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지 않는 것은 정말 쉽다.
바쁘다는 핑계를 델 수 있기가 점점 더 쉬워진다는 것은
생각보다 달콤한 유혹이었고, 책 읽는 것을 언제나 뒤로 미룰 수 있게 해주는 제법 위험한 안주였다.
이 안주의 끝이 달콤하지 않을 것이라는 간지러움에 트레바리에 돈을 붓기 시작했다.
제일 쉽게 기대할 수 있었던 것은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게 될 거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가입 이후 적잖은 책을 읽으며 매우 만족하고 있는 요새,
강한 족적을 뇌리에 남기고 있는 것은 오히려 독서보다 쓰기에 관한 것이다.
바로 이 쓰기라는 것이 저자의 이야기를 막연한 단상이 아닌 정리된 나의 목소리로 뇌리에 남겨주는 것이었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트레바리를 겪는 멤버들이라면 어렴풋이라도 공통으로 수렴하는 공감대이지 않을까 싶다.
이러할진대 쓰기에 더 집중해 볼 수 있는 클럽인 "씀"과 "씀씀이" 가 트레바리에 생기게 된 것은
어쩌면 단지 시기의 문제였지 않았을까.
그래서 독후감 400자를 쓰지 않으면 올 수 없는 다른 트레바리 클럽들과 달리,
모임에 오기 위해 독후감을 1000자 이상 쓰고,
모임 당일에 북토크 뿐만 아니라 서로의 글을 피드백해주는 씀토크까지 함께 하고,
모임 이후 퇴고된 글까지 남기게 되는 "씀" 과 "씀씀이" 클럽이 생겼다. 그리고 이 클럽들의 글들을 앞으로 브런치에 매거진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부디 이 매거진이 "씀"과 "씀씀이"로 함께 하는 멤버들, 파트너 그리고 트레바리에게
의미 있는 시간의 기록들로써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
2017. 0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