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자가 되다니!

밀접접촉자, 자가격리자로의 서막

by 나하


나는 모범 시민이었다



연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나는 서울 거주자며,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다. 코로나 공습에 매우 취약한 상황으로 그래서 최선을 다해 방역 지침을 지켰다. (저는 진심 모범적인 시민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식사나 음료 섭취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도 벗지 않았으며, 집순이인데다가 코로나로 외출도 자제하는 편이었다. 특별히 깔끔떠는 성향은 아니지만 원래도 누구와 음식을 섞어 먹는 것도 꺼리는 사람이었고, 코로나로 유독 조심해 왔다. 게다가 스스로 몸이 좋지 않다고 느끼면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코로나 검사를 받으며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다. 그런데... 그런데...




나는 밀접접촉자다



추석 연휴가 시작됐던 지난 주 금요일. 가족 일원이 백신을 맞고 발열, 기침, 목아픔 증상을 나타냈다. 그것이 코로나일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백신 부작용도 연일 보도되고 있는 와중에, 백신을 맞고 이상증세를 보였으니 달리 여지가 없었다. 너무나도 아파하며 목이 부어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가족에게 죽이나마 데워주며 안위를 신경쓰고 있었다. 그런데 증세가 계속 나빠졌고, 연휴였기에 응급실에 갈 수밖에. 진료를 보기 전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그날 새벽 확진 통보를 받았다. 나는 밀접접촉자가 되었다.


나역시 (새벽에 진단키트로 했을 때 음성이 나와서 조금 안심했지만) 다음날 부랴부랴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고, 다음날 음성을 받았다. 그러나 밀접접촉자는 음성이어도 양성으로 변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2주간의 자가격리가 필요했다.





추석 연휴, 확진자수 급증, 인력 부족



가족이 확진을 받고 난 후에 신속한 처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보건소에 계속 전화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고, 간신히 통화가 되는 번호로 걸면 메모 남겨놓겠다는 말만 전달될 뿐이었다. 가족은 아팠고, 나도 안전하지 않은 상황. 의료진들 너무나도 바쁜 건 잘 알지만, 그래도 그래도... 하루 반나절이 지난 다음 가족은 시설로 들어갈 수 있었다. 발을 동동 구르며 긴장도 되고 의욕도 꺼진 상태에서 시간을 보냈다.

(가족이 시설로 들어가고 이틀 뒤에 소독하러 왔고, 밀접접촉자인 나도 연락을 늦게 받아 요새는 자가격리가 자율인 걸까 생각했다. 확진자는 늘어나고 그런 만큼 처리도 늦어지니 더욱 무섭다.)





이제 어디를 나갈 수도 없으며
하루 두 번 온도를 잰다



이제 밀접접촉자로서 자가격리 생활과 재택근무가 시작되었다. 10월 초에나 바깥 땅을 밟을 수 있다는 소리다. 게다가 가족과 함께 사는 나는, 되도록 방에만 오롯이 있어야 한다.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답답함이 차오른다. 보건소로부터 온도계와 소독 스프레이, 몇 개의 마스크, 손 소독젤이 전해졌다.


나는 하루 두 번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에 온도와 상태를 기록하고, AI콜이 와서 기계음의 여성이 내 건강을 묻고 예, 아니오로 답을 한다. “인후통이 있나요?” “예.” 이런 대답을 하면 전화가 온다. 지금은 어떠신가요? 타이레놀을 먹어 봤나요? 고생하는 분들도 힘드시겠다는 생각이지만, 당장 나는 괜찮을까 두렵기도 하다. (머리가 찌릿하고 열이 나는 듯하면 덜컥 무서워 혀 아래로 온도계를 넣는다. 60초를 마음 속으로 세면 삐빅 소리가 나고, 36.9도나 37도로 표기된 숫자를 염려하며 바라본다.)



자가격리자 안전보호앱



누구도 코로나에 안심일 수가 없다는 게 밝혀진 상황. 먼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턱끝까지 차오른 코로나라니... 부디 무사히 자가격리가 완료되기를 희망해 본다. 모두들 건강 조심하세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납득하려면 직접 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