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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하 Feb 22. 2022

책을 읽는다고 글이 써지진 않는다


글쓰기의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일까.



나의 장벽은 여러 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곳간이 바짝 말라 있다는 점일 것이다. 쓸만한 거리의 밑천이 없다고 생각하니 당췌 써야할 거리가 . 그나마 나올 만한 언덕이라면  리뷰였다. 책과 감상을 적당히 버무려 독서 감상문을 작성하며  하나   개를 써올렸다. 책을 읽으면 쓸거리가 생긴다기 보다는  변두리에서의  마디를 보탤  있을 정도의 리뷰를 작성하곤 했던  같다. 결국 책이 주인공이고 나와 나의 생각은 조연 중에서도 주연의 건너건너 아는 사이 정도의 배역이랄까.



여러 권의 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읽고, 한 권을 다 읽으면 다시 또 다른 책으로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런 과정이 지적 욕구의 충족은 되겠으나, 개성 있는 나다운 생각을 만들 여유는 주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마치 꿩 대신 닭으로 만족하려는, 뭐라도 하고 있다는 자기만족 정도였달까. 결코 많은 책을 읽었다고 글쓰기가 느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 퍽 깊어지거나 개성이 뚜렷하지는 건 아니다. 책을 읽으며 ‘나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지가 중요하다.



주연으로서 활약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책이 건네주는 번쩍이는 깨달음을 내 것으로 재생산하여 펼쳐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하여 책이나 문구들이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역할이 되는 그림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읽으면서 숨을 고르고 상상하고 느끼는 여유가 필요한 법이다. 더불어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 책을 또 다른 생각을 연결시키는 능력도 발휘해야 한다. 항상 글감을 잡으려는 매의 눈도 필요하고 말이다. 언젠가 활용할 문장을 차곡차곡 확보해두는 것도 좋다.



책을 읽지 않으면 글이 빈약할 수 있지만, 책을 많이 읽는다고 글이 풍부해지는 것은 아니다. 책이 건네주는 반짝임을 놓치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기민함이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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