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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하 Dec 13. 2020

초보운전자가 초보운전자에게



안녕하세요, 저는 초보운전자입니다.


그러니까 초보운전 1개월 반 정도 된 여자 사람입니다. 브런치에는 운전 연수부터 최근 운전 연습한 것까지 차곡차곡 기록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운전이라는 게 제게는 신세계인듯 합니다. 거대한 느낌이 드는 과업이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때 그때 느낀 감정들과 일들을 기록하고 있어요.


이번 글은, 초보운전자인 제가 초보운전자인 분들에게 전하는 글이 될 것 같아요. 어쭙잖은 경험이지만,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막무가내 믿음으로 글을 써보려 합니다.



1. 초보운전자인 저의 간단한 프로필을 말씀드리죠.

- 면허도 30대에 땄고, 운전하는 지금도 30대입니다. 장롱 기간도 있었고요.
- 저희 집은 차가 없어서, 운전하는 일을 자주 본 사람이 아닙니다.
- 언니가 차를 사면서 아주 감사하게 차가 생긴, 횡재를 본 사람입니다.
- 10시간 운전연수를 받았지만, 스트레스로 입술이 터지기도 했죠.
- 앞으로도 출퇴근은 지하철로 하고, 평일에는 가끔 출장 갈 경우 운전할 예정입니다.



20대가 되자마자 '야호! 난 성인이다! 성인이라면 모름지기 면허따기가 제격이지!'와 같은 마음도 없었기에 30대에 면허를 따고 운전을 스물스물 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요지는, 겁이 많아질 나이니까 '무섭고 무섭도다'라는 마음을 먹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운전 연수도 받고 연습도 쭉 하고 있다는 이야기죠.




2. 운전연습의 스토리를 풀어보죠.

1) 언니네 집에 왕복 운전(엄마 동행)
2) 주차연습(@한산한 마트)(엄마 동행)
3) 자유로 주행 및 장거리 연습(@파주 헤이리 마을)(alone)
4) 장거리 및 초행길 주행 연습(@하남 스타필드)(alone)
5) 처음 가본 길 가기(@광명 지인 집)(alone)
6) 고속도로 타기와 스타벅스DT 이용하기(@이천에 있는 이모 집)(엄마, 아빠 동행)




저는 주차, 자유로, 국도, 고속도로, 네비 보기 등의 연습을 해왔어요. 10시간의 운전 연수를 마치고 주말마다 어디로든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고속도로도 타봤어요. 엄마와 아빠를 이모댁에 데려다 드린다고 함께 가보았는데, 아무쪼록 고단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네비가 이천을 안내하는데 고속도로가 아니라 이상한 도로로 안내해줘서 굉장히 미스테리한 노선으로 이모댁에 갔다는 거죠. 터털을 몇 개를 탔는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밀리기도 엄청 났고요. 아마 고속도로가 밀렸어도 그리로 가는 게 더 빨랐을 것 같은데, 내가 하이패스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 (나, 하이패스 있다궁!) 국도-국도-국도를 안내해준 것인가 여러 추측을 해봅니다.




3. 흠집의 역사

- 마트에 다녀오는 길에 공사하는 곳의 표식에 오른쪽을 파란색으로 쭉 그었어요.
- 스타벅스 DT 이용하던 중 쿵, 찍... (들어서는데 길쭉하게 솟아있는 구조물을 들이 받고, 커피 받으러 가는데 왼쪽 아래쪽을 찍 그은듯)



초보라면 모름지기 흠집을 내어 주어...야.. (무슨 소린지!) 하여간 이미 한 번 오른쪽을 긋고 나서, 오늘 스타벅스 DT 이용하다 쿵, 찍했습니다. '스타벅스 DT 함 가보고 싶당!' 이런 맘을 갖고 있다가 이천에서 우연히 DT를 발견하고는 부푼 마음에 입구에 들어섰는데, 뭔가 쿵하고 박아서 굉장히 소스라쳤어요. 대충 주차하고 살펴보니 큰 흠집은 나지 않아 가슴을 쓸어 내렸죠. 그리고 라인에 들어섰는데 코너에 도는데 뭔가 찍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굉장히 진한 선이 가슴 쓰리게 그어져 있더라구요. 조심성 있게 운전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탓하며 반성을 머리에 아로 새겼지요.



4. 지금 운전에 대한 소회

- 재미가 생겼습니다.
-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유로움
- 부모님 어디 가실 때 편하게(!) 모셔다 드릴 수 있다는 뿌듯함
- 이제 하나 더 했다는 성취감
- 일찍 시작할 걸 아는 아쉬움
- 제주 렌트카 여행에 대한 기대
- 어떻게 하면 좀더 운전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



거센 바람이 몰아지는 겨울이니,

나를 이곳저곳 데려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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