귀가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적어도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는… ) 코로나로 인해 명절 때 큰집에 모이는 것이 자연스럽게 없어진 이후부터는 그다음 명절은 1박 2일이 아니라 명절 당일치기로, 전 같은 명절 음식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체면치례의 설선물도 하지 않고, 그 돈을 모두 모아서 맛있는 음식을 사서 같이 먹는 방식으로 바뀌게 되었다.
지난 추석에는 한우 등심과 토마호크였고, 올해는 킹크랩으로 결정, 다행히 집 근처 연중무휴 24시간 하는 대형마트에서 설날 아침에 싱싱한 킹크랩을 살 수가 있었다. 점심은 함께 빚은 만두를 넣은 떡국으로 먹고 저녁이 돼서야 킹크랩을 대형찜기에 넣고 30분을 찌고 나서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몇 번 명절을 지내다 보니, 큰집에 가서 제사를 지내는 부담감보다는 우리 가족만 함께 오붓하게 쉬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명절이 더욱 큰 즐거움이 되었다 (며느리들은 아닌가?) 대형 킹크랩 이벤트에 즐거워하며, 너무나 잘 드시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치과 치료 중인 아버지는 잘 못 드심) 가족들과의 행복한 시간이 명절의 본질이라는 것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늘 큰집에 가셔서 대가족이 모여 함께 차례를 지내고 싶으신 아부지의 바램은 이제 더 이상 들어드릴 수 없는 불효의 과제가 되어버렸다. (아빠 미안)
2. 어제부터 새로 보기 시작한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정말 오래전에 원작 웹툰을 재미있게 봤었는데.. 정말이지 너무 오래되어서 원작의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 3화까지 봤는데 생각보다 흡입력 있는 스토리 전개에 이번 설연휴에 열심히 달릴 것 같은 느낌. 주연인 최우식의 연기를 보며 항상 느꼈던 생각인데.. 무기력 연기에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최우식을 능가하는 배우는 없는 것 같다. 어찌 저렇게 대책 없고 생각 없음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바람 빠진 풍선 같은 연기랄까? 이제 남은 연휴 이틀 동안 열심히 달려야지.
3. 어쩌다 우연히 알게 되어서 가끔씩 듣는 <grentperez>의 only about love 얼굴도 모르고 음악만 들었다가 지금 뮤비도 처음 봤는데… 뭐지 이 B급 감성은? 암튼 노래는 좋습니다.
단상의 기록 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