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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하 Dec 26. 2021

함께 할 줄 아는 사람

퍼즐 맞추는 즐거움


연말이 되면, 으레 그렇듯 한해를 돌아보고 내년과 다시 그 앞으로를 계획하고 다짐한다. 중간이 어찌되었건 새해와 연말을 그럴듯하게 만드는 일은, 스스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인 것만 같다. 경건하고도 진지한 이런 성찰하는 시간은 귀하고 꼭 필요하다. 그리하여 때가 되었다. 내년을 그리는 밑작업에 시동을 걸어야겠다.



연습장과 다이어리를 펴놓고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올해와 내년, 나의 모습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키워드와 문장을 적어 나간다. 자문자답으로 범위를 넓히며 탐색한다. 자, 2022을 앞둔 나에게 묻는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늘 성숙한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소망했다. 더 많이 알고, 업무나 삶에 있어서 능숙하기를 바라왔다. 그러기 위해 책도 많이 읽고 배우고 또 배우면서 스스로에게 ‘올.. 많이 컸는데?’ 이런 뿌듯한 순간을 만끽하는 걸 좋아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금 그리고 앞으로,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함께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무심결에 적었는데, 정말 나는 ‘함께’에 방점을 찍고, 그곳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에너지의 초점이 나 자신에게서 주변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삶을 깨달아가는 속도가 조금 느린 편이 아닐까 아쉬워 했던 때도 많다. 나를 생각하는 일이 풍족한 행복을 선사하는 건 아니라는 것, 인간이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 따듯해진다는 걸 서서히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누구도 혼자선 완벽할 수 없다. 인간은 사방이 뚫린 퍼즐 조각처럼 혼자서는 어쩌지 못하는 불완전한 존재다. 물론 여럿이 있다고 완벽한 것도 아닐 것이다. 공들여 맞춘 퍼즐도 와장창 다시 파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다만, 퍼즐 한 조각의 씩씩함만으론 어쩐지 공허하다. 찬바람이 숭숭 들어온다. 채워지고 맞춰짐으로 오는 행복은 분명하기 때문에, 공을 들여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지기를 기대하고 싶다.



나의 2022년은 함께, 온기, 그것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착실히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얼마나 기특한 변화이며 다짐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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