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상의 기록 Apr 09. 2024

대안의 식빵

윤리적 소비는 쉽고도 어렵다

기흥역 블럭 제빵소 우유식빵

SPC 노동자 사망 사건 이후로 자주 사 먹던 파리바게트의 식빵은 거의 사 먹지 않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맛있는 식빵 전문점을 찾아다니게 되었는데 그나마 걸어서 갈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차로 몇 분 거리에 맛난 식빵 전문점을 알게 되었다. 기흥역 인근에 있는 <블럭 제빵소>인데, 어쩌다 지나갈 일이 있으면 꼭 들려서 식빵을 사가는 편이다.


여기 우유식빵과 올리브식빵, 초코식빵이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식빵으로 그중 까만 올리브가 가득한 올리브식빵은 와이프의 최애 식빵이다. 얼마 전까지는 언제나 가도 쉽게 살 수가 있었는데 찾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는지 최근에는 아쉽게도 갈 때마다 없어서 오늘 사장님께 물어보니 "이제 올리브식빵은 금요일에만 만들어요"라며.. 안타까운 소식을...(금요일은 이곳을 지나갈 일이 거의 없어서..ㅜㅜ)


그래도 우유식빵과 초코식빵은 여기의 메인 시그니처 식빵인지라 올리브 식빵을 사지 않아도 다른 빵집 기준으로는 훌륭한 식빵을 즐길 수 있다.  사실 <블럭 제빵소> 보다 더 좋아하는 최애 식빵집은 미금역에 있는 <한나식빵>인데 딸아이 눈 때문에 미금역 유명한 안과를 방문했다가 무언가 포스가 있어 보이는 식빵집 외관을 보고 '저기는 분명 맛있는 빵집일 거야'라는 직감으로 방문했다가 인생빵집이 된 곳이다.


우리 가족의 맛있는 식빵의 기준은 빵을 굽거나 무언가를 바르지 않아도 식빵만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느냐인데 평소 그냥 맨 식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게도 <블럭 제빵소>와 <한나식빵>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우유식빵은 그냥 식빵 자체로도 맛있게 먹는 편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집에서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서 빵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따끈따끈한 식빵을 살 수 없다는 점인데... 언젠가 시간에 맞춰 방문해서 갓 구워져 나온 식빵을 먹어보는 것이 도전과제처럼 혼자만의 미션이 되었다.


어쩌면 조금 더 윤리적인 소비를 위해 다른 대안을 찾는 행위가 오히려 더 나은 선택으로 자리 잡게 된 케이스랄까? 우리는 어쩌면 생활 속 편의라는 이름 하에 암묵적으로 비윤리적인 거대기업의 침묵의 동조자가 되어버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끔씩 하게 된다. 사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너무나 편리한 대형마트와 유명 커피숍을 자주 방문하는 나 자신의 이중성을 뒤돌아 보면 참 어처구니가 없는 세상 가벼운 존재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단상의 기록 071

작가의 이전글 아저씨의 게임생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