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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상의 기록 Feb 21. 2024

이기심의 재정의

영리한 이기심과 멍청한 이기심

이기심 (利己心) [이ː기심]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마음.



1. 흔히들 이기적이라고 표현하면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여 남은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끔씩 정말 이기적인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한다.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판을 짜려면 모든 상황과 사람들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당장 눈앞의 작은 욕심만 탐하면 사람들은 쉽게 눈치채고 모든 과정과 결정에 쉽사리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늘 내 앞에 놓인 선택이 나의 작은 욕심 혹은 과욕이 아닌지 늘 고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내 것을 조금 내려놓을수록 결과적으로 큰 목적을 이루는데 방해되는 것들이 하나둘씩 사라짐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나도 매일매일 작은 욕심을 고집하다 많은 후회를 하고 있다.)  


가끔씩 당장 손안에 쥐어지는 작은 욕심을 고집한다거나, 내 일이 아니라고 눈앞에 보이는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다거나, (혹은 쉽게 휙 버린다거나...) 마트에서 물건을 담았다가 마음이 바뀌어 아무 곳이나 던져놓는다거나. 하는 이런 사람들을 보면 이기적이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관계적 지능이 떨어진다고 생각이 든다.

정말 이기적인 사람들은 모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드는 사람들이다. 당장은 손해라고 느낄 수 있지만 모든 것은 결국 자신에게 작던, 크던 이익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  타인에 대한 대가 없는 배려, 공동체를 위한 생각과 실천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난 나는 이기심이라는 표현이 좀 더 다르게 쓰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영리한 이기심과 멍청한 이기심 같은 표현으로 나누면 어떨까?

본인이 똑똑해서 본인의 것을 잘 챙기는 게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바보야 그건 지능의 문제야!"라고 이야기해 주면 좀 더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혼자만의 상상을 해본다.  


2. 대학 때 활동했던 동아리 현역 후배들이 인스타에 동아리 신입생 홍보 영상을 올렸다. 85년에 만들어진 우리 동아리, 몇 번이나 망할뻔한 동아리가 코로나를 거치고도 꿋꿋하게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역대 최다 인원..) 후배들이 가끔씩 전해주는 소식을 보면 나의 대학 전부였던 동아리가 기억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있어 얼마나 고맙고, 감동스러운지 모른다. 나는 늘 후배들에게 "선배들이 해왔던 방식은 신경 쓰지 말고 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해! 그게 현재의 정체성이야."라고 이야기해주곤 한다. 적어도 기억 속으로 사라지는 것보다는 내가 사랑했던 공간을 꿋꿋이 지켜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특하고 고마운 일이 아닌가 싶다.
3월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되면 후배들의 잘 지켜준 동아리방에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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