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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 Feb 08. 2016

뮤지컬 : 레베카

모두의 허상 레베카

레베카를 보면서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할아버지에게 삶의 실체인듯 실체아닌 유교적 관념은 당신의 삶을 지탱하는 실체임과 동시에 스스로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멍에였다.


맨덜리의 오래전 숨을거둔 안주인 레베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이며

나무랄 데 없는 레이디의 표상은 실체가 없다


극중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레베카의 실체는 모두 제각각이다. 스토리가 심화될 수록 베일에 쌓여있는 레베카의 정체에 가까워 지는듯 하지만, 결국 드러나는 레베카의 정체는 하나의 진실이라기 보다는 각 인물들의 레베카에 대한 병적인 집착이다.


버스 부인에게 레베카는 잃어버린 자신을 대신한 정체성이고

잭 파벨에게 레베카는 인생역전의 그릇된 종착역이며

막심에게 레베카는 멍에로운 명예의 다른 이름이다.


모든 심리적 결핍은 일종의 중독이라 했던가!

레베카가 수많은 남성들을 유혹해 거느리는

꼬리 아홉개 같은 존재인 것은,

우리가 '의식속 레베카의 구속'이 '삶에 주는 달콤한 안정감'에 쉽게 중독 되기 때문이다.

지금 당신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스스로의 행복을 가로막는 무의식이 아닐까!


"레베카는 어떤 실체라기 보다는 각 개인이 쌓아올린 허상임과 동시에 그들을 구속하는 실상이다"


결국 멘덜리가 불타 없어졌을때

막심이 행복을 찾는 것 처럼

지금 손에 쥐고 놓치 못하는 것들을 놓아주고

자신을 더 과감히 마주해보자 :) 

여기까지 생각해 보면 막심에게서

레베카를 지우는 새 아내가

극중이름 없이 나(I)로 칭해지는 것이 가볍지 않다.


뮤지컬 레베카가 스릴러다운 서스펜스가 다소 모자른 느낌이 있음에도 사랑받는 것은, 평소 신경쓰지 못했던 나를 마주하게 하는 감동을 전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2016.02.07 레베카 : 류정한, 신영숙, 송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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