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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상의 기록 Apr 23. 2024

파킨슨 아부지와 가족여행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호이안 야경풍경

사실 어무니 칠순기념으로 다당여행을 추진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아부지의 파킨슨 때문이었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한 탓에 하루에 3번 드시는 파킨슨 약을 드시면 정상적인 생활은 무리가 없기에 베트남 같이 가까운 해외여행은 다녀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얼마 전에 약 용량도 조금 늘렸더니 거동이 훨씬 빠르고 부드러워져서 예전보다 더 이상 없이 다닐 수 있었다.


올해 76이신 아부지와 70이 되신 어무니도 이제 자식들과 이렇게 여행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셨는지...  작년에는 동생네 부부와 태국방콕 여행을 다녀오시고, 올해는 아들 둘과 단촐하게 다낭여행, 내년에는 가까운 일본에 다녀오실 계획을 세우셨다. 아마도 더 이상 다니기 힘드시기 전까지 그전에는 못 다녀보신 곳을 부지런히 다닐 계획이신가 보다.


어무니 식당 서빙일을 도와주시는 아버지는 하루 일당으로 어무니한테 2만 원씩 받으시는데.. 그걸 차곡차곡 모으셨다가 이번 여행에 경비에 70만 원을 보태셨고, 아부지의 지원으로 가족여행은 더욱 풍족하게 부족함 없이 지내다 올 수가 있었다. 특별히 돈 쓸 일없는 아부지가 하루 알바비로 받는 돈을 모아 이렇게 가족들이 뜻깊은 시간을 만드는 여행에 보템이 되었다는 사실 만으로 아부지가 어무니 식당을 더욱 열심히 도울 계기가 되었다는 건 우리 가족 모두에게 중요한 사건이 되었다.


부지런히 아부지와 어무니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놨다. 10초 정도 짧게 짧게 찍어 합치니 대략 10분 정도가 되었는데... 잘 편집해 언제든 보시고 또 친구분들이나 친척분들에게 자랑하실 수 있게 유튜브에 업로드를 할 계획이다. 몇 년 후 가족모두가 본가에 모여 이 영상을 함께 보며 즐겁게 회상할 수 있겠지?

얼마 남지 않았다. 부지런히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자주 만들어야 한다. 비록 어릴 때는 뭐 하나 제대로 해주는 부모님이 너무나 서운했지만.. 그러한 부족함이 있었기에 지금 채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아주 오랜 후에 절대 후회가 남지 않도록 자식 노릇 제대로 할 계획이다.

아부지!! 그때까지 건강하기만 하세요!! 우리 할께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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